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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세 기사들의 연애시와 교훈적 우화에 관한 전통을 이어받았다. 한때 친구인 제프리 초서에 못지않은 명성을 얻었으며, 당시의 시인들에게 큰 영향을 주었다. 16세기 이후 인기가 시들었으나 20세기 중반에 이르러 다시 관심을 끌게 되었다.

그의 집안은 요크셔 출신 같지만, 작품에서 쓴 언어로 미루어 켄트 주에서 태어난 것으로 보이며, 꽤 많은 재산이 있었다.

시를 비롯한 여러 문헌을 보면, 런던에 관해 잘 알고 있었고 궁정관리였을 가능성도 있다. 한때 리처드 2세와 잘 아는 사이라고 공언했으며, 1399년에는 헨리 4세를 찬양하는 시를 쓴 보답으로 평생 동안 해마다 2통씩의 포도주를 하사받게 되었다. 런던 사우스워크에 있는 세인트메리오버리 수도원에서 평신도로 살다가 1397년 애그니스 그룬돌프와 결혼하여 그녀보다 먼저 죽었다. 1400년에는 자신을 '눈먼 늙은이'로 묘사했고, 1408년 10월 24일에 유언을 공증했다. 재산을 사우스워크 수도원에 기증하고 그곳에 묻혔다.

가워는 3편의 주요작품을 프랑스어·영어·라틴어로 썼으며 또한 영국 왕실에 바치는 〈발라드〉 연작을 프랑스어로 썼다. 프랑스어로 쓴 〈명상의 거울 Speculum meditantis〉은 12행 연구(聯句)로 이루어져 있는데, 악마가 죄악의 딸 7명과 결혼하는 첫 장면이 매우 인상적이다. 그 다음에는 의인화된 분별(reason)과 일곱 미덕(virtue)의 결혼이 묘사되고, 농민반란(1381) 직전의 영국 사회상을 철저히 파헤치는 것으로 끝을 맺고 있다.

그리고 성모 마리아에게 바치는 기다란 송가를 맨 마지막에 덧붙여 전반적인 비판조의 분위기에 변화를 주었다.

라틴어로 쓴 〈요구하는 목소리 Vox clamantis〉는 로마의 시인 오비디우스의 영향을 많이 받은 작품이다. 설법조의 이 시는 애가(哀歌) 형식으로 사회의 세 계급을 비판하는 동시에 봉건군주의 귀감을 제시하고 있다. 이 시의 정치이념은 전통적인 것이지만, 유창하고 우아한 라틴어를 쓰고 있다.

영어로 쓴 시 〈평화를 찬미하여 In Praise of Peace〉는 전쟁의 공포를 없애달라고 왕에게 호소하는 내용이다.

영어로 쓴 작품들 가운데 가장 뛰어난 것은 도덕적으로 본보기가 되는 사랑이야기를 모아놓은 〈사랑의 고백 Confessio amantis〉이다. 이 작품에서는 비너스 여신을 모시는 사제 제니우스가 시인 아만스에게 기사도적 사랑과 그리스도교적 사랑의 방법을 가르친다. 여기에 나오는 사랑이야기들은 대부분 고대와 중세의 문헌을 각색한 것인데, 그 부드럽고 차분한 서술기법은 가워가 오늘날 다시 호소력을 갖게 된 주요한 요인이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