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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상 과학 영화

다른 표기 언어 science fiction film , 空想科學映畵 동의어 SF 영화

과학적 내용과 공상적 줄거리를 테마로 하는 영화의 총칭. 사이언스 픽션(science fiction)의 영문 머리글자를 따서 SF 영화라고 부르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미래가 배경이 되며 만화적인 내용을 고도의 특수 효과를 이용하여 제시한다. 이들은 공통적으로 미래의 다른 세계를 공상적으로 다루는 한편 강력한 특수 효과로 상상 속 내용이 마치 보는 사람의 눈앞에서 실제로 일어나는 것처럼 묘사한다. 이를 위하여 환상적인 무대 디자인, 미니어처 촬영, 컴퓨터 합성, 컴퓨터 그래픽과 컴퓨터 애니메이션의 이용 등 최첨단의 특수 효과 기술이 이용되는 것이 보통이다.

공상 과학 영화는 환상 영화의 하위 그룹으로 간주할 수 있다. 이때 환상 영화란 있을 법하지 않고 우선은 불가능해 보이는 세계를 다루는 영화를 말한다. 그렇지만 공상 과학 영화는 종종 현실에서 가능한 세계를 보여 주기도 하며, 특히 영화 속 사건들은 과학적 근거를 가진 생생한 현실감을 갖는 경우도 많다. SF는 오늘날 우리 문화의 속성을 잘 드러내 주는데 문학과 영화에서의 SF는 당대에 조망하는 미래에 대한 전망이기도 하다. 일례로, 우주 여행을 다루는 영화는 우주 여행에 관한 기존의 관념을 미래로 투사한다. 또 리처드 플라이셔(Richard Fleischer) 감독의 〈소일런트 그린〉(Soylent Green, 1973)이나 리들리 스콧 감독(Ridley Scott)의 〈블레이드 러너〉(Blade Runner, 1982) 같은 영화는 오염과 인구 폭발에서 출발한 우울한 미래 판타지를 제시한다. 우리는 실제 존재하는 것과 현재는 불가능한 것의 결합에 대해 두려움을 느끼면서도 그럴듯하다고 믿게 된다. 상상의 세계에 속하는 불가능한 일들을 스크린 위에 시각적으로 실현하는 영화 테크놀로지는 초기 무성 영화 시대부터 SF를 대중적으로 만들었다.

공상 과학 영화의 기원은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의 새로운 양식, 특히 〈달나라 여행〉(Le Voyage dans la Lune, 1902〉과 〈놀라운 여행〉(Le Voyage à Travers L'Impossible, 1904)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우주여행을 다룬 영화들은 무성 영화 시기에 주기적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영화 〈스카이십>(The Sky Ship, 1917), 1919년에는 허먼 웰스(H. G. Wells) 원작의 〈달나라 최초의 인간들>(The First Men in the Moon)이 나왔고 독일에서는 프리츠 랑(Fritz Lang)의 〈달의 소녀〉(The Girl in the Moon, 1929) 등이 나왔다. 미래 세계를 진지하게 다루며 우주여행의 문지방으로 우리를 인도한 초창기 발성 영화로는 윌리엄 C. 멘지스(William C. Menzies) 감독의 〈다가올 일들〉(Things to Come, 1936)이 대표적이다. 영국에서 만들어진 이 영화는 테크놀로지 측면에서 최초로 관객을 사로잡은 영화로 평가된다.

공상 과학 영화의 역사에서 매우 중요한 두 편의 영화는 1950년 쿠르트 노이만(Kurt Neumann) 감독의 〈우주선 X-M〉(Rocketship X-M)과 어빙 피첼(Irving Pichel)감독의 〈달을 향하여〉(Destination Moon)이다. 그 이후의 우주여행 영화 가운데 언급할 만한 두 영화는 프레드 M. 윌콕스(Fred M. Wilcox)의 〈금지된 혹성〉(Forbidden Planet, 1956)과 바이런 하스킨(Byron Haskin)의 1964년 작 〈화성의 로빈슨 크루소〉(Robinson Crusoe on Mars〉이다. 1968년은 스탠리 큐브릭(Stanley Kubrick)의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2001: A Space Odyssey)가 공개된 해로 공상 과학 영화의 분수령을 이루었는데 이 영화는 시적인 비전뿐만 아니라 영화 테크놀로지의 잠재력을 보여 줬다. 우주 공상 영화의 그 다음 물결은 1977년 조지 루카스(George Lucas)의 〈스타워즈〉(Star Wars)로 이어졌다. 이 영화는 큐브릭 영화의 테크놀로지를 토대로 했지만 만화책이나 동화의 분위기를 창출함으로써 엄청난 흥행의 신기원을 이루게 되었다.

