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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

부모는 유대인으로, 아버지는 사업가였으며, 어머니는 배우였다. 14살 때 유대인에 대한 박해를 피해 어머니와 함께 프랑스 니스에서 살았다. 1934년 파리 법과대학에 입학했으며 이듬해 프랑스로 귀화했다. 프랑스 공군에 입대하여 조종사가 되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 런던에서 드골 장군 휘하에서 군 복무했다. 비행사 훈련을 받았기 때문에 유럽과 북아프리카에서 자유 프랑스군에 복무했고, 이때부터 로맹 가리라는 이름을 사용했다. 전쟁이 끝난 뒤 20년간 외교관으로 활동했고, 1956~60년 로스앤젤레스 주재 프랑스 총영사를 지냈다. 1980년 권총으로 자살했다. 로맹 가리는 자살하기 전 유서를 남겨 두었는데, 이 유서는 6개월 뒤 <에밀 아자르의 삶과 죽음>이라는 소책자로 발간되었다. 로맹 가리는 이 소책자에서 자신이 에밀 아자르였음을 밝히며 평론가들과 강하게 비판해, 사후에도 프랑스 문학계를 뒤흔들어 놓았다.

작품 세계

첫 작품 〈유럽인의 교육〉(1944)으로 일약 유명해졌다. 비록 제2차 세계대전의 끔찍함을 생생하게 그렸지만, 가리의 작품에는 인간주의와 낙관주의가 흐르고 있다. 이 소설은 뒤에 개작되어 영어판 〈중요한 것은 영원히 죽지 않는다 Nothing Important Ever Dies〉(1960)로 출판되었다. 그의 소설에는 비극과 유머, 냉소주의와 믿음이 섞여 있다.

니스의 축제를 배경으로 한 〈낮의 빛깔 Les Couleurs du jour〉(1952)이나 한 유대인 코미디언의 망령이 나치 사형집행관을 사로잡는 이야기인 〈젱기스콘의 춤 La Danse de Gengis Cohn〉(1967)은 희극소설이지만, 심각하게 도덕적 성찰을 제기하고 있다. 〈하늘의 뿌리 Les Racines du ciel〉(1956)에서는 자유와 정의에 대한 예언자적 인식이 인간의 잔인함이나 탐욕에 대한 비관적인 이해에 맞서 균형을 이루고 있다.

이밖에도 전후 파리를 배경으로 한 〈커다란 탈의실 Le Grand Vestiaire〉(1948), 사회풍자물인 〈엘양 Lady L〉(프랑스어판·영어판, 1959), 자서전 〈새벽의 약속 La Promesse de l'aube〉(1960), 〈여인의 빛 Clair de femme〉(1977), 〈연(鳶)들 Les Cerfvolants〉(1980) 등이 있다.

수상 이력

제2차 세계대전 때 무공으로 프랑스 최고 훈장인 레종도뇌르 훈장, 십자훈장과 자유동료훈장이 서훈되었다. 1945년에 〈유럽의 교육〉으로 프랑스 비평가상, 1956년에 장편 〈하늘의 뿌리〉로 프랑스의 가장 권위 있는 문학상인 공쿠르 상을 수상했다. 1962년 단편 〈새들은 페루에 가서 죽다〉로 미국에서 최우수 단편상을 수상했으며 1968년에 영화로 제작되었다. 1975년에 가명 '에밀 아자르'로 발표한 〈자기 앞의 생 La vie devant soi)〉으로 두 번재 공쿠르 상을 수상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