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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조선 후기의 학자 기정진(奇正鎭:1798~1879)의 시문집.
문집 28권, 답문유편 15권, 부록 2권으로 되어 있다. 목판본. 1882년(고종 19) 제자들이 문집 22권을 편집하고, 1890년에 〈답문유편 答問類編〉 15권을 완성하여 활자본으로 간행했다. 1902년에 중간되었다.
노사집은 대개의 문집류와 달리 경학 내지 성명·이기에 관한 주자학적 철학사상으로 채워져 있는 것이 특징인데, 여기에는 그가 구축한 독보적인 학문세계가 잘 드러나 있다. 그의 학문은 주자학에 대한 독자적인 궁리와 사색에 의하여 이황(李滉)·이이(李珥) 이후 근 300년간 계속된 주리·주기의 논쟁을 극복하고 유리론적인 이일분수의 논리체계를 정립하여 독창적인 이(理)의 철학체계를 수립했다.
〈병인소 丙寅疏〉는 1866년 프랑스 함대가 쳐들어온 병인양요가 있은 후에 시정의 폐해를 혁신하여 외적에 대비할 것을 주장하는 6개 조항의 상소문이다. 〈임술의책 壬戌擬策〉은 1862년 '임술농민항쟁'의 원인을 삼정문제로 보고 그 폐해를 바로잡을 것을 역설한 글이다.
잡저 중의 〈납량사의 納凉私議〉와 〈외필 猥筆〉은 그의 이(理)에 대한 철학사상의 핵심적인 부분으로, 이는 인간을 포함한 우주만물을 생성·변화하게 하는 근원적 실재로서 기의 발동과 운행은 오직 이의 명령에 의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즉 이일과 이분은 서로 완전히 용납되는 관계이므로 이와 분은 대치하여 서로 막히는 것이 아니지만, 이의 존은 무대하기 때문에 기와 짝할 수 없고 기는 이에 순종하여 발동하는 것이니 기의 실행은 곧 이의 실행이라고 주장했다.
호락논쟁의 중심주제인 인물성동이론과 심체선악의 문제에 대해서도 이일분수의 논리에 의하여 만물은 그 근원을 같이하므로 인성과 물성의 차이가 없지만, 각 개체에 주어진 분수의 이에는 편차가 없을 수 없다고 해 그 논쟁을 매듭지었다. 〈정자설 定字說〉은 〈태극도설 太極圖說〉 중의 '정'자에 대한 해설이며, 〈우기 偶記〉는 사단칠정을 논한 것이고, 〈이통설 理通說〉은 이기 및 이이(李珥)의 이통기국에 관해 논의한 것이다.
제자들과의 문답을 기록한 〈답문유편〉 역시 그의 사상을 잘 드러내주고 있는데 우주의 구성으로부터 인간본질의 해명, 사단칠정과 인심도심 등의 심성 문제에 이르기까지 이일분수라는 이체이용의 논리로 일관했다. 이기이원관이 극복되는 독창적인 이(理)의 사상이 집약된 책으로서 조선 후기 주자학을 이해하는 데 중요할 뿐 아니라 조선조 말기의 인물·시정을 살펴보는 데도 도움이 된다. 규장각에 소장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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