우주 영화와 매우 밀접한 관련을 갖고 있는 또 다른 종류의 공상 과학 영화는 주로 외계의 침입자들을 다룬 영화이다. 이런 영화들에서도 여전히 우주여행과 과학적 근거가 중요하게 취급되지만 초점은 분명히 외계의 생명체이며 그들이 지구에 가하는 충격이다. 외계로부터의 침입자들은 산발적으로 영화 속에 등장하곤 하였으나, 1950년대 이르러서는 우주여행의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외계의 불청객을 두려워하게 되면서, 전 지구적 공포의 대상인 핵폭탄에 대한 상징물로서 외계의 침입자라는 주제가 집중적으로 탐구되었다. 이 같은 공포는 개인적이거나 심리적인 것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현실적인 것이었고, 따라서 영화는 공포 영화가 아닌 공상 과학 영화로 통하게 되었다.

공상 과학 영화의 세 번째 그룹은 우주여행이나 외계인의 등장 여부를 차치하고 기본적으로 미래 사회를 묘사하는 영화들이다. 영화 속 미래 사회는 우리 사회가 궁극적으로 도달할 사회이면서도 낯설고 다르기 때문에 우리를 매혹시킨다. 이런 종류의 영화로서 가장 중요한 작품은 무성 영화 시대 프리츠 랑의 〈메트로폴리스〉(Metropolis, 1927)일 것이다. 이 영화에서는 정치적인 메시지보다는 비주얼 스펙터클의 효과가 극대화되어 있다. 멘지스의 〈다가올 일들〉은 우주선을 출범시키는 것으로 끝나기는 하지만 미래 영화의 부류에 속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역사 속 시간을 유영하는 영화로 가장 기억할 만한 것은 조지 팔(George Pal) 감독의 〈타임머신〉(The Time Machine, 1960)이다. 리들리 스콧의 〈블레이드 러너〉는 쫓고 쫓긴다는 내러티브가 진부하기는 하지만 예언적이고 설득력 있는 미래상을 보여 주는 뛰어난 시각적 효과, 상징적이고 도발적인 사이버 인간 모델, 인간과 기계의 숙명적인 대면 등의 요소로 인해 고전적 컬트가 되었다.

공포 영화와 마찬가지로 오늘날 공상 과학 영화는 장르로서의 독자성을 상실하고, 다른 장르의 특성과 혼합되는 경향을 보인다. 공포 영화적 요소를 지닌 〈에이리언〉(Alien, 1979) 시리즈 혹은 탐정 영화적 요소를 지닌 〈블레이드 러너〉 같은 영화들이 그렇다. 폴 버호벤(Paul Verhoeven) 감독의 〈로보캅〉(RoboCop, 1987)이나 〈토탈 리콜〉(Total Recall, 1990) 같은 영화는 미래 세계를 그리고는 있지만 액션 영화의 특성이 너무 두드러진다.

〈달나라 여행〉(Le Voyage dans la Lune, 1902), 감독: 조르주 멜리에스(Georges Méliè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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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광철 집필자 소개

1963년생. 영화 주간지 <FILM2.0>을 비롯해 여러 영화 잡지에서 일했다. 2007년부터 시각문화 전문지 계간 <GRAPHIC> 에디터 겸 발행인으로 활동하고 있으며..펼쳐보기

장병원 집필자 소개

1972년생. 2000~2008년 영화 주간지 <FILM2.0> 기자와 편집장을 지냈다.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 영상예술학과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 명지대학교 영화뮤지컬학부 영화학..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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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사전 | 저자김광철 외 | cp명프로파간다 전체항목 도서 소개

영화의 모든 것. 100여 년간 형성된 영화를 둘러싼 다양한 층위들, 즉 제작, 기술, 개념, 역사, 미학, 산업, 이론 등 광범위한 영역을 포괄하는 용어들을 선별하여..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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