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자는 서선. 허난 성[河南省] 뤄양[洛陽] 출신이다.

후주 광순 때(952?) 종정승과 국자서학박사를 겸했고 송대에 들어와서는 국자감주부를 지냈다. 사람됨이 정직하여 황제와 높은 관리들을 서슴없이 비판하다가 결국 죄를 얻어 유배지로 가는 도중에 죽었다.

그는 계화의 대가로 건축학을 깊이 연구했고, 일찍이 저명한 건축사 유호를 굴복시킨 적이 있다. 누대와 전각을 그릴 때 직선자를 사용하지 않고 전서와 예서필법으로 나타내었다. 비례와 구성이 정확하고 건축규범에 들어맞을 뿐만 아니라 생동감있고 자연스러우며 웅장하고 고고하다. 또한 기상이 웅장·화려하고 변화가 많다. 계화와 산수를 교묘하게 결합시켜 과학성과 예술성이 통일되는 고도의 경지에 이르렀다.

계화예술 발전사에 있어 최고 거장으로 인정받고 있다. 그의 작품 〈설제강행도 雪霽江行圖〉에서 복잡한 구조와 정확한 비례로 타당성있게 그려진 큰 배를 볼 수 있다. 윤곽을 바림으로 처리, 형체를 두드러지게 함으로써 배와 물, 눈이 그치고 날이 갠 모양의 각기 다른 질감을 성공적으로 표현해냈다. 규모와 기상이 정제되어 있고 신중하며 당당하다.

그의 문자학 저서인 〈패휴 佩觿〉와 〈한간 汗簡〉은 청대의 이름난 학자인 정진과 근대의 저명한 학자인 장빙린[章炳鱗]의 칭송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