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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와 이력

헝가리의 영화감독, 각본가, 배우, 프로듀서.　1938년 2월 18일 헝가리 부다페스트(Budapest)에서 출생하였다. 헝가리연극영화예술아카데미(Hungarian Academy of Theatrical and Cinematic Arts) 재학 시절부터 이스트반 자보는 칸영화제(Cannes Film Festival) 단편영화 상을 비롯하여 다수의 영화제에서 수상하면서 일찌감치 감독으로서 재능을 인정받았다.

작품 세계

이스트반 자보는 스물여섯 살의 나이에 발표한 장편 데뷔작 <환영의 시대>>(Age of Illusions, 1965)가 로카르노국제영화제(Locarno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데뷔 감독에게 수여되는 황금돛대상(Silver Sail)을 수상한 것을 비롯하여, 1979년에는 <신뢰>>(Bizalom)로 베를린국제영화제(Berlin International Film Festival) 은곰상을, 1981년에는 <메피스토>(Mephisto)로 아카데미시상식(Academy Awards)에서 최우수외국어영화상을 수상하였다. 또한 1985년에는 칸영화제에서 <레들 대령>(Colonel Redl)으로 심사위원상을 수상하면서 국제적인 명성을 얻게 된다.

1980년대로 접어들면서 이스트반 자보는 감독으로서 전성기를 맞이하게 된다. 이 시기에 자보는 오스트리아 출신의 배우 클라우스 마리아 브랜다우어(Klaus Maria Brandauer)와 함께 하면서 자신의 대표작들을 만들었다. 영화 <메피스토>는 서독과 헝가리, 오스트리아의 합작으로 제작된 영화로 소설가 클라우스 만(Klaus Mann)의 소설을 각색한 작품이다. 괴테의 희곡 『파수으스』의 메피스토펠레스를 전문으로 연기하는 연극 배우 핸드릭은 자신의 성공을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 인물로, 나치 정부에 적극적으로 협력함으로써 국립극단의 총감독에까지 오르게 되지만 결국 자신의 잘못된 처신을 깨닫고 회의에 빠지게 된다. 예술가의 사회적 책임에 대해 질문을 던지는 <메피스토>는 아카데미시상식 최우수영화상,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하였다.

<레들 대령>(Colonel Redl)은 존 오스본(John Osborne)의 연극을 각색한 작품으로, 사관학교 출신의 촉망받는 장교 레들이 군인들 간 권력다툼의 희생양이 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메피스토>에 이어 클라우스 마리아 브랜다우어가 자결을 통해 자신의 순수함을 증명하는 주인공 레들 대령 역을 연기하였다. 1988년 영화 <하누센>(Hanussen)은 나치 정권 아래서 예언자로 일했던 최면술사 에릭 얀 하누센(Erik Jan Hanussen)의 자서전을 영화로 옮긴 작품이다. 이후 이스트반 자보는 최초의 영어 연출작 <비너스>(Meeting Venus, 1991)를 발표하였으며, 또 하나의 대표작 <엠마와 부베의 사랑>(Sweet Emma, Dear Boebe - Sketches, 1992)를 연출하였다. 부다페스트의 러시아어 교사로 절친한 동료 사이인 엠마와 부베가 급변한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비극적 삶을 맞이하게 되는 과정을 묘사한 작품으로, 소련의 붕괴 이후 위기에 처한 동유럽의 비참한 현실을 사실적으로 드러내고 있다.

<빙 줄리아>(Being Julia, 2004)는 인생의 갈림길에 선 배우의 삶을 다룬 작품으로 자보의 이전 작품들에 비해서는 한결 가벼운 영화라는 평가를 받았다. 2010년대 들어 발표한 독일과의 합작영화 <도어>(The Door)는 헝가리 소설가 막다 자보(Magda Szabó)의 작품을 각색한 영화였다. 1960년대 부다페스트를 무대로 한 이 영화는 작가와 가정부, 두 여성의 관계에 초점을 맞춘 이야기로 베를린국제영화제에 초청되었다.

