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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근현대 영화
인사전

이스마엘 베르날

다른 표기 언어 Ishmael Bernal
요약 테이블
출생 1938년 9월 30일, 필리핀 마닐라
사망 1996년 6월 2일, 필리핀 케손시티
본명 이스마엘 베르날(Ishmael Bernal)
데뷔 <리칭 더 탑>(Reaching The Top, 1971)

요약 이스마엘 베르날은 1970~80년대 사회비판적인 영화를 만든 필리핀 영화감독이다. 그는 근대화, 사회 부조리, 지도층의 부패 등의 원인으로 도시빈민이나 여성이 겪는 비극적 현실을 주로 표현했다. 필리핀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감독이자, 리노 브로카(Lino Brocka)와 더불어 필리핀의 현실을 국제적으로 알린 감독이다. 대표작으로는 필리핀 영화사상 베를린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첫 진출한 <히마라>(Miracle on the Hill, 1982)를 비롯해 <밤의 마닐라>(Manila by Night, 1980), <테이큰 프롬 헤븐>(Taken from Heaven, 1985) 등이 있다.

이스마엘 베르날

Ishmael Bernal

ⓒ 다음 영화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생애와 이력

이스마엘 베르날은 1938년 필리핀 마닐라(Manila)에서 태어났다. 11살 경 영화 촬영 현장을 기웃거리며 엑스트라와 말단 보조역할을 한 적이 있는데 이때부터 영화를 향한 꿈을 키웠다. 필리핀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으며 졸업 후에는 당대 필리핀 최고의 감독이었던 람베르토 아벨라나(Lamberto Avellana) 감독의 다큐멘터리 제작팀에서 잠시 일하기도 했다. 그러나 곧 프랑스의 엑상프로방스대학(University of Aix-en-Provence)으로 가 불문학을 공부했으며 이후에는 인도 푸네(Pune)의 영화협회(Film Insititue of India)에서 영화 제작 기법을 배우고 1971년 필리핀으로 돌아왔다. 그는 문학, 연극, 음악에 조예가 깊었으며 해외에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존의 필리핀 영화와는 다른 영화를 꿈꿨다.

1971년 감독으로 데뷔한 그는 초기에는 필리핀의 현실을 반영한 장르영화로 대중으로부터 사랑받았고, 차차 사회 비판적인 메시지를 보다 중시하는 영화들을 많이 만들었다. 그는 영화 외에도 몇 편의 TV시리즈를 연출했으며, 필리핀대학 등에서 연출을 지도하고 연계된 워크샵으로 후대 영화인 발굴에도 힘썼다. 그리고 다른 예술장르와의 협업, 비평 운동의 확산, 영화인들의 처우 개선 운동에도 발 벗고 나섰다. 1996년 심장마비로 사망했다.

작품 세계

이스마엘 베르날은 1971년 작 <리칭 더 탑>(Reaching The Top)으로 데뷔했다. 황량한 오지 마을을 배경으로 배우의 꿈을 키우는 한 여인의 예술을 향한 열망과 환상, 그리고 그 실현 불가능함을 이야기한 이 영화는 지배층의 도덕적 타락과 꿈을 실현시킬 수 없는 필리핀의 현실을 포착하여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이후 베르날은 역사극 <독사>(The Viper, 1972), 코미디 <메스티소>(Mestizo, 1977), <플레이보이>(Playboy, 1981), <워킹 걸>(Working Girls, 1984), <워킹 걸 2>(Working Girls 2, 1987), 그리고 멜로드라마 <너의 남편, 나의 연인>(Your Husband, My Lover, 1974), <너는 나의 것>(You're Mine, 1978), <어페어>(Affair, 1982) 등 다양한 장르 영화를 선보였다. 다양한 장르영화를 만들면서도 그는 “동시에 전혀 다른 차원의 최고작을 만들어낸 사실상 유일한 필리핀 감독”*이라 평가될 정도로 평단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다. 베르날의 영화는 여러 장르를 오가면서도 각 장르의 정형화된 갈등이 사회적 문제로 치환되는 점과 극의 클라이맥스를 시각적 혼돈과 폭발하는 사운드의 결합으로 표현하는 특징을 갖는다. 구조적으로 잘 짜여진 서사와 적절한 스타의 기용이 더해지면서 관객들은 베르날 영화에 열광했고, 한 편의 영화를 수차례 관람하는 열정적 팬층이 두터웠다.

<밤의 마닐라>

Manila by Night, 19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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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영화는 근대화의 물결 속에서 현대인이 겪는 인간성 상실과 사람들 간의 관계를 고찰하는 작품이 주를 이룬다. 어촌 마을에서 성장한 세 여인의 삶을 그린 <물 위의 자국>(Speck on the Water, 1976)에서는 삼각관계라는 연애이야기로 대중을 끌어들이면서도 근대화를 주장하는 이와 전통을 고수하는 이 사이의 갈등, 가족의 해체, 경제적 파탄, 그리고 도래하는 작은 희망 등으로 현대 필리핀인의 삶을 사실적으로 표현했다. 베르날의 대표작으로 손꼽히는 <밤의 마닐라>(Manila by Night, 1980)는 도시 마닐라의 낮을 평범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의 감춰진 밤의 모습을 다뤘는데, 마약에 빠진 아들과 아들을 억압하는 엄마, 간호사로 일한다고 말하고는 매춘하는 여인, 서로 불신하는 연인 등 여러 인물이 맺는 관계를 통해 도시의 어두운 이면을 표현했다.

