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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은 나가이 소키치[永井壯吉]. 도쿄의 근대사를 떠올리게 하는 인물. 도쿄의 사라져가는 옛 풍정에 대한 깊은 애착이 그의 작품 전반에 깔려 있다.

반항적인 청년시절을 보낸 그는 대학을 중퇴하고 미국(1903~07)과 프랑스(1907~08)로 유학을 갔다. 유학 전의 소설들은 프랑스의 자연주의 소설가 에밀 졸라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귀국한 뒤에는 낭만주의와 상징주의 시인을 계속 연구하는 한편 이들 작품을 번역해내기도 했다.

이즈음 대표작을 몇 편 썼는데 이 작품들은 서정주의나 섬세한 에로티시즘으로 볼 때 프랑스 문학보다 19세기 일본문학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 〈스미다 강 隅田川〉(1909)은 지난날의 기품있는 자취가 사라져가는 도쿄를 그린 중편소설로 매우 서정적인 작품이다. 한편 귀국 후 몇 년 동안은 문단의 지도적 위치에 있으면서 도쿄의 게이오대학[慶應大學]에서 교수를 역임했다. 1916년에 퇴임한 뒤로 그의 작품에는 근대문명으로 말미암아 옛 도시가 겪은 변화에 대한 비판이 더욱 강하게 나타났다.

게이샤의 세계를 신랄하게 파헤친 〈솜씨겨루기 腕比べ〉(1917)를 발표한 뒤 20년간 거의 작품 활동을 하지 않았고 간간이 고전적인 게이샤를 뒤이은 기품없는 현대의 게이샤들을 건조한 필치로 그린 단편들을 발표했다. 다만 1937년에 쓴 〈보쿠토키단 濹東奇談〉은 그가 프랑스 문학의 영향을 받던 초기의 서정적이고 향수어린 작품 성향을 강하게 보이고 있다. 에드워드 G. 사이든스티커의 〈Kafu the Scribbler〉(1965)를 통해 그의 작품들이 서양에도 많이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