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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1955년 7월 19일 일본 효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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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명 | 구로사와 기요시(黒沢清) |
수상 |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회로>(回路, 2001)),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 심사위원상(<도쿄 소나타>(トウキョウソナタ, 2008)), 칸영화제 주목할만한시선 부문 감독상(<해안가로의 여행>(岸辺の旅, 2015)) |
데뷔 | <간다천 음란 전쟁>(神田川淫乱戦争, 1983) |
요약 구로사와 기요시는 일본의 영화감독이다. 핑크영화로 데뷔하여 J-호러라 불리는 일본공포영화로 국제적인 명성을 얻었다. 직설적으로 충격을 안기는 장면 대신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어 그 안에서 어떤 끔찍한 것을 발견해내는, 은근한 심리적 공포영화들을 만들어왔다. 장르영화를 자기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혁신한 현대일본영화계의 대표적인 작가감독으로 꼽힌다. 대표작으로는 <큐어>(CURE, 1997), <회로>(回路, 2001), <해안가로의 여행>(岸辺の旅, 2015)이 있다.
생애와 이력
일본의 영화감독. 1955년 효고현(兵庫県) 교베시(神戸市) 태생으로 릿쿄대학(立教大学)에서 사회학을 전공하면서 하스미 시게히코(蓮實重彦)에게서 영화를 배웠다. 재학시절에 '패러디어스 유니티'(パロディアス・ユニティ)라는 8mm 영화제작집단을 결성하여 여러 편의 단편들을 만들었는데 그중에서 <시가라미 학원>(しがらみ学園, 1980)이 피아필름페스티벌(PFF)에서 입상하여 주목받았다. 이 시기에 만든 <스쿨데이즈>(SCHOOL DAYS, 1978)와 <시라가미 학원>은 오즈 야스지로(小津安次郞)와 장 뤽 고다르(Jean Luc Godard)를 인용하고 갱스터 장르를 패러디한 것으로 그의 시네필적인 특징이 드러나는 작품들이다. 졸업 후 소마이 신지(祖米愼二)의 조감독을 거쳐 핑크영화(ピンク映画) <간다천 음란 전쟁>(神田川淫乱戦争, 1983)으로 데뷔하였다.
작품세계
<간다천 음란 전쟁>은 이웃집 소년이 근친상간에 빠지려는 것을 막으려고 그 소년을 유혹하기로 작정하는 두 여성의 이야기를 코믹하게 그린 작품이다. 핑크영화를 섹스코미디로 만든 구로사와의 접근방식은 좀 더 실험적이고 무정부주의적인 그의 두 번째 영화 <도레미파 소녀의 피는 끓는다>(ドレミファ娘の血は騒ぐ, 1985)로 와서 큰 좌절을 겪는다. 닛카츠(日活) 로망포르노(ロマンポルノ)로 기획된 이 영화는 섹스신이 약하다는 이유로 배급을 거절당한 뒤, 재촬영과 재편집을 거쳐 겨우 완성되었다. 이 여파로 4년의 공백기를 거친 구로사와 기요시는 1989년 <스위트 홈>(スウィートホーム)으로 공포영화 장르에 첫 발을 내디딘다. 유령의 집을 모티프로 한 <스위트 홈>은 그의 경력의 진정한 출발점을 알리는 작품이었지만 이 영화의 제작자인 이타미 주조(伊丹 十三) 감독과 비디오화 사용료를 두고 재판까지 가는 불화를 안기기도 했다. 이후 저예산 슬래셔(slasher)인 <지옥의 경비원>(地獄の警備員, 1992)으로 좋은 평가를 받은 후, 그는 선댄스영화제 장학생으로 선발되어 미국연수를 떠난다.
1990년대 중반에 구로사와는 TV 시리즈물과 V시네마(극장개봉을 하지 않고 비디오로 곧바로 출시하는 영화)를 주로 작업했다. 이 시기에 그는 <야쿠자 택시 893>(ヤクザタクシー 893, 1994)을 시작으로 5년 간 무려 12편의 영화를 찍어내는 놀랄만한 생산력으로 제작사의 신뢰를 얻었다. 여섯 편의 V시네마 시리즈물인 <네멋대로 해라>(勝手にしやがれ!, 1995~6)는 저예산으로 최대한 빨리 찍기라는 V시네마의 제작조건을 충족시켜주면서 얻은 부분적인 창작의 자유를 맘껏 활용한 작품이다. <네멋대로 해라>는 2인조 사립탐정을 주인공으로 하여 갱스터 장르를 패로디한 액션코미디다.
