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격식을 차리지 않는 솔직함, 너그러움, 변하지 않는 좋은 성격, 뛰어난 재치, 주변 사람까지 즐겁게 만드는 쾌활함, 놀라울 만큼 거침없는 태도 등이 당시 청교도주의와 생생한 대조를 이루어 사람들로부터 대단한 인기를 누렸다.

그녀가 젖먹이였을 때 아버지는 빚을 갚지 못해 옥스퍼드에 있는 채무자 감옥에서 죽었다고 전하며, 그녀의 어머니는 코벤트 가든 지역에서 매음굴을 꾸려가고 있었다. 넬은 그곳에서 '손님에게 독한 물(브랜디)을 따라주면서' 자랐다고 한다. 1664년 언니인 로즈를 따라 드루어리 레인에서 오렌지 파는 소녀가 되었다. 곧 당시 유명한 배우 찰스 하트의 관심을 끌어 그의 정부가 되면서 연극을 시작해, 1665년 12월에 처음 무대에 올랐던 것 같다.

1667년의 짧은 공백기를 제외하고는 1666~69년 킹스 컴퍼니 극단의 일급 여배우였으며, 그 시기에 나중에 도싯 백작 6세가 된 버크허스트 경의 정부가 되었다. 그녀가 맡은 인기있는 배역으로는 존 드라이든의 〈밀애 Secret Love〉에서 플로리멜 역, 제임스 하워드의 〈모두가 실수 All mistaken〉에서 미리다 역, 드라이든의 〈밤의 사랑 Evening's Love〉에서 제이신타 역 등이 있다. 뛰어난 가수이자 무희였고, 무엇보다 연극의 시작과 끝에서 프롤로그와 에필로그를 재미있게 낭송하여 인기를 끌었던 이 '예쁘고 재치있는 넬'은 심각한 연기에는 맞지 않았지만 종종 낭만적인 연극에서 배역을 맡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출연한 무대는 드라이든의 〈스페인의 그라나다 정복 Conquest of Granada by the Spaniards〉에서 하트와 함께 공연한 것인데(1670. 1) 이 연극은 1670년에 찰스 2세와의 사이에서 그녀가 첫 아들을 낳고 무대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느라 수개월 동안 공연이 연기되었다. 훌륭한 집에 살면서 왕실 사교계로 진출한 넬은 왕과 왕의 친구를 즐겁게 해주면서 여생을 사치스럽게 살았고 자신의 경쟁자들을 계략을 써서 물리쳤다. 왕을 설득해 자기 아들 찰스 보클레를 헤딩턴 남작 1세와 버퍼드 백작, 그리고 이어 세인트 앨번스 공작이 되게 했다. 1671년에 태어난 둘째 아들 보클레 경 제임스는 1680년에 죽었다.

넬은 자기 어머니를 첼시에 있는 집에서 살게 했는데, 어머니는 1679년 7월 술에 취해 집 가까이 있는 개울에서 익사했다. 찰스 2세의 많은 정부들 가운데 그녀만이 유일하게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그녀는 몸집이 자그마하고 호리호리한데다 균형이 잡혀 있었고, 하트 모양의 얼굴형에 담갈색 눈과 밤색 머리를 지녔다. 글자를 깨치지 못해서 편지는 누군가가 대신 써주었고, 그녀는 편지 맨 아래에 서투른 필체로 'E. G'라고만 대충 써넣었다. 결코 옛친구를 잊는 법이 없었으며, 전하는 바로는 찰스 2세와 교제를 시작한 뒤 왕이 죽을 때까지 그에게 충실했으며 왕이 죽은 뒤에도 그를 기리며 지냈다고 한다.

1685년 2월 찰스 2세가 죽었을 때 넬은 많은 빚 때문에 채권자들에 의해 사회적으로 매장당했다. 그러나 왕이 임종하면서 남겼던 "불쌍한 넬리를 굶주리게 하지 말라"는 유언을 충실하게 따른 제임스 2세는 넬의 신용이 회복될 만큼 빚을 갚아주었고 현금도 상당액 주었으며, 1년에 1,500파운드의 연금을 받게 해주었다. 1687년 3월 졸중으로 신체 일부가 마비된 넬은 8개월 뒤에 죽었고 세인트마틴인더필드 교회에 묻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