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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르는 일찍부터 무대를 동경했다. 1975년 델리대학교에 입학하기 전에도 여러 차례 교내 연극을 공연한 적이 있는 그녀는 대학 입학 이듬해 미국 하버드대학교로 유학을 떠났다. 그곳에서 그녀는 기록영화 제작 강의를 듣고 나서 감독에 뜻을 두게 되었다. 그녀는 자신의 사회학 논문을 쓰기 위해 처음으로 〈자마 마스지드 거리의 일지 Jama Masjid Street Journal〉(1979)라는 기록영화를 제작했는데, 이것은 전통 이슬람교 사회를 베일을 통해서가 아니라 카메라 렌즈를 통해서 본 기록영화였다.

그 뒤로 나이르는 인도의 전통과 문화를 탐색하는 대담하고 사실적인 기록영화들을 제작했으며, 그중에는 시골의 가부장사회와 그것이 임산부와 태아에게 미치는 악영향을 고발하는 〈바람직한 성별의 아이들 Children of a Desired Sex〉(1987) 같은 작품도 있었다. 나이 든 스트립쇼 무용수 2명의 삶을 그린 텔레비전 기록영화 〈인도의 카바레 India Cabaret〉(1985)로 나이르는 국제상을 받았다.

1980년대 후반이 되면서 나이르는 장편영화로 관심을 돌렸다. 그녀는 부모에게서 버림받고 거리에서 살아갈 수밖에 없는 11세 소년의 이야기를 담은 〈살람 봄베이! Salaam Bombay!〉(1988)를 제작·감독하고 공동으로 대본도 썼다. 기록영화 기법을 사용하고 직업배우 대신 거리 사람들을 동원해 관객에게 신선한 재미를 안겨준 이 참신한 영화는 칸국제영화제에서 황금카메라상과 관객상을 받았다.

나이르의 다음 작품 〈미시시피 마살라 Mississippi Massala〉(1991)도 갈채를 받았는데, 이것은 미국 남부의 조그만 마을을 무대로 삼아 우간다에서 자란 인도 여자와 미국 흑인 남자의 사랑을 담은 영화였다. 공동제작자 겸 감독이었던 나이르는 이 영화에서 인종적 편견을 다루면서도 틀에 박힌 방식에서 탈피했다. 계속해서 그녀는 〈페레스 집안 The Perez Family〉(1995)에서도 서로 다른 문화의 충돌을 탐색했는데, 이 영화에서 그녀는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 사는 쿠바 이주민들에 초점을 맞추었다. 나이르로서는 최초로 대규모 예산을 들여 제작한 영화였다.

1996년에는 나이르의 영화 〈카마 수트라 : 사랑 이야기 Kama Sutra : A Tale of Love〉(1996)가 인도에서 포르노 영화로 간주되어 커다란 논란을 일으키기도 했다. 2001년 나이르는 〈몬순 웨딩 Monsoon Wedding〉으로 베니스영화제에서 황금사자상을 수상했다. 그밖의 작품으로는 〈히스테리컬 블라인드니스 Hysterical Blindness〉(2002), 〈베니티 페어 Vanity Fair〉(2004), 〈네임세이크 The Namesake〉(2006)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