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삼림이 1/5을 차지하는 전체면적 중에 2/3가 생산력이 있는 땅으로 분류된다. 주 전체가 산지로 중앙 알프스 산맥의 퇴의(3,614m)·베르니나(4,049m)·아둘라·알불라·실브레타 등의 고봉과 그 빙하, 그리고 레티콘 연봉을 포함한다.

레티콘 연봉들의 사이사이로 평탄한 골짜기들이 발달해 있는데, 그중 내륙 쪽의 것들은 중부유럽에서 가장 지대가 높은 골짜기들이다. 남서쪽에서 북동쪽으로 달리는 주요 골짜기들은 라인 강 상류의 골짜기들이다. 이 골짜기에는 켈트족의 일파로 추정되는 라에티족이 처음 정착했다. 현재의 그라우뷘덴 주의 태반은 BC 15년에 로마인들이 창설한 속주의 하나인 라에티아 남부에 속했다. 806년경 사를마뉴 대제에 의해 하나의 행정구로 지정된 이 지역은 주교좌가 있는 쿠어에서 주로 통치했는데, 쿠어 주교는 1170년에 신성 로마 제국의 제후가 되었다.

이 주교의 세력확대를 저지하기 위해 1367년에 고테스하우스분트(신전동맹)가 창설되었고, 이어서 1395년에는 라인 강 상류 계곡에서 오버분트가 결성되었다. 오버분트는 '회색동맹'이라는 뜻의 그라우어분트로도 불렸는데, 여기서 회색(독일어로는 grau, 프랑스어로 gris, 로망슈어로는 grisch)이라는 단어의 사용은 손으로 짠 천으로 해 입는 남자들의 옷색깔에서 유래한 것으로, 그리종(Grisons) 또는 그라우뷘덴(회색동맹들)이라는 주명의 어원이 되었다. 젠게리히텐분트('10대 법역동맹' 또는 '10대 재판소동맹')로 불린 제3차 라에티아 동맹이 이미 대가 끊긴 전 토겐부르크 백작령의 10개 행정구 주민들에 의해 1436년 결성되었다. 1450년 젠게리히텐분트는 고테스하우스분트와 동맹을 맺었고, 1471년에는 오버분트와 제휴했다.

토겐부르크의 영지가 1496년 합스부르크가(家)로 넘어가자 오버분트와 고테스하우스분트는 스위스 연방과 동맹을 맺었다. 이어서 벌어진 전쟁에서 스위스군이 칼벤 협곡과 도르나하에서 승리하자 합스부르크가는 스위스와 그 맹방들의 실제적 독립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1526년 쿠어 주교들이 갖던 세속관할권의 마지막 잔재가 일소되었다. 헬베티아 공화국에 잠시 편입된 후 그라우뷘덴, 즉 그리종은 1803년 스위스 연방에 가입하였다. 주 헌법은 1892년에 제정되었다.

삼림과 여름철 산지에서의 목축(특히 양과 염소 기르기)이 주민의 주된 생업이다. 주도인쿠어이남에서는 포도주가 생산되고, 메졸치나·포샤보 계곡에서는 옥수수와 밤이 재배된다. 여러 골짜기, 광천, 휴양지에서는 관광업이 큰 비중을 차지하는데, 특히 다보스·장크트모리츠·폰트레지나·아로자 등이 관광지로 유명하다.

쿠어 일대에서는 경공업도 약간 발달해 있다. 주민의 절반 가량은 쿠어 일대에서 살며 독일어를 사용한다. 또한 주민의 약 1/6은 남부 골짜기들에서 살며 이탈리아어를 사용한다. 그리고 주민의 약 1/3은 뷘트너오버란트와 포르더라인·엔가딘 계곡에 거주하며, 고대 로망스어의 잔존어인 로망슈어와 라틴어를 사용한다. 종교적으로는 신교도와 구교도의 숫자가 거의 비슷하다. 면적 7,106㎢, 인구 186,105 (2003 추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