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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 세계

오즈 샤리포브는 1956년 타지키스탄 두샨베(Dushanbe)에서 태어났으며 본명은 오르즈무라드 샤리포브(Orzumurad Sharipov)다. 1981년 레닌그라드 예술학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이후 모스크바로 건너가 1993년에 시나리오 연출가 최고과정을 졸업했다. 한편 1990년대 초반 타지키스탄은 소연방으로부터의 독립과 연이은 내전으로 영화기반시설이 대부분 파괴되었고, 이 때문에 타지크의 영화인들은 타국으로 이주하거나 단편 다큐멘터리를 만드는 것에 그칠 수밖에 없었다. 샤리포브 역시 내전을 주제로 한 단편다큐멘터리를 주로 만들었고, 마이람 유수포바(Mayram Yusupova)와 더불어 이 시기 타지키스탄에서 가장 중요한 다큐멘터리 감독으로 평가받고 있다.

특히 그가 2000년대에 만든 영화들은 암스테르담, 샌프란시스코, 뉴욕 등 여러 국제 영화제에서 상영되었다. 그의 영화는 인물의 대사가 매우 적은 대신에 담담하게 인물을 포착하는 카메라와 편집이 만들어내는 영상의 리듬감으로 관객을 몰입시키는 경향이 있다. 한 여름에 일자리를 찾는 타지크 여인들의 고단한 삶을 그들의 대화와 노래로 풀어낸 <다정한 고향>(sweet home, 2000), 살기 위해 마약을 몸속에 숨겨 운반하다 구속되는 여인들을 다룬 <살아있는 컨테이너>(Live Containers, 2003)를 통해 세계적인 주목을 받았다. 이듬해 <망명자>(Runaways, 2004)에서는 전쟁을 피해 강가로 숨어들어 유일한 재산인 당나귀에 의지해 삶을 일구어 가는 여인들을 비롯해 척박한 환경으로 내몰리는 전쟁난민을 다뤘다. 이 영화에서도 샤리포브는 대사보다 시적인 카메라와 잔잔한 아프가니스탄 민속 음악을 사용해 등장인물들이 처한 상황을 전달하려했다.

<뉴욕으로부터 11,000킬로미터>

(11,000km from New York,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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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으로부터 11,000킬로미터>(11,000km from New York, 2004)은 그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가져다준 영화다. 전쟁, 탈출, 인생, 수행 등 6개의 챕터로 구성된 이 영화는 전쟁의 포화를 피해 고향을 등지고 머나먼 타지키스탄 국경까지 피난 온 아프간 사람들의 고난을 포착했다. 황야의 천막에서 잠을 자고, 미군 구호품으로 연명하며 피난처로 향하는 과정이 담담하게 그려졌다. 9.11테러 이후 부시행정부가 탈레반과 벌인 전쟁의 가장 큰 피해자는 뉴욕으로부터 11,000킬로미터 떨어진 아프간 민중임을 날카롭게 상기시킨 이 영화는 사미라 마흐말바프(Samira Makhmalbaf) 외 여러 감독이 참여한 옴니버스 <2001년 9월 11일>(11'09''01-September 11, 2002)과의 연장선상에서 해석되며 서구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전주국제영화제는 “단조로운 뉴스 영상처럼 꾸밈없고 소박하게 촬영되었지만, 그 속에 담겨 있는 전쟁의 참상은 어떤 영화보다 무섭고 끔찍하다.”고 소개하기도 했다.

작품 목록

<뿌리>(roots, 소비에트연방, 1991, 단편)
<조상들의 땅>(Ancestry’s country, 타지키스탄, 1993, 단편다큐멘터리)
<전쟁의 아이들>(children of war, 타지키스탄, 1996, 단편다큐멘터리)
<다정한 고향>(sweet home, 타지키스탄, 2000, 비디오단편다큐멘터리)
<살아있는 컨테이너>(Live Containers, 타지키스탄, 2003, 단편다큐멘터리)
<망명자>(Runaways, 타지키스탄, 2004, 단편)
<뉴욕으로부터 11,000킬로미터>(11,000km from New York, 타지키스탄, 2004, 단편다큐멘터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