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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초기 역사를 다룬 〈스페인 역사 Historiae de rebus Hispaniae〉(1592)의 저자이다. 알칼라에서 학업을 마친 뒤 예수회 수도회에 들어가 1561년 사제가 되었다. 그뒤 14년 동안 로마·시칠리아·파리 등지에서 신학 강의를 했으며 그중 토마스 아퀴나스의 작품에 대한 강의는 많은 학생들을 사로잡았다. 1574년 스페인으로 돌아와 톨레도에서 연구와 저술 활동으로 여생을 보냈다.

자유주의자였던 그는 이교도인 아리오소 몬타노를 변호하고 정부에 관한 논문인 〈왕과 왕의 교육 De rege et regis institutione〉(1598)에서 독재자를 전복시키는 것이 어떤 특정 상황에서는 정당하다고 주장함으로써 학계 선배들을 당혹스럽게 했다. 정치적·도덕적인 주제를 다룬 7편의 논문을 실은 〈트락타투스 7세 Tractatus Ⅶ〉(1609)를 펴냈을 때 종교재판소는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다. 이 일로 그는 1년 동안 감옥살이를 하며 속죄해야 했다.

그는 평생 예수회 수사였으나 수도회를 비판한 〈예수회 지도체제에 나타난 중대 과오에 관한 논문 Discurso de los grandes defectos que hayen la forma del Govierno de lo Jesuitas〉(1625)에서는 예수회의 많은 부정과 불공평을 날카롭게 공격했다.

라틴어로 쓴 〈스페인 역사〉는 초판이 1592년에 나왔다. 평생에 걸쳐 여러 권의 증보판을 추가해 이 책을 스페인어로 옮겼는데, 이 초판은 1601년에 출간되었다. 1841년까지 계속해서 증보판이 나왔으며 영어로도 번역되었다(1699). 이 책은 방대한 역사책이라기보다는 역사·일화·전설 등을 종합해놓은 하나의 예술작품이라고 할 수 있으며 유창하고 읽기 쉬운 산문으로 되어 있어 꾸준한 흥미를 유발하는 책으로 손꼽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