하지만 무엇보다 구로사와 기요시의 재능은 어두운 세계를 응시하는 데에서 나왔다. 경력 초기에 경쾌한 유희의 세계에 머물던 그는 1997년 <복수>(復讐) 시리즈로 와서 급속히 어두워져 <큐어>(CURE, 1997)에서 그 정점에 이르게 된다. 그의 첫번째 걸작 <큐어>는 연쇄살인을 수사하는 형사가 살인을 사주하는 최면술사를 만나서 자기 내면의 암흑을 발견한다는 이야기를 모호하고 미묘하게 그려낸 공포스릴러다. 구로사와는 이 몽롱한 악몽을 롱테이크와 롱쇼트, 비어있는 화면, 과잉된 소음사운드로 구현하여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되었다. 관조적이고 미니멀한 스타일과 함께 일본공포영화 특유의 직설적인 충격 쇼트 대신 그만의 그로테스크한 분위기를 창조하여 그 안에서 긴장을 끌어내는 구로사와식의 호러방식이 첫 선을 보이는 순간이었다. 그의 공포영화 장르에 대한 헌신은 다음 해, 살해된 아이의 아버지와 범인의 대결을 다룬 두 편의 연작 <뱀의 길>(蛇の道, 1998)과 <거미의 눈>(蜘蛛の瞳, 1998)으로 이어진다.
이후 그는 다소 실험적인 두 편의 영화를 연이어 내놓았다. 거의 플롯도 없이, 초자연적인 요소를 극소주의 방식으로 그려낸 디스토피아 판타지 <위대한 환영>(大いなる幻影, 1999)과 죽어가는 숲 이야기로 재생의 테마를 탐구한 <카리스마>(カリスマ, 2000)가 그것이다. 묵시록적인 분위기에 은유적이고 철학적인 함의를 담은 이 영화들은 대중친화적이진 않지만 구로사와의 작가적 출발을 알리는 작품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2000년대 들어 구로사와는 J-호러의 거장으로 꼽히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쌓아갔다. 컴퓨터 모니터에서 유령을 본 후 자살한 한 청년을 다룬 <회로>(回路, 2001)는 칸영화제 국제비평가연맹상(FIPRESCI) 수상작으로 그의 최고작 중 한편으로 꼽힌다. 그 밖에도, 실수로 한 소녀를 죽이게 된 어느 중산층 부부의 욕망과 죄의식을 다룬 <강령>(降霊, 2001), 슬럼프에 빠진 천재과학자 앞에 자신의 사악한 또 다른 자아가 나타나는 <도플갱어>(ドッペルゲンガー, 2003), 시골로 이사 온 소설가가 겪는 기이한 사건들을 담은 <로프트>(LOFT ロフト, 2005), 유령의 출현으로 되살아난 과거의 기억이 끔찍한 일들을 불러오는 <절규>(叫, 2006) 등은 은근한 심리적 공포를 자아내는 구로사와 특유의 장르감각이 발현된 작품들이다. 인간의 내면을 파고들어 그 안에서 어떤 끔찍한 것을 발견해내는 그의 시선에는 현대일본사회의 무의식에 대한 통찰이 내포되어 있다.
한편 간간히 나온, 공포영화 장르에서 벗어난 작품들도 좋은 평가를 얻었다. 그의 영화로는 드물게 긍정적인 세계관을 드러낸 영화인 <밝은 미래>(アカルイミライ, 2003)는 이십대 두 청년의 이야기에서 희미한 희망을 발견하는 이야기다. 이 영화로 칸영화제 경쟁부문에 초청되었던 그는 5년 뒤 현대 일본의 붕괴를 한 가족을 통해 조망하는 가족드라마 <도쿄 소나타>(トウキョウソナタ, 2008)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 심사위원상 수상하게 된다. <도쿄 소나타>는 "지금까지의 경력을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새롭게 반영하는" 전환기적 작품이면서 이후 그에게 4년간의 비자발적인 휴지기를 가져다 준 작품이기도 하였다.
