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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의 멘 지방에 자리잡은 이 도시는 샤르트르 남서쪽으로 샤르트 강과 윈 강이 합류하는 곳에 위치한다. 르망이라는 이름은 고대 갈리아 부족인 케노마니족에서 따온 것으로, 당시에 이들 부족의 중심지였다.

AD 3세기 후반에 로마 지배하의 갈리아족이 도시 둘레에 성벽을 쌓았는데, 그 일부가 아직도 남아 있다. 역시 3세기에 복음을 전파한 성 율리아누스(쥘리앵)는 여기에 주교관구를 설치했다. 6세기 이후로 멘 백작가의 영지가 되었다가 12세기초에 앙주 백작위를 가진 플랜태저넷가에게 넘어갔다. 플랜태저넷가에서 최초의 잉글랜드 왕이 된 헨리 2세는 1133년 르망에서 태어났다.

13세기에 프랑스 왕가로 복귀된 르망은 잉글랜드와 프랑스 사이에 있었던 백년전쟁(1337~1453) 동안 잉글랜드의 침략을 받았다. 프랑스 혁명중에는 왕당파와 공화파가 도시를 번갈아 차지했다. 1871년에는 독일이 점령했다.

주로 사르트 강의 좌안으로, 로마 지배하의 갈리아족이 세운 낡은 성벽 안에 있는 구도시는 이를 둘러싸고 있는 신도시와 뚜렷한 대조를 보이고 있다. 구도시에 우뚝 솟아 있는 생쥘리앵 대성당(11~15세기)은 로마네스크 양식과 고딕 양식을 겸비하고 있다. 오른편으로는 아름다운 조각을 새긴 12세기의 정문이 있으며, 그 수랑의 끝에는 높이가 64m에 이르는 12~15세기의 탑이 있다. 프랑스에서 가장 높고 멋진 것으로 손꼽히는 대성당의 성단(13세기)은 바깥쪽으로 매우 밝고 우아한 양식의 부벽이 받치고 있다. 그밖에도 13세기의 웅장한 스테인드글라스 창들과 르네상스 시대의 멋진 두 무덤이 볼 만하다.

노트르담드라쿠튀르 교회(10~13세기)는 진기한 조각(13세기)들이 새겨진 고딕 양식이며, 잉글랜드의 헨리 2세(1154~89 재위)가 세운 생트잔다르크 교회도 명소에 속한다. 아름다운 구도시에는 르네상스 시대와 17세기에 세운 집들이 많다.

르망은 19세기 중엽까지 주로 그 부근 지역에서 나는 농산물을 교역하던 상업도시였으며, 19세기 중엽 이후로 새로운 산업들이 발전하고 팽창하면서 철도·자동차·농기계·직물·담배 등을 생산하게 되었다. 좀더 최근에는 보험업 같은 서비스 분야의 발전과 더불어 플라스틱 제품과 전기기계 산업도 발전했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자동차 경주대회로 알려진 '르망 24시간 그랑프리 대회'가 도시 외곽의 사르트 로드레이스 경주장에서 해마다 열린다. 그 근처에는 초기 자동차들을 전시한 박물관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