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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유학에서 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 행위가 규범에 일치하는가를 묻는 규범성과 그 행위가 상황에 적절했는가를 묻는 적시성의 양자이다. 경상·예의 등이 규범성을 지적한 표현이라면, 시중이나 권도는 상황성을 중시한 표현이다. 맹자는 "남녀가 물건을 주고받을 때 직접 손을 맞대지 않는 것이 예의이고, 형수가 물에 빠졌을 때 손을 잡아 건져주는 것은 권도이다"라고 했다. 이처럼 권도란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에서 정당성을 갖는 행위를 뜻하는 것이고 단순한 편법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권도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행위양식과는 다르거나 어긋나는 모습을 갖게 되기 때문에, 한대의 유자들은 이 점을 권도의 특성으로 보았다. 그러나 권도의 행위양상이 경상과 다르다는 것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다름을 뜻하지는 않는다.
유학에서 행위의 정당성을 판단하는 기준은 그 행위가 규범에 일치하는가를 묻는 규범성과 그 행위가 상황에 적절했는가를 묻는 적시성(適時性)의 양자이다. 경상(經常)·예의(禮義) 등이 규범성을 지적한 표현이라면, 시중(時中)이나 권도는 그 상황성을 중시한 표현이다. 예를 들어 맹자는 "남녀가 물건을 주고받을 때 직접 손을 맞대지 않는 것이 예의(禮義)이고, 형수가 물에 빠졌을 때 손을 잡아 건져주는 것은 권도이다"라고 했는데, 이처럼 권도란 예외적이고 특수한 상황에서 정당성을 갖는 행위를 의미하는 것이요, 단순한 편법을 뜻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이 권도는 일반적인 상황에서의 행위양식과는 다르거나 또는 어긋나는 모습을 갖게 되기 때문에, 한대(漢代)의 유자들은 이 점을 권도의 특성으로 파악하였다. 즉 〈춘추공양전〉에서는 "권도란 경(經)에 어긋난 뒤에 선한 것"이라 하였고, 허신(許愼)은 〈설문해자〉에서 권도는 '반상'(反常)이라고 규정하였던 것이다.
그러나 권도의 행위양상이 경상과 다르다는 것은 그것이 본질적으로 다름을 뜻하지는 않는다. 이이(李珥)가 "때에 따라 중(中)을 얻는 것을 권도라 하고, 일에 대응하여 마땅함을 얻는 것을 의(義)라 한다"고 하였듯이, 일반적인 사태인가 특수한 상황인가에 따라 서로 다른 행동양식으로 나타날지라도, 그들은 모두 정당한 행위인 점에서 일치하는 것이다. 일반적인 사태에서는 물론이요 특수한 상황에서도 정당성을 실현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그것은 사태와 상황을 판단하는 주체이며, 정당성을 실천하는 주체로서의 인간에 달려 있는 것이다.
김시습(金時習)은 이 점을 지적하여, "상황의 변화에 따른 권도와 불변의 경상을 일치시켜가는 것은 사람에게 달려 있지, 도(道)에 달려 있는 것이 아니다"라고 하였다.
이 말은 우선 인간에 대한 진리나 규범의 획일적인 지배와 우위를 부정하고, 도리어 인간이 진리와 규범을 능동적으로 실천하는 것이라는, 인간의 규범과 진리에 대한 능동성과 인간을 가치창조의 주체로 보는 유학적인 기본관점을 보여주고 있으며, 동시에 인간성장이나 인간완성이 왜 유학에서 그렇게 중요시되고 있는가를 보여주고 있다. 주어진 진리나 주어진 규범을 단순히 실천하는 것이라면, 인간에게는 그 진리나 규범을 받아들이고 실천하는 힘만 있으면 되지만, 그 진리와 규범을 특수한 상황에서 권도로 변용시켜 실천하고, 모든 상황에서 가장 적절한 시중(時中)의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서는, 인간에게는 더 높은 지성과 인격과 실천력이 요구되는 것이다.
미숙한 존재인 인간이 권도를 행했을 때 나타나는 위험을 지적한 것이기도 하다.
유학은 이런 권도의 실천이 갖는 딜레마를 해결할 묘책을 제시하지는 않는다. 다만 그것은 규범인 경상(經常)에 대해 확고한 인식과 부단한 실천을 통해서 인간의 주체적 역량을 제고함으로써 특수한 상황에 대처하여 권도를 실천할 수 있게 하는 길이 있을 뿐이며, 김시습은 그 길을 〈논어〉에서 말한 충서(忠恕)라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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