그 사이 여러 기획들이 무산되면서 좌절의 시기를 보낸 후, 2012년 구로사와는 미나토 카나에(湊かなえ)의 베스트셀러 소설을 옮긴 TV시리즈물 <속죄>(贖罪)로 복귀하였다. 5시간에 이르는 이 장대한 드라마는 "뭔가 일어날 듯한 분위기, 이상한 우연, 폭력의 갑작스런 폭발 등이 신비로운" 느낌을 안기며 "구로사와 감독 특유의 스타일을 전반에 걸쳐 느낄 수 있"는(영화평론가 달시 파켓 Darcy Paquet) 작품으로 호평받으며 베니스, 토론토, 부산 등 여러 국제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2013년에 그는 3.11 대지진을 배경으로 한 판타지 영화 <리얼하고 완전한 용의 날>(リアル〜完全なる首長竜の日)을 내놓은 다음, 2015년 유모토 카즈미(湯本香樹実)의 동명소설을 바탕으로 한 <해안가로의 여행>(岸辺の旅)으로 칸영화제 주목할만한 시선 부문에서 감독상을 수상하며 국제적인 인지도를 높여가고 있다.
영화사적 평가
유명한 영화광인 구로사와 기요시는 돈 시겔(Don Siegel)과 로버트 알드리치(Robert Aldrich), 샘 페킨파(David Samuel Peckinpah)에게서 B급 감성을, 장 뤽 고다르에게서 편집을, 테오 앙겔로풀로스(Theo Angelopoulos)에게서 촬영을, 존 카사베츠(John Cassavetes)에게서 저예산의 제작스타일을 배웠다고 곧잘 말해왔다. 흔히 'J-호러의 대부'로 불리는 그는 장르영화의 형식을 빌어와 그것을 자기만의 고유한 방식으로 혁신한, 일본공포영화의 거장이면서 현대일본영화계의 대표적인 작가감독이기도 하다.
TV 시리즈, V시네마 등 매체를 가리지 않고 쉴새없이 작업하는 다작의 작가이지만 한켠에선 대중적이지 않다는 평가가 따르기도 하였다. 이에 반비례하여 평단의 평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구로사와 기요시는 "현재 일본의 영화작가 중에서 장르라는 관념에 가장 자각적인 영화를 찍고 있는 감독"(요모타 이누히코 四方田犬彦)이며 "1990년대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J-호러 감독 중에서 의심의 여지없이 가장 재능있고 독창적인 감독"(알렉산더 자코비 Alexander Jacoby)으로 상찬받고 있다.
작품목록
<롯코>(六甲, Rokko, 일본, 1973, 단편)
<폭력교사 백주대살육>(暴力教師 白昼大殺戮, Teacher of Violence: Massacre in Broad Dayligth, 일본, 1975, 단편)
<불확정여행기>(不確定旅行記, Record of Indefinite Travel, 일본, 1976, 단편)
<반짝이는 신호>(信号ちかちか, The Flashing Signal, 일본, 1976, 단편)
<하얀 피부에 미친 어금니>(白い肌に狂う牙, Fangs Crazy for White Skin, 일본, 1977, 단편)
<스쿨데이즈>(SCHOOL DAYS, School Days, 일본, 1978, 단편)
<시가라미 학원>(しがらみ学園, Vertigo College, 일본, 1980)
<도주전야>(逃走前夜, The Night Before the Escape, 일본, 1982, 단편, 공동연출)
<간다천 음란 전쟁>(神田川淫乱戦争, Kandagawa Pervert Wars, 일본, 1983)
<인간의 분별력>(人間性のけじめ, Human Nature: The Line between Right and Wrong, 일본, 1983, 단편, 공동연출)
<도레미파 소녀의 피는 끓는다>(ドレミファ娘の血は騒ぐ, The Excitement of the Do-Re-Mi-Fa Girl/ Bumpkin Soup, 일본, 1985)
<스위트 홈>(スウィートホーム, Sweet Home, 일본, 1989)
<위험한 이야기: 2화 놈들은 오늘밤도 온다>(危ない話2 奴らは今夜もやって来た, 일본, 1989, 옴니버스)
<지옥의 경비원>(地獄の警備員, The Guard from the Underground, 일본, 1992)
