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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곡가. 1913년 3월 평안남도 안주에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어려서부터 교회에서 찬송가 등으로 서양음악을 접하며 자랐다. 평양 숭실중학교를 다니면서 D. R. 말스베리에게 바이올린을 배우고, 5학년 때 <봄이 오면>(김동환 작시)을 작곡했다. 숭실전문학교 문과에 다닐 때 양주동에게 배운 이은상의 시(詩) 〈가고파〉를 비롯해서 <발자욱>·<뱃노래> 등을 작곡해 재능을 인정받았다.

1936년 숭실전문학교 졸업 후 일본 니혼고등음악학교에서 바이올린을 전공했다. 1938년 일제가 만주 지역에 세운 괴뢰국인 만주국 수도 신경으로 건너가 만주 신경교향악단의 바이올린 주자로 입단(입단할 때에는 신경음악협회 관현악부), 1945년 해방될 때까지 바이올린 주자와 작곡가, 지휘자로 활동했다.

이 기간 동안 그는 일제에 의해 주도되었던 북동아시아 식민정책과 대동아전쟁을 홍보하기 위해 조직된 만주악단협회, 신경음악단, 만주작곡연구회, 전만합동교향악단 등에 회원과 단원으로 참가했고, 이를 홍보하기 위한 신경음악단 정기 연주회 등 많은 연주회에서 연주활동을 벌였으며, 만주국 건국 10주년 경축곡을 작곡, 연주하는 등 친일 활동을 펼쳐, <친일인명사전>(2009)에 수록되었다.

그는 1945년 만주에 소련군이 진주하자 평양으로 돌아와 해방을 맞았으며, 평양에서 평양교향악단과 중앙합창단을 조직하여 활동했다. 평양예술문화협회에서도 주도적으로 활동했으며 평양음악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6·25전쟁 발발 후 월남했다. 월남 후에는 육군 종군작가 단원으로 활동하면서 수십 곡의 군가를 작곡했다.

휴전 후 서라벌예술대학에 있으면서 국방부 정훈국 주최의 연주회에서 <조국찬가>를, 정부수립경축음악회에서는 <승리의 길>을 작곡·지휘했다. 1963년부터 경희대학교 음악대학 교수를 지냈고, 1967년 음악대학장을 지냈으며 1978년 정년퇴임, 그후 명예교수가 되었다. 경희대 재직시 개교 25주년 기념 칸타타로 <목련화>를 발표했다.

1979년부터 신창악연구회를 조직하여 활동했다. 그가 창안한 신창악은 한국 가곡이 갖고 있는 형식의 단순성, 감상성과 선율과 가사의 언어적 결합의 미비점을 극복하면서 판소리 창법을 서양음악 기법과 발성으로 노래할 수 있게 한 성악음악이다. 신창악으로 <심청전>·<춘향전>의 아리아를 작곡했다. 예술원 회원으로 활동했으며, 서울시 문화상(1967), 국민훈장 모란장(1973), 3·1문화상(1974), 예술원상(1970) 등을 받았다.

주요 작품을 살펴보면 가곡으로 <봄이 오면>(1931)·<가고파>(1933)·<내 마음>(1940)·<수선화>(1941)·<목련화>(1974) 등이 있고, 기악곡으로 <양산도를 주제로 한 바이올린 협주곡>(1938)·<가야금협주곡>(1959), 교성곡으로 <조국찬가>(1955)·<승리의 길>(1958), 오페라로 <심청전>(1977)·<춘향전>(1997)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