한편 베르날은 필리핀의 대표적인 페미니스트 감독으로도 평가된다. 그의 영화는 여성에 관한 영화와 여성을 위한 영화로 구분할 수 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여성을 다룬 작품이 많다. 일례로 <플레저>(Pleasure, 1979)는 도시의 나이트클럽에서 일하는 세 여성의 삶을 다루고 있다. 이 작품에서 베르날은 가난한 연인과 부유한 유부남 사이에서 갈등하는 여인, 원치 않는 임신과 출산 그리고 가난 때문에 아이를 떠나보낸 후 알코올 중독에 빠진 여인, 그리고 정부인이 될 수 없음을 알고 관계 맺던 남자의 집에서 뛰쳐나온 여인 등 세 명의 여성들의 삶을 통해 자본주의와 가부장제하에서 여성이 처한 상황을 비판적으로 표현했다. 또 다른 예로 <테이큰 프롬 헤븐>(Taken from Heaven, 1985)은 혼전 임신한 여인에게 낙태를 종용하는 가족과 종교적 신념 때문에 이를 거부하는 주인공의 갈등을 주축으로 경제적 문제, 기형아 출산 등의 요소를 결합해 낙태와 여성의 권리문제에 대한 화두를 던졌다. 후반부의 차가운 수술기구들을 클로즈 업 한 카메라와 이때 흘러나오는 주인공의 감정을 표현한 주제음악은 명장면 중 하나라고 평가받았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낙태를 찬성하는 영화라며 사회적인 비난과 논쟁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이 외에도 베르날은 사망 전, 일본군에 의해 성노예가 된 필리핀 여성 로사 헨슨(Rosa Henson)의 자서전(『The comfort woman』)의 영화화를 기획하는 등 필리핀 여성 문제를 항상 중요하게 고민했다.

자국내에서 흥행과 비평면에서 모두 성공한 베르날은 1982년 작 <히마라>(Miracle on the Hill)로 국제적인 명성도 얻게 되었다. 1966년 필리핀 군도의 작은 섬에서 일어난 실화를 바탕으로 한 이 영화는 성모마리아를 봤다고 말한 소녀와 그녀에서 신비한 능력이 있다고 믿는 마을 사람들, 그리고 소녀를 보려던 방문객들이 점차 광기에 사로잡히는 내용이다. 베르날은 이 영화에서 전문배우와 비전문배우를 함께 기용했는데, 당대 슈퍼스타 노라 아노르(Nara Aunor)가 여주인공역을 맡아 열연해 엄청난 흥행을 거두었다. 이 영화가 제작비의 10배 이상의 수익을 거둬들이자 이를 본보기로 삼은 영화들이 속속 제작되었고, 1980년대 필리핀 영화산업은 부흥기를 맞이하게 되었다. 한편 <히마라>는 1983년 베를린영화제의 경쟁부문에 진출한 첫 번째 필리핀 영화로 기록되었고 이후에도 시카고영화제, 아시아태평양영화제 등에서 수상하면서 국제적으로 주목받았다. 그리고 이 영화는 2008년에 CNN 아시아태평양 스크린 어워드(CNN Asia Pacific Screen Awards)가 전체 아시아영화 중 최고작을 가리기 위해 실시한 온라인 투표에서 최종선발명단에 포함된 유일한 필리핀 영화였으며, 2012년에는 HD로 복원되어 제 69회 베니스영화제에서 특별 상영되는 등 최근까지도 필리핀 영화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자주 거론된다.

영화사적 평가

이스마엘 베르날은 1996년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사후에 필리핀 최고권위의 예술인상인 내셔널 아티스트 어워드(National Artist Award)를 수상했다. 1970년대 필리핀 영화계에 등장한 신예들은 정치적 발언을 서슴치 않는 영화를 만들어 필리핀 영화를 세계시장에 널리 알렸는데 이스마엘 베르날은 리노 브로카(Lino Brocka)와 더불어 그 발전을 이끈 대표적인 감독으로 평가 받는다.후대 평론가들은 그가 브레송과 오즈의 영향을 받았다는 해석을 내놓았고, ‘리노 브로카의 라이벌’, ‘브로카 사후 필리핀 영화의 양심 수호자’란 애칭으로 불리기도 한다.

