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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의 논리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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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가 시작된 뒤로도 한동안 논리학 분야에서는 이렇다 할 진전이 없었고 다만 법률과 신학을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유용한 훈련을 시키는 부수적인 과목으로 취급되고 있었다.

이러한 공백은 캔터베리의 성(聖) 안셀무스와 피에르 아벨라르 등에 의해 점차 메워지기 시작했다. 아랍에서도 논리학 연구가 상당수준 이루어졌다. 특히 서양에서 아리스토텔레스의 〈오르가논〉이 일부만 철학자들에게 알려져 있었던 시기에도 아랍의 논리학자들이 아리스토텔레스의 논리학에 계속 관심을 가졌다는 점은 특기할 만하다. 서양에서는 12세기에 이르러서야 〈오르가논〉의 모든 부분이 라틴어로 번역된 반면 아랍에서는 9세기에 이미 대부분 번역되었다. 중세 논리학의 큰 세 줄기는 비잔틴·아랍·스콜라 철학에서 비롯했다고 볼 수 있는데, 그중 가장 알찬 성과를 거두었다고 보이는 것은 스콜라 논리학이다.

스콜라 논리학자들은 언어이론 분야에서 명제의 주어와 술어를 구별하고, 나아가 주어나 술어로 사용되는 표현을 범주적인 것(categoremata)이라 하여 '모든', '어떤', '각각' 따위의 공범주(共範疇 syncategoremata)적 표현과 구별했다. 스콜라 논리학자들은 공범주적 표현의 기능이 한 명제에서 범주적 표현의 지시를 바꾸거나 수정하는 것이라 보고, 이를 통해 범주적 표현의 모호성을 해결하려 했다. 이 문제를 해결하는 데 중요한 보조 역할을 한 것은 중세 논리학이 이룩한 독창적 업적 가운데 하나라고 할 수 있는 대표이론이다.

이 대표이론은 전통적인 삼단논법론 속에 주연이론(周延理論)으로 아직도 남아 있다.

중세 논리학자들은 변항을 사용하지 않았으며, 따라서 논리학적 원리를 표준 예문을 통해 제시하거나 메타 논리 용어로 기술할 수밖에 없었다. 한편 테오프라스토스와 스토아 학파가 발전시킨 명제논리가 보이티우스를 통해 스콜라 학자들에게 전해졌으나 중세 초기 논리학 개론서에서는 거의 유명무실했으며 13세기에 이르러 '귀결'(consequences) 이론이라는 형태로 재등장했다. 스콜라 학자들은 이 이론을 통해 연언·선언·함언 등을 진리함수적으로 해석했다.

양상논리 분야에서는 참·거짓·지식·억견(臆見)·의심·현상·의지·선호 등이 전통적인 양상개념의 목록에 덧붙여졌으며, 오류와 역설에 관한 연구도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해결불능명제'(insolubilia)라고 이름 붙은 '나는 지금 거짓 맹세를 하고 있다'와 같은 거짓말쟁이의 역설의 변형태를 둘러싸고 14~15세기 그 해결책에 관한 논란이 활발했다. 오늘날에도 그당시의 해결책 가운데 어떤 명제는 사실 아무 것도 말해주지 않는 무의미한 언표라는 주장과, 그 명제 속에 나오는 '거짓'이라는 단어가 그 명제 자체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주장을 옹호하는 논리학자와 철학자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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