<야쿠자 택시 893>(ヤクザタクシー 893 TAXI (V), Yakuza Taxi, 일본, 1994)
<타종: 사나이들의 격정>(打鐘 男たちの激情 (V), Men of Rage, 일본, 1994)
<네멋대로 해라: 강탈계획>(勝手にしやがれ!! 強奪計画, Suit Yourself or Shoot Yourself: The Heist, 일본, 1995)
<네멋대로 해라: 탈출계획>(勝手にしやがれ!! 脱出計画, Suit Yourself or Shoot Yourself: The Escape, 일본, 1995)
<네멋대로 해라: 황금계획>(勝手にしやがれ!! 黄金計画, Suit Yourself or Shoot Yourself: The Loot, 일본, 1996)
<네멋대로 해라: 역전계획>(勝手にしやがれ!! 逆転計画, Suit Yourself or Shoot Yourself: The Reversal, 일본, 1996)
<도어 3>(DOOR III, Door 3, 일본, 1996)
<네멋대로 해라: 졸부계획>(勝手にしやがれ!! 成金計画, Suit Yourself or Shoot Yourself: The Nouveau Riche, 일본, 1996)
<네멋대로 해라: 영웅계획>(勝手にしやがれ!! 英雄計画, Suit Yourself or Shoot Yourself: The Hero, 일본, 1996)
<복수: 운명의 방문자>(復讐 THE REVENGE 運命の訪問者, The Revenge: A Visit from Fate, 일본, 1997)
<복수: 지워지지 않는 상흔>(復讐 THE REVENGE 消えない傷痕, The Revenge: A Scar That Never Fades, 일본, 1997)
<큐어>(CURE/キュア, Cure, 일본, 1997)
<뱀의 길>(蛇の道, Serpent's Path, 일본, 1998)
<거미의 눈>(蜘蛛の瞳, Eyes of the Spider, 일본, 1998)
<인간합격>(ニンゲン合格, License to Live, 일본, 1999)
<위대한 환영>(大いなる幻影, Barren Illusions, 일본, 1999)
<카리스마>(カリスマ CHARISMA, Charisma, 일본, 2000)
<회로>(回路, Pulse, 일본, 2001)
<강령>(降霊, Seance, 일본, 2001)
<형사축제>(刑事まつり 霊刑事, Ghost Cop, 일본, 2003, 단편, 공동연출)
<밝은 미래>(アカルイミライ, Bright Future, 일본, 2003)
<도플갱어>(ドッペルゲンガー, Doppelganger, 일본, 2003)
<소울 댄싱>(Soul Dancing, 일본, 2004, 단편)
<우메즈 카즈오 공포 극장: 곤충들의 집>(楳図かずお恐怖劇場 蟲たちの家, Kazuo Umezu's Horror Theater: House of Bugs, 일본, 2005, 단편)
<로프트>(LOFT ロフト, Loft, 일본, 2005)
<절규>(叫, Retribution, 일본, 2006)
<도쿄 소나타>(トウキョウソナタ, Tokyo Sonata, 일본/네델란드, 2008)
<속죄>(贖罪, Penance, 일본, 2012)
<리얼하고 완전한 용의 날>(リアル〜完全なる首長竜の日, The Day of the Real, Perfect Plesiosaur, 일본, 2013)
<세븐스 코드>(セブンスコード, Seventh Code, 일본, 2013, 단편)
<뷰티풀 2013>(ビューティフル・ニュー・ベイエリア・プロジェクト, Beautiful New Bay Area Project, 일본, 2013, 단편)
<해안가로의 여행>(岸辺の旅, Journey to the Shore, 프랑스/ 일본, 2015)
<은판의 여자>(ダゲレオタイプの女/ La femme de la plaque argentique, The Woman in the Silver Plate, 프랑스/ 일본/ 벨기에, 2016)
<크리피>(クリーピー, Creepy, 일본,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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