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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시몬스는 과보호 상태를 ① 부모가 자녀에 대해 염려·불안·공포심을 갖고 있는 태도, ② 부모가 필요 이상으로 간섭하고 세밀한 데까지 참여·조력하는 태도, ③ 자녀의 일상생활·건강·교우관계·진로 등에 대해 부모가 자녀에게 필요 이상의 부담감을 주고 지나친 도움과 보호를 부여하는 형태로 설명하고 있다.

과보호를 문제상황으로 인식하게 된 것은 양육방식이 자녀의 정서적·인지적 발달에 미치는 영향에 주목하게 되면서부터이다. 인성의 발달과 관련하여 아동기의 경험은 그의 일생에 중요한 비중을 차지하며, 특히 어린시절의 가정환경, 부모의 양육태도는 아동의 성격형성에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

B. 알포드는 자녀에 대한 어머니의 양육태도의 본질을 '통제'와 '애정'이라고 보고 과보호형의 부모는 아동에 대한 높은 관심과 높은 통제라는 양상을 띤다고 하였다. E.S. 셰퍼도 부모와 자녀의 관계를 애정·적의, 통제·자율의 두 축이 만나서 이루는 영역별로 구분하면서 과보호는 애정과 통제가 바탕을 이루는 구역에 속하는 것으로 보았다. 두 축의 교차관계로 설명되는 양육태도의 구분에서 과보호는 거부·무관심과 정반대가 된다.

과보호를 받고 자란 아동의 성격은 대체로 집단 적응성이나 활발한 교우관계를 갖지 못하고 자주성이 결여되며 책임감이 약하고 의존적이며 겁이 많은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는 부모와의 관계에서 스스로 세계를 탐험하고 판단할 수 있는 기회를 거부당했기 때문에 독립된 자아를 형성할 수 없는 것으로 보인다. 양육방식이 아동의 인지양식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한 다이크(Dyk)에 따르면 과보호 양육방식은 장의존적 인지양식을 조장한다. 장의존적 인지양식 아래서는 상황에 대한 객관적 판단을 자주적으로 할 수 없으므로 심리적 분화·발달이 방해받게 된다.

그는 아동의 심리적 분화를 방해하는 과보호의 상황을 ① 어머니의 신체적 보호가 아동의 나이에 적당하지 않을 경우, ② 아동에 대한 불안·두려움들 때문에 어머니가 아동의 행동, 사회적 활동을 금지하는 경우, ③ 아동을 아주 약한 존재 혹은 무책임한 개체로 여겨 특별한 관심과 보호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 ④ 아동의 호기심을 제한하고 순종을 강요하는 경우 등으로 구체화하고 있다.

과보호에 대한 앞의 여러 설명이 보여주듯이 과보호는 아동을 나약하고 무기력한 존재로 여기는 어머니의 수동적 아동관에서 출발하여 결과적으로 더욱 수동적인 아동을 길러내게 된다. 이처럼 자율적 인격의 성장을 저해하는 과보호의 배경에는 부모의 자녀양육에 대한 자신감의 결여, 자아실현감이 부족한 어머니가 아동을 통해 대리만족을 구하려는 동기, 엄격한 부권에의 순응 요구 등이 자리잡고 있다.

우리나라 부모들의 양육방식을 조사한 연구들에 따르면 과보호는 특히 한국사회의 지배적인 양육방식이다. 서구의 개인주의적 사고에서와는 달리 아동을 독립된 인격체로 대하지 않는 혈연 중심의 가족 이기주의, 전통문화의 붕괴로 인한 자녀양육의 자신감 상실, 경쟁적 사회분위기의 팽배, 자식을 성공시켜 노후를 의존하려는 비자립적 생활태도 등이 과보호형 부모를 양산시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