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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사건으로 영국은 프랑스·러시아와 적대하게 되었고 영국 내에서도 논란이 일어났다.

데이비드 파시피코(돈 파시피코로 알려져 있음)는 1784년 지브롤터에서 태어난 포르투갈계 유대인으로 영국 국적을 가지고 있었다. 그는 모로코 주재 포르투갈 영사(1835~37)와 그리스 주재 총영사를 지낸 뒤 무역업을 할 목적으로 아테네에 정착했다. 1847년 반유대인 폭동이 일어나 경찰이 옆에서 방관하는 가운데 그의 집이 불타버린 사건이 일어났다.

파시피코는 그리스 정부에 보상을 요구했고 영국 외무장관 파머스턴 경(卿)이 이를 밀어주었다. 파머스턴 경은 해군함대를 파견, 그리스 해안을 봉쇄하고(1850.1) 파시피코의 요구를 들어주도록 압력을 넣었다. 이렇게 되자 영국과 함께 그리스를 공동으로 보호하고 있던 프랑스와 러시아가 영국에 항의를 했다. 그리스는 요구대로 4,000파운드를 지불했으나, 그중 일부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실제로 파시피코에게 돌아간 액수는 150파운드뿐이었다. 그후 파시피코는 런던으로 이주했고 1854년 4월 12일 죽었다.

이 사건은 영국의 국내 정책에 큰 영향을 미쳤는데, 이에 대한 파머스턴의 정책은 상원에서는 맹렬한 비난을 받았으나(1850. 6. 18), 6월 29일 하원에서는 지지를 얻었다. 그는 자신의 정책을 표결에 부치기 전에 영국과 로마 제국을 비교해, "로마인들이 '나는 로마 시민이다'(Civis Romanus sum)라는 한마디로 세계 어디서나 자기 권리를 주장할 수 있었듯이 영국 시민 역시 어느 나라에 있든지 영국이 주의깊은 눈과 강한 팔로 불법과 부정으로부터 자신을 보호해줄 것이라는 확신을 가질 수 있어야 한다" 라는 유명한 연설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