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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개 속에 가린 헨델의 기악음악

헨델의 실내악은 주로 독주 소나타와 트리오 소나타로 분류된다. 하지만 당시 악보의 출판 여건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작품의 진위 여부와 작곡 시기에 대해서 명확하게 파악하기는 힘든 상황이다.

플루트 소나타의 경우도 마찬가지로, 헨델이 정확하게 몇 곡을 작곡했는지는 알 수 없다. 플루트 소나타 중 일부는 원래 다른 악기를 위한 곡이었고 일부는 출처가 불확실하며, 또 일부는 헨델의 다른 작품들로부터 음악을 차용하고 있다. 따라서 헨델이 작곡한 플루트 소나타는 8곡 이내일 것이라는 정도만 추측이 가능하다.

헨델은 1730년경에 작품번호 1(Op.1)로 지칭되는 12개의 독주 소나타 작품집을 출판했다. 이 작품집에는 플루트 소나타를 비롯하여 오보에 소나타, 리코더 소나타, 바이올린 소나타 등이 포함되어 있으며, 대부분 자필 악보가 현존하고 있다. 이 소나타들은 1712년에서 1720년대 중반 사이에 작곡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플루트의 전신 ‘가로 플루트’

헨델 시대의 ‘플루트’는 오늘날의 ‘리코더’를 지칭하는 경우가 많아서, ‘가로 플루트(traverse flute)’라는 보다 구체적인 이름으로 명명하는 경우가 많았다. ‘가로 플루트’는 D조 악기로, 둥근 나무관에 6개의 구멍이 뚫려 있었다. 원래 마우스피스와 키는 장착되어 있지 않았으나, 바로크 시대에는 프랑스의 오트테르 가문에 의해 키가 도입되어 반음계 연주가 한층 수월했다.

플루트 소나타 Op.1-1a (HWV 379)

헨델이 작곡한 플루트 소나타들 중 자필 악보에 플루트 소나타라고 명시된 유일한 작품이다. 1727년에서 1728년 사이에 작곡되었다. 조성은 e단조이고, 5악장으로 구성되어 있다. 3악장의 첫 부분은 이후 〈바이올린 소나타 D장조, HWV 371〉에서 사용된 것으로 유명하다.

플루트 소나타 Op.1-1b (HWV 359b)

1724년 경 작곡되었으며, 원래는 바이올린 소나타(d단조, HWV 359a)로 작곡되었으나 플루트 소나타로 출판되었다. e단조이며, 느림-빠름-느림-빠름의 4악장 교회 소나타 양식을 따르고 있다. 〈플루트 소나타 HWV 379〉와 1악장, 4악장이 동일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