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프랑스 혁명 때 남편의 정치 활동을 배후에서 조종하여 부르주아 혁명 분파인 온건 지롱드당의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다.

잔 마리 플리퐁은 파리에서 제판공의 딸로 태어났다. 영리하고 교양있는 그녀는 장 자크 루소를 비롯한 18세기 프랑스 철학자들의 민주주의 사상의 영향을 받았고 1780년에 롤랑과 결혼했다. 롤랑 부부는 1791년에 파리에 자리잡았으며, 롤랑 부인의 살롱은 곧 자크 브리소가 이끄는 부르주아 민주주의자들(나중에는 지롱드당이라 불렸음)이 모이는 장소가 되었다. 롤랑 부인은 처음에는 급진 민주주의자이며 자코뱅 클럽의 지도자인 로베스피에르와 친하게 지냈으나 1791년 말에 그와 멀어졌다.

롤랑 부인은 남편이 1792년 3월 루이 16세의 내무장관이 된 후로 남편의 활동을 조종했으며, 롤랑이 국왕에게 보낸 항의문 초안을 썼다. 이 문서 때문에 롤랑은 결국 6월 13일에 내무장관직에서 해임되었다. 그러나 롤랑 부인이 유난히 미워한 사람은 온건 민주주의자 조르주 당통이었다. 1792년 8월 10일에 군주제도가 무너진 뒤 구성된 임시집행위원회에서 남편이 당통의 그림자에 가려 빛을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는 남편을 부추겨 국민공회(1792년 9월에 소집된 혁명 입법기구)에서 로베스피에르와 당통을 공격하도록 함으로써, 이들을 지롱드당에서 소외시키고 자코뱅당과 지롱드당 사이의 틈을 더욱 벌려 놓았다. 그러나 롤랑 부인은 1793년 5월 31일 폭동을 일으킨 자코뱅 당원들에게 체포되었으며, 결국 지롱드당 지도자들도 국민공회에서 쫓겨났다(1793. 6. 2).

그녀는 감옥에 갇혀 있던 5개월 동안 〈공정한 후세대에게 보내는 호소 Appel à l'impartiale postérité〉라는 회고록을 썼다. 또한 단두대로 올라가기 직전 "오, 자유여. 그대의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죄악이 저질러지고 있는가!"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클레망소 자크메르가 쓴 롤랑 부인의 전기가 있으며, 이 책의 영역판인 〈롤랑 부인의 생애 Life of Madame Roland〉가 1930년 출판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