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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인 문학 황금시대(1500경~1650)의 최초의 주요시인이다.

여러 세기 동안 스페인의 문학·정치에 큰 영향을 미친 귀족집안에서 태어났다.

젊었을 때부터 궁정생활을 시작한 그는 군인으로 이름을 떨쳐 로데스·튀니스·다비아 등지에서 황제 카를로스 5세를 도왔다. 그러나 1532년에는 황제의 뜻에 거슬리며 그의 조카와 한 궁정시녀의 결혼을 모의한 일로 감금되기도 했다. 석방 뒤 마르케스 데 빌라프란카 총독을 도와 남프랑스에서 요새를 공격하다 치명상을 입고는 며칠 뒤 죽었다.

가르실라소는 잠시 동안 전통적인 스페인 운율로 시를 썼으나 시인 후안 보스칸 알모가베르와 만나면서 곧 이탈리아 운율을 접하게 되었다. 페트라르카·보카치오·산나차로 등의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인들을 깊이 연구하면서 이탈리아 운율에 더욱 매료된 그는 뛰어난 기교가로서 이탈리아 시 운율을 매우 서정적인 스페인 운율로 변형시켰다. 문학에서 이룩한 가장 중요한 성과는 7음절 시행과 11음절 시행의 합성으로 이루어진 'silva'와 'liva'라는 시련(詩聯)을 창안해낸 것이다.

이러한 형식을 쓰면서 그는 생각과 정서를 분석적으로 표현해내는 데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작품의 주요주제는 전원시에서 전통적으로 묘사된 불운한 낭만적 사랑과 우수 어린 탄식이다. 가르실라소는 계속 쓰고 다듬어 자신의 작품을 동시대 작가들의 시보다 더 높은 경지로 끌어올렸으며, 스페인 시가 발전하는 데 많은 기여를 했다.

1543년에는 보스칸의 미망인이 가르실라소의 몇 편 안되는 유작들로 단시 5편, 소네트 38편, 전원시 3편, 애가(哀歌) 2편, 서한 1편, 민요 8곡을 보스칸의 시와 함께 모아 펴냈다. 이 작품들은 곧 고전으로 평가받아 스페인 문학 황금시대에 걸쳐 서정시의 진로를 결정하게 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