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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 20세기 이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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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 | 20세기 음악>기악곡 |
제작시기 | 1930년 |
작곡가 | 벨라 바르토크(Béla Bartók, 1881~1945) |
초연 | 1934년 5월 25일 런던, Aylmer Buesst 지휘, BBC 심포니 오케스트라 |
요약 혼성합창과 관현악을 위한 〈세속 칸타타〉는 바르토크가 1930년에 완성한 작품이다. 바르토크 자신이 직접 대본을 쓰고 음악을 붙인 이 작품은, 스스로 “가장 심오한 신앙고백”이라고 부를 만큼 바르토크의 사상과 인간애를 보여준다. 1934년 런던에서 초연되었다.
민담을 통해 고백하는 인류애
바르토크는 1914년 트란실베니아 지역을 여행하며 수집한 두 개의 루마니아의 전통 크리스마스 합창곡 콜린데(Colindă)를 바탕으로 〈세속 칸타타〉의 대본을 썼다. 콜린데는 이 지역 사람들이 크리스마스 시즌에 부르는 발라드인데도 불구하고 대부분이 예수의 탄생과는 관련 없는 가사를 가지고 있어, 기독교가 전파되기 이전부터 불린 것으로 추정되는 곡이다. 따라서 이 곡을 바탕으로 한 바르토크의 〈세속 칸타타〉에서 표현하고자 한 것 역시 기독교적 신앙이라기보다는, 인류에 대한 자신의 무한한 애정이라 할 수 있다. 바르토크는 처음에 루마니아어의 6음절 운율 구조를 그대로 살려 대본을 썼고, 이후에 직접 번역한 영역본에서도 이 운율 구조를 그대로 유지하였다. 이후 헝가리어 대본도 직접 완성했고, 벤스 소볼치에게 의뢰하여 독일어 번역도 출판하였다.
숲속에서 사냥만으로 소일하며 살아가던 사냥꾼이 수사슴으로 변해버린 아홉 명의 아들을 찾아 나서지만, 아들들은 인간으로 돌아가지 않고 자연의 일부로 남게 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이 칸타타는, 인류에 대한 형제애와 개인의 자유에 대한 바르토크의 이상을 담고 있다. 그는 1930년대의 대공황 속에서 고통 받던 헝가리인들을 향한 안타까움과, 당시 위협적으로 성장하며 유럽을 공포로 몰아가고 있던 파시즘에 대한 반감에서 이 작품을 착상했다. 여느 신화나 설화가 그러하듯이, 이 작품에 대해서도 다층적인 해석이 가능하다. 아홉 명의 아들들이 수사슴으로 변신하는 것은 일종의 상징적 죽음으로서, 인위적 존재에서 벗어나 순수한 존재로서의 새로운 삶으로 들어서게 됨을 상징한다. 테너 독창이 노래하는 아들의 대사는 더 이상 문명사회의 물질을 필요로 하지 않는 자연 상태에 대한 예찬을 담고 있다. 아들의 마지막 외침은 문명사회를 떠나게 된 불안감과 상실감의 표현이지만, 동시에 일체의 억압으로부터 벗어나 자유를 얻은 것에 대한 환희의 표현이기도 하다.
악장 구성
1악장 ‘몰토 모데라토(Molto Moderato)’
1악장에서는 사냥꾼 아버지와 아홉 명의 아들, 그리고 그들의 변신장면을 묘사한다. 아버지는 아들들에게 사냥하는 법만을 가르치고, 아들들은 온종일 숲을 헤매며 사냥으로 소일한다. D-E-F-G-A♭-B♭-C로 상행하는 비조성적인 음계로 악장이 시작된다. 이 음계 모티브는 D음을 조성적 중심으로 확립하면서 칸타타의 선율적 틀을 제공한다. 이 오프닝 선율에 뒤이어 바흐의 〈마태 수난곡〉에서 인용한 선율이 패러프레이즈 된다. 바르토크는 이 세속적인 작품에 이 선율을 인용한 이유를 설명하지 않았지만, 그가 바흐의 수난곡을 모델로 하여 이 작품을 썼기 때문이라고 추정된다. 뒤이어 합창이 등장하여 점차 텍스처를 더해가면서 두터운 온음계를 만들어낸다. 마침내 첫 번째 주제선율이 마치 안개 속에서 나타나듯 제시된다. 뒤이어 두 개의 합창단이 사냥밖에 모르는 아홉 명의 아들들을 노래한다.
음악이 알레그로 몰토로 빨라지면서 숨 가쁘게 푸가를 전개하며 사냥장면을 그린다. 드럼과 호른이 박동감을 강조하는 동안 합창은 숲속 깊이 들어가는 아들들을 묘사한다. 마침내 격렬한 사냥나팔 소리가 울려 퍼진 뒤, 점차 음악이 고요해지면서 신비로운 분위기로 전환되면서 아들들이 수사슴으로 변신하는 마법의 장면을 그린다.
2악장 ‘안단테(Andante)’
안단테의 푸가 주제가 다양한 형태로 전개되면서 아들을 찾아 헤매는 아버지의 모습을 그리고, 마침내 합창이 등장하여 마법의 다리에 이른 아버지의 모습을 노래한다. 샘물 곁에서 아홉 마리의 수사슴을 발견한 아버지는 총을 겨누고, 음악은 점차 긴장감을 더해간다. 마침내 가장 큰 수사슴 역할을 맡은 테너 독창이 아버지에게 쏘지 말라고 간청한다. 테너가 노래하는 동안 합창이 중간에 끼어들어 고대 그리스 비극의 방식으로 수사슴이 아들임을 알아본 아버지의 심정을 묘사한다. 뒤이어 아버지 역할의 바리톤 독창이 노래를 시작하면서 아들들에게 집으로 돌아올 것을 간청한다. 합창이 이어진 뒤 테너 독창은 다시는 돌아갈 수 없다고 노래한다. 합창은 “결코 갈 수 없네”라고 반복하고 음악이 점차 잦아든다.
3악장 ‘모데라토(Moderato)’
3악장에서는 1악장과 2악장에서 펼쳐진 내용을 간략하게 요약하고 있다. 이 3악장을 통해 바르토크는 ABA'의 구조를 완성함으로써 특유의 아치형 구조를 제시한다. 합창이 신비롭고 서정적인 선율과 풍부한 온음계적 화성으로 노래하면서 부유하는 듯한 몽환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이처럼 몽환적인 합창은 신화적 세계의 무시간적 감각을 효과적으로 구현해 낸다. 뒤이어 테너 독창이 열정적이고 유려한 선율을 통해 상실감과 환희를 동시에 노래하며 악곡을 마무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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