영화사적 평가

이스트반 자보는 국제적으로 가장 널리 알려진 헝가리 감독 중 한 사람이다. 2차 세계대전 시기에 태어난 이스트반 자보는 나치 점령기와 수십 년 간 공산주의의 억압을 경험하였다. 감독으로서 그는 이와 같은 자신의 체험에 기초한 영화들을 통해 개인의 자유, 정치의 영향 등을 테마로 삼았다. 50여년의 감독 이력 동안 자보는 칸영화제와 아카데미시상식 등 유럽과 미국을 대표하는 영화제에서 다수의 수상 경력을 남겼다.

공산주의 시기와 자유화 시기 사이 헝가리 영화의 새로운 경향을 대변하는 인물로 평가되는 자보는 그 자신의 개인사 뿐 아니라 최근 동유럽 역사에 새겨진 정치적, 심리적 투쟁을 다룬 작품을 만들었다. 한편 2006년 이스트반 자보는 구 공산정권 아래서 영화학교 동료들을 감시하는 스파이 역할을 했다는 혐의를 받게 된다. 이 혐의는 사실로 밝혀졌으며, 그는 자기 자신과 동료가 교수형을 면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한 행동이었다고 고백하였다.

작품 목록

<제 7일>(A Hetedik napon, 헝가리, 1959, 단편)
<빌 포스터>(Bill Poster, 헝가리, 1960, 단편)
<주제에 따른 변주>(Variációk egy témára, 헝가리, 1961, 단편)
<콘서트>(Koncert, 헝가리/미국, 1963, 단편)
<당신>(You, 헝가리, 1963, 단편)
<교통규칙>(Traffic-Rule Tale for Children, 헝가리, 1965, 단편)
<아티스트>(Artists, 체코슬로바키아, 1965, 단편, 각본)
<환영의 시대>(Age of Illusions, 헝가리, 1965)
<아버지>(Father, 헝가리, 1966)
<경건함>(Piety, 헝가리, 1967, 단편)
<사랑에 관한 영화>(Lovefilm, 헝가리, 1970)
<내가 부타페스트를 사랑하는 이유>(Budapest, Why I Love It, 헝가리, 1971)
<집에 관한 꿈>(Dream About a House, 헝가리, 1972, 단편)
<25명의 소방관의 거리>(Tüzoltó utca 25., 헝가리, 1973)
<도시 지도>(Várostérkép, 헝가리, 1977, 단편)
<부다페스트 이야기>(Budapesti mesék, 헝가리, 1977)
<신뢰>(Bizalom, Confiance, 헝가리, 1980)
<파랑새>(Der grüne Vogel, 서독, 1980)
<메피스토>(Mephisto, 서독/헝가리/오스트리아, 1981)
<레들 대령>(Colonel Redl, 유고슬라비아/헝가리/오스트리아/서독, 1985)
<하누센>(Hanussen, 헝가리/서독/오스트리아, 1988)
<비너스>(Meeting Venus, 영국/일본/미국, 1991)
<엠마와 부베의 사랑>(Édes Emma, drága Böbe - vázlatok, aktok, Sweet Emma, Dear boebe - Sketches, 헝가리, 1992)
<선샤인>(Sunshine, 독일/오스트리아/캐나다/헝가리, 1999)
<테이킹 사이즈>(Taking Sides, 프랑스/영국/독일/오스트리아, 2001)
<텐 미니츠-첼로>(Ten Minutes Older: The Cello, 영국/독일/프랑스, 2002)
<유럽에서 유럽으로>(Európából Európába, 헝가리, 2004, 단편, 다큐멘터리)
<빙 줄리아>(Being Julia, 캐다나/미국/헝가리/영국, 2004)
<친척들>(Rokonok, 헝가리, 2006)
<도어>(The Door, 헝가리/독일, 20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