작품 목록

<리칭 더 탑>(Pagdating sa Dulo, Reaching The Top, 필리핀, 1971, 감독/각본)
<웨이브>(Daluyong!, Wave, 필리핀, 1971)
<독사>(El Vibora, The Viper, 필리핀, 1972)
<인스피레이션>(Inspiration, 필리핀, 1972)
<틸 데스 두 어스 파트>(Till Death Do Us Part, 필리핀, 1972)
<나우 앤 포에버>(Now and Forever, 필리핀, 1973)
<줌, 줌, 슈퍼맨>(Zoom, Zoom, Superman, 필리핀, 1973, 옴니버스)
<뽀빠이 앤 아더>(Si Popeye Atbp, Popeye and Others, 필리핀, 1973, 옴니버스)
<슬리핑 드래곤>(The Sleeping Dragon, 필리핀, 1974)
<일곱 명의 아내>(Pito ang Asawa Ko, I Have Seven Wives, 필리핀, 1974)
<너의 남편, 나의 연인>(Huwag Pamarisan! Mister Mo... Lover Boy Ko!, Your Husband, My Lover, 필리핀, 1974)
<기억할 위스키 한 잔과 잊을 블랙커피>(Scotch on the Rocks to Remember, Black Coffee to Forget, 필리핀, 1975)
<모닝 케임, 웬트>(Lumapit... Lumayo ang Umaga, Morning Came, Went, 필리핀, 1975)
<들꽃>(Ligaw na Bulaklak, Wildflower, 필리핀, 1976)
<물 위의 자국>(Nunal sa Tubig, Speck on the Water, 필리핀, 1976)
<별거중인 여인>(Babaeng Hiwalay sa Asawa, Woman Who’s Separated From Her Husband, 필리핀, 1976, 공동연출)
<보니파치오>(Bonifacio, 필리핀, 1976, 옴니버스)
<메스티소>(Tisoy, Mestizo, 필리핀, 1977)
<두 개의 둥지, 한 마리 새>(Dalawang Pugad... Isang Ibon, Two Nests, One Bird, 필리핀, 1977)
<엔드리스 썸머>(Walang Katapusang Tag-araw, Endless Summer, 필리핀, 1977)
<나는 단지 여자여야 하는가?>(Lagi na Lamang Ba Akong Babae?, Will I Always Be Just a Woman?, 필리핀, 1978)
<너와의 밤, 나와의 밤>(Isang Gabi sa Iyo... Isang Gabi sa Akin, A Night With You, A Night With Me, 필리핀, 1978)
<너는 나의 것>(Ikaw ay Akin, You’re Mine, 필리핀, 1978)
<언더레이지>(Menor de Edad, Underage, 필리핀, 1979)
<보이 코디악>(Boy Kodyak, 필리핀, 1979)
<와이 이즈 러브 스틸 데어>(Bakit may Pag-ibig Pa?, Why Is Love Still There?, 필리핀, 1979)
<투 타이머>(Salawahan, Two-Timer, 필리핀, 1979)
<플레저>(Aliw, Pleasure, 필리핀, 1979)
<굿 모닝 선샤인>(Good Morning Sunshine, 필리핀, 1980)
<걸프렌드>(Girlfriend, 필리핀, 1980, 감독/각본)
<정맥의 상처>(Sugat sa Ugat, Wound in the Veins, 필리핀, 1980)
<밤의 마닐라>(Manila by Night, 필리핀, 1980, 감독/각본)
<비리비드 교도소의 소년들>(Bilibid Boys, 필리핀, 1981, 감독/각본)
<플레이보이>(Pabling, Playboy, 필리핀, 1981, 감독/각본)
<우리 아이들?>(Ito Ba ang Ating mga Anak?, Are These Our Kids?, 필리핀, 1982, 감독/각본)
<비지바디>(Galawgaw, Busybody, 필리핀, 1982)
<어페어>(Relasyon, Affair, 필리핀, 1982)
<너를 잊을 수 없어>(Hindi Kita Malimot, I Can’t Forget You, 필리핀, 1982)
<히마라>(Himala, Miracle on the Hill, 필리핀, 1982)
<파혼>(Broken Marriage, 필리핀, 1983)
<워킹 걸>(Working Girls, 필리핀, 1984)
<프리다이더>(Pridyider, 필리핀, 1984, 옴니버스)
<유즈 미>(Gamitin Mo Ako, Use Me, 필리핀, 1985)
<테이큰 프롬 헤븐>(Hinugot sa Langit, Taken from Heaven, 필리핀, 1985)
<졸업>(The Graduates, 필리핀, 1986)
<워킹 걸 2>(Working Girls 2, 필리핀, 1987)
<너는 겨우 땅에서 떨어졌다>(Pinulot Ka Lang Sa Lupa, You Were Just Picked Off the Ground, 필리핀, 1987)
<버닝 티어즈>(Nagbabagang Luha, Burning Tears, 필리핀, 1988)
<렌드 미 어 모닝>(Pahiram ng Isang Umaga, Lend Me a Morning, 필리핀, 1989)
<누구보다 널 사랑해>(Mahal Kita, Walang Iba, I Love You, No One Else, 필리핀, 1992)
<웨이팅>(Wating, Streetsmart, 필리핀, 19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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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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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현대 영화인사전 | 저자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 김이석/차민철 | cp명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전체항목 도서 소개

이 사전은 전 세계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명사전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작성되었다. 본 사전의 표제어는 1) 한국권 (북한 포함), 2) 영..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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