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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나이에 세계적 명성을 얻었다. 일찍이 영화에 관심을 가졌으나 부유한 부모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하다가, 퐁텐블로에 있는 예수회 신학대학과 소르본대학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1950년 고등영화연구소에 들어갔다. 연구소를 졸업한 뒤에는 영화제작자인 로베르 브레송의 조수로 일했고, 해저탐험가인 자크 이브 쿠스토와 기록영화 〈침묵의 세계 Le Monde du silence〉(1956)를 공동 감독했다.

말의 최초의 장편영화 〈사형대의 엘리베이터 Ascenseur pour l'échafaud〉(1957)는 심리학적 스릴러였다. 2번째 작품 〈연인들 Les Amants〉(1958)이 흥행에 성공함으로써 말과 주연배우 잔 모로는 영화산업에서 확고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다. 시간을 완벽하게 조절하면서 이동촬영한 이 영화는 서정적인 사랑의 장면들이 아주 뛰어나다.

1960년에 만든 재기발랄한 영화 〈지하철의 멜로디 Zazie dans le métro〉는 레이몽 크노가 쓴 원작소설의 언어적 표현을 그대로 영상화한 것이었다. 사회적 소외와 고립을 주제로 한 〈도깨비불 Le Feu follet〉(1963)은 비평가들로부터 그의 가장 원숙하고 세련된 작품이라는 찬사를 받았다. 자살을 기도하는 알코올 중독자의 마지막 날들을 우울하면서도 예리하게 관찰한 이 영화는 영화감독으로서 그의 다재다능함을 보여준다. 그뒤 장편 기록영화인 〈캘커타 Calcutta〉(1969)와, 이어 7부작 〈환상의 인도 L'Inde fantôme〉를 감독했다.

1970년대초에 만든 〈마음의 속삭임 Le Souffle au coeur〉(1971)·〈뤼시앵의 청춘 Lacombe, Lucien〉(1973)은 두 작품 모두 그 솔직함이 무척 감동적이다. 1978년 미국에서 처음 만든 작품 〈귀여운 아이 Pretty Baby〉는 뉴올리언스의 매춘굴에서 사는 12세 소녀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이다.

후기 작품으로는 좀도둑이 개심하게 된다는 감동적인 내용의 코미디 드라마로 비평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은 〈애틀랜틱 시티 Atlantic City〉(1980)가 있으며, 영화의 대부분이 식탁에서 두 사람이 나누는 흥미있는 대화로 이루어진 독특한 영화 〈앙드레와의 식사 My Dinner with André〉(1981),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점령된 프랑스에서 로마 가톨릭 소년학교에 다녔던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만든 영화 〈굿바이 칠드런 Au revoir les enfants〉(1987) 등이 있다. 그의 마지막 영화는 〈42번가의 반야 Vanya on 42nd Street〉(1994)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