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테헤란에서 남서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빈민촌 가름사르에서 대장장이의 아들로 태어났다. 어린 시절 가족과 함께 테헤란으로 이주해 테헤란 과학산업대학교를 졸업했고, 1987년 같은 대학교에서 도시공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대학에 재학 중이던 1979년 2월 이슬람 급진학생 운동단체의 간부로 이슬람혁명에 참여한 혁명세대이기도 하다.

혁명 직후 알리레자 하기기가 주도하는 테헤란 미국대사관 점거에 반대해 당시 좌파 내에서 퇴출됐다. 이듬해 9월 이란-이라크 전쟁이 일어나자 군복무를 자원해 이슬람혁명수비대(IRGC) 간부로 이라크 침투작전에 참가했으며, 이후 이슬람 바시지 민병대에서 활동하였다. 1980년대 말 잠시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쳤으나, 1990년대 초 쿠르디스탄 자치주의 주지사 자문역으로 정계에 발을 들여놓은 뒤 1993년 이란 북서부의 보수적 경향이 짙은 아르데빌 시장으로 당선되었다. 이때부터 최고 종교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에게 인정받아 정치적으로 주목 받기 시작했다.

2003년 4월 테헤란 시장에 당선된 후 혼잡하던 교통문제를 해결하고 개혁파가 세운 문화센터를 이슬람 종교 시설로 바꾸고 서구식 광고와 패스트푸드점 등을 없애면서 유력한 강경보수파 정치인으로 부각되었다. 2005년 8월 3일 제6대 대통령선거에서 그는 정통 이슬람 수호와 '반미'를 외치며 '이란의 여우'로 불리던 라프산자니 전 대통령을 압도적인 표차로 누르고 당선되었다. 대통령에 당선된 뒤 공개한 재산목록에는 테헤란 동부 중하위층 단지에 있는 175㎡짜리 주택 한 채와 출고된 지 30년 된 푸조 승용차 1대, 잔금이 거의 없는 통장 2개 정도밖에 없을 정도로 청렴한 이미지로 국민의 신임을 받았다.

그는 1979년 이란혁명 성공 이후 최초의 비성직자 출신 대통령으로, 이슬람원리주의에 입각한 전통 가치를 신봉하는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 때문에 대내적으로는 이란을 탈레반 정권 시절의 아프가니스탄처럼 만들지도 모른다는 개혁파의 비판에 직면했다. 대통령에 당선된 직후인 그 해 10월 "이스라엘은 지도상에서 없어져야 한다."고 공공연하게 반 이스라엘 발언을 하여 국가 지도자로서 부적합한 발언이라는 국제적인 비난을 받았으며, 홀로코스트를 거짓된 신화라고 여러 차례 주장하기도 했다. 한편 2006년 12월에는 각국의 홀로코스트 부정론자들을 이란으로 초청해 반유대주의적 회의인 이란 홀로코스트 국제회의를 주최하여 서방세계의 비난을 받았다.

2009년 6월 12일 제7대 대통령선거에서 전 총리였던 미르 호세인 무사비 후보를 누르고 당선되어 재선에 성공했다. 그가 국내 개혁파의 선봉으로 나선 무사비 후보를 누를 수 있었던 것은, 서민층과 저소득층의 보조금 정책 등 서민 위주의 경제정책과 핵개발 등 강경 대외 노선을 지지하는 보수표가 결집되고, 최고 종교지도자 하메네이의 지지를 얻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2010년 9월 23일의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9·11 테러 공격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음모론을 제기해 국제적인 주목과 파장을 낳았다.

'이란의 로빈후드'로도 불리는 그는 대통령에 당선된 이후 대외적으로는 '평화적 핵 기술 이용 권리'를 강조하며 미국과 긴장 관계에 놓여 있는 반면에, 석유를 발판으로 러시아·중국·시리아 등과의 외교관계를 강화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