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코먼 로에 관한 최초의 권위있는 책인 〈영국의 법률과 관습에 관한 논고 Tractatus de Legibus et consuetudinibus regni Angliae〉(1188경)를 써서 이름을 떨쳤다. 이 저작으로 교회법과 지역법이 없어지는 대신 코먼 로의 적용범위가 크게 확대되었으며, 이 시기를 영국 법률사에서는 글랜빌의 시대라고 한다. 그러나 이 책은 실제로는 그뒤 두 사람의 대판관 하버트 월터(캔터베리의 대주교이며 글랜빌의 조카이기도 함)나 제프리 피츠피터 가운데 한 사람이 썼을 것이다.

대판관으로서 글랜빌은 헨리 2세가 프랑스에서 전쟁을 치르는 동안 사실상 영국의 부왕 노릇을 했다. 재임기에 상설왕회(Curia Regis)가 웨스트민스터에 자리잡기 시작했고, 사실심문(事實審問：배심재판의 선구적 제도)이 토지를 둘러싼 소송에 널리 사용되었다. 헨리 2세의 아들이자 후계자인 리처드 1세에 의하여 직위에서 물러난 뒤, 제3차 십자군전쟁 때에 리처드 왕을 보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