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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익살스럽거나 감상적이고 약간 풍자적이며 무의미한 말과 말장난도 들어간다.

기법을 다루는 능력과 세련미·우아함에 있어 상당한 차이를 보이기는 하지만 경시가는 모든 서양 언어 운문의 큰 부분을 차지한다.

그리스인들은 경시가를 처음 쓴 사람들인데 그리스 사화집에서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자기 애인의 참새를 노래한 카툴루스나, 술잔을 나누자고 친구들을 초대한 호라티우스 등 로마 시인들이 경시가의 본보기를 마련해주어 19세기말까지 이어진다(→ 고대 그리스 문학). 중세시대 경시가는 주로 형식이 이야기체이며 풍자적이고 음탕하며 불경스러운 데가 있었으나 지각이 있고 그 본질은 도덕적이었는데, 이는 학생방랑시인(goliard)이 노래한 12세기의 라틴어 시가(詩歌)나 상스러운 프랑스의 우화나 〈여우 이야기 Roman de Renart〉 같은 의사(擬似) 서사시에서 볼 수 있다.

14세기와 15세기의 프랑스 경시가는 대개 발라드나 론도[短詩]로 쓰여졌고, 클레망 마로나 피에르 드 롱사르 같은 시인들이 이 형식의 예술적 기교의 발휘를 다투었다.

토머스 와이엇에서 리처드 러블레이스에 이르는 르네상스 시대의 많은 영국 시인들의 기지에 넘치는 시에는 애수가 흐르며 벤 존슨이나 로버트 헤릭은 보다 경쾌한 시로 음식물이나 단순한 쾌락을 칭송하기도 했다. 17세기 후반의 대표적 예로는 영국 청교도들을 풍자한 새뮤얼 버틀러의 〈휴디브라스 Hudibras〉(1663)와 전반적인 사회상을 그려 세태를 자세히 파헤친 라 퐁텐의 〈우화집 Fables〉(1668, 1678~79, 1692~94)가 있다.

18세기 영국의 훌륭한 경시가는 알렉산더 포프의 〈머리카락의 겁탈 The Rape of the Lock〉이다. 이 시는 그 시대의 예절 바른 사회상을 빗대어 그것이 고대 영웅시대의 단순한 그림자에 불과함을 보여주는 의사(疑似) 서사시이다.

냉소적이며 소탈한 바이런 경의 운문 소설 〈돈 주안 Don Juan〉(1819~24)은 중세 경시가의 구어적 표현과 세련된 수법을 결합한 것으로 많은 사람들이 이를 모방하였다.

19세기말에는 해학적 정기 간행물들이 생겨남으로써 마련된 넓은 시장 덕분에 많은 경시가가 씌어졌다. 이 시대의 가장 유명한 작품에는 에드워드 리어의 5행속요인 〈넌센스집 Book of Nonsense〉(1846)과 W.S.길버트의 〈바브 발라드 Bab Ballads〉(1869), 루이스 캐롤의 〈스나크 사냥 Hunting of the Snark〉(1876)과 같은 것이 있다.

미국 시인 찰스 G.릴랜드는 〈한스 브라이트만의 발라드 Hans Breitmann's Ballads〉(초판 1884)에서 이민 방언의 재미있는 점들을 구사했다.

20세기에 이르러서는 현대 여러 시인들이 쓰는 경망스럽고 불경한 말씨와 허무주의자·미래주의자·초현실주의자들의 넌센스 시(詩), 비트(Beat)파 시인과 e. e. 커밍스 같은 작가들의 원시주의적 기법 등으로 경시가와 본격 시가의 구분이 모호해졌다. 블라디미르 마야코프스키, W.H. 오든, 루이스 맥니스, 테오도어 뢰트케, 케니스 피어링, 헨리 리드 같은 시인들의 작품은 가벼워 보이지만 의도하는 바는 진지했으며 또한 재미있게 시작하지만 두려움이나 쓰라림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에즈라 파운드, T.S. 엘리엇 등 주요시인들도 전통적인 방식의 경시가를 틈틈이 썼으나―예를 들어 에즈라 파운드의 즐거운 중세 영어 풍자시 〈고대 음악 Ancient Music〉, 엘리엇의 〈늙은 주머니 쥐의 장난꾼 고양이에 대한 책 Old Possum's Book of Practical Cats〉(1939)―지금은 경시가만을 또는 경시가를 주로 쓰는 시인들이 있으며 미국의 오그든 내시와 도로시 파커, 필리스 맥긴리, 모리스 비숍, 영국의 존 베처만, 독일의 크리스티안 모르겐스테른과 에리히 케스트너 등이 그 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