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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와 이력

일본의 영화감독, 시나리오 작가, 연극연출가. 1961년 도쿄(東京)에서 태어났다. 니혼(日本)대학 예술학부 연극학과에 재학 중에 극단 '도쿄 선샤인 보이즈'(東京サンシャインボーイズ)를 만들어 배우로 활동하기도 했으며, 졸업 후 극단과 방송작가 일을 병행하였다. 이 시기 희극 전문작가로 재능을 인정받았던 그는 1990년대 초부터 희곡과 연극연출, 영화 각본, TV 연속극 작가 등 여러 매체를 오가며 다방면으로 활동하였다. 연극을 영화로 옮기거나, 라디오 드라마를 연극으로 올리는 등 미타니가 고안한 하나의 이야기는 매체를 갈아타며 다양한 매체의 관객들과 만났다. 이를테면 1991년에는 연극 무대에서 크게 성공했던 그의 희곡 <12명의 상냥한 일본인>(12人の優しい日本人)이 영화화되어 좋은 평가를 받았으며, 1994년에 방송된 NHK-FM의 라디오 드라마 <웃음의 대학>(笑の大学)의 각본은 그로부터 2년 뒤 2인극으로 각색되어 연극무대에 올랐다. 특히 연극 <웃음의 대학>은 요미우리 연극 대상 최우수상 수상 후 여러 언어로 번역되어 해외 상연으로 이어지는 등 높은 인기와 호평을 누렸고 2004년에는 호시 마모루(星護)의 연출로 영화화되기도 했다.

작품세계

매체에 따라 희곡, 시나리오, 대본 작가로 역할을 바꿔가던 미타니 고키가 처음으로 영화연출을 시도한 때는 1997년이다. 자신의 동명연극을 각색한 데뷔작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ラヂオの時間)는 라디오 방송국 부스를 주 무대로 한 편의 라디오극이 나오기까지의 온갖 해프닝을 담은 코미디영화이다. 여기서 미타니는 자신이 쓴 각본이 현장에서 종종 바뀌는 당혹스러운 경험을 토대로 기상천외한 이야기를 창조해냈다. 배우들의 변덕으로 애초 멜로드라마 대본이 종국에는 황당무계한 SF 액션물로 변해가는 과정이 생방송으로 중계되는 형식의 이야기로 그해 베를린국제영화제 포럼 부문에 출품되어 큰 인기를 모았다. 제한된 공간, 여러 등장인물들의 조화로운 연기, 포복절도할 대사, 속도감 있는 전개로 '일본영화 최초의 스크루볼 코미디'로 호평받으며 『키네마 준보』(キネマ旬報) 베스트텐, 마이니치 영화상을 비롯하여 일본 아카데미 12개 부문 상을 휩쓸며 크게 주목받았다.

4년 뒤, 미타니 고키는 자신의 집을 신축했을 때의 경험을 바탕으로 <모두의 집>(みんなのいえ, 2001)을 완성했다. 집 주인인 시나리오 작가의 장인 어른과 주인공이 고용한 인테리어 디자이너가 건축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로 사사건건 대립하는 과정을 미타니 특유의 코미디 감각으로 그려내 좋은 반응을 얻었다. 2006년에 <더 우쵸우텐 호텔>(THE 有頂天ホテル)로 흥행 수입 60억 엔에 이르는 대히트를 기록한 다음, 네 번째 작품 <더 매직 아워>(ザ・マジックアワー, 2008)로 다시한번 흥행에 크게 성공하여 영화감독으로서의 입지를 다졌다. <더 매직 아워>는 보스에게 데려가야 할 전설적인 킬러를 찾지 못해 영화감독으로 위장하고 배우에게 킬러 역할을 맡기는 갱을 주인공으로 한 '영화에 관한 영화'로서 "톱니가 딱딱 맞는 동상이몽 유머의 진수"(『씨네21』)로 호평받았다. 이 영화에 거장 이치가와 곤(市川崑)이 카메오로 생애 마지막 모습을 보였으며, 영화는 이치가와에게 헌정되었다.

2000년대 들어 가부키 극에도 도전했던 그는 2009년에는 오리지널 뮤지컬 <노래하듯이 말해>(TALK LIKE SINGING)를 일본 최초로 뉴욕 오프브로드웨이 무대에 올려 화제가 되기도 했다. 2011년에 발표한 <멋진 악몽>(ステキな金縛り)은 그의 다섯 번째 영화이다. <멋진 악몽>은 전패 기록의 삼류 여변호사가 살인사건의 무죄를 입증하기 위해 유령을 증인으로 내세운다는 기발한 설정의 일명 '코믹 서스펜스 법정 드라마'로 그가 10년 동안 구상한 프로젝트이다. 이제껏 카메라 움직임을 활용한 롱 테이크 촬영방식 탓에 그의 영화는 연극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하며 빠른 편집 스타일을 시도한 작품이다. 그 결과 자신의 작품 중 '가장 영화다운 영화'라고 자평한 <멋진 악몽>은 박스오피스 4주 연속 1위를 차지하고 일본 아카데미 10개 부문상을 수상하며 대중과 평단의 지지를 또 다시 얻었다. 2013년에는 미타니 감독 자신의 소설을 영화화한 <기요스 회의>(清須会議, 2013)를 내놓았다. 그의 가장 최근작은 <갤럭시 가도>(ギャラクシー街道, 2015)이다.

영화사적 평가

미타니 고키는 '연극, 영화, 드라마 모두를 장악한 일본 코미디계의 대부'이자 "일본에서 가장 유명한 극작가"(『일본 타임즈』)로 평가받는 인물이다. '웃음의 연금술사'라 불리곤 하는 그는 사회비판적인 풍자보다는 따뜻하고 유쾌한 위트가 돋보이는 휴먼코미디를 지향해왔다. 매 작품마다 대규모 스타 군단의 집결시켜 화제를 불러일으키고 단한번의 상업적 실패도 겪지 않았지만, 예리한 관찰과 경험에서 비롯된 그의 유머감각만은 그 독창성과 디테일에서 독보적인 것으로 인정받고 있다. 동시대 일본 문화계의 손꼽히는 유명인인 미타니 고키는 영화보다 연극에서 더욱 명성이 높다.

작품목록

<12명의 상냥한 일본인>(12人の優しい日本人, 12 Gentle Japanese, 일본, 1991, 원작/ 각본)
<마루타이의 여자>(マルタイの女, Woman in Witness Protection, 일본, 1997, 기획)
<웰컴 미스터 맥도날드>(ラヂオの時間, Welcome Back, Mr. McDonald, 일본, 1997)
<기묘한 이야기>(世にも奇妙な物語 映画の特別編, Tales of the Unusual, 일본, 2000, 옴니버스, 스토리텔러)
<모두의 집>(みんなのいえ, Everyone's Home, 일본, 2001)
<료마의 처와 그녀의 두 번째 남편과 정부>(竜馬の妻とその夫と愛人, Ryoma’s Wife, 일본, 2002, 원작/ 각본)
<웃음의 대학>(笑の大学, University of Laughs, 일본, 2004, 원작/ 각본)
<더 우쵸우텐 호텔>(THE 有頂天ホテル, Suite Dreams, 일본, 2006)
<더 매직 아워>(ザ・マジックアワー, The Magic Hour, 일본, 2008)
<멋진 악몽>(ステキな金縛り, Once in a Blue Moon, 일본, 2011)
<기요스 회의>(清須会議, The Kiyosu Conference, 일본, 2013)
<갤럭시 가도>(ギャラクシー街道, Galaxy Turnpike, 일본, 20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