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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에 대한 그리움과 사랑

작품의 외래어 표기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순전히 한국어로만 표기되었다. 물론 이 작품에서 등장하는 가사 역시 한국어로 되어있다. 곡의 가사는 9명의 현대 한국 작가들의 11개의 시에서 발췌되었다. 이들 시인들의 작품들은 한결같은 공통점을 지니고 있는데, 바로 그것은 이들 시인들이 한국의 군사정권에 의해 체포당하고 고문 받는 등 군사 독재정권의 피해를 입은 시인들이라는 점이다. 또한 이 작품의 네 악장에 붙어있는 제목 ‘역사, 현실, 미래’ 역시 모두 한국어를 소리 나는 그대로 외래어로 표기한 것이다. 이 칸타타는 20세기 한국이 겪은 정치적 투쟁을 고스란히 담아낸 서사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지만 또한 이는 (작품의 제목이 암시하듯이) 작곡가 윤이상의 강렬한 조국애로부터 나온 것이기도 했다. 윤이상이 그토록 바랐던 것은 자의에 의한 것이 아닌, 외래의 세력으로 분단된 이 나라의 통일과 민족의 재결합이었다. 1987년 작곡된 한국식 칸타타가 초연된 것은 2007년 9월 20일, ‘부산’에서였다. 이를 위해 한국을 방문한 윤이상의 미망인 이수자 여사는 이 작품의 한국 초연에 대해 다음과 같이 기억하고 있다.

한국에서의 초연은 1967년 동백림 사건 이후 이국땅을 떠돌았던 윤이상의 가족을 처음으로 고국으로 불러들인 역사적인 사건이었기에 남달랐을 것이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작곡가 자신은 조국의 땅을 밟아보지도 못한 채 1995년 독일에서 타계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