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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 1960년 3월 20일 영국 런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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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상 | 2007년 런던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언릴레이티드>) |
데뷔 | 2007년 <언릴레이티드>(Unrelated, 영국) |
요약 조안나 호그는 2000년대 영국영화계에 등장한 주목할만한 여성감독 중 하나이다. 린 램지, 안드레아 아놀드 등의 주류 감독들에 비해 저예산 제작방식에 실험적인 양식을 구사하는 그녀의 영화는 사회적 리얼리즘의 전통이 강했던 영국영화의 전통을 넘어서는 새로운 스타일의 사회드라마로 각광을 받고 있다.
생애와 이력
영국의 영화감독 및 각본가. 1960년 3월 20일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다. 1970년대 후반 고등학교를 졸업한 직후, 본래 알고 지내던 지인이었던 영국감독 데릭 저먼(Derek Jarman)으로부터 슈퍼 8mm 카메라를 빌려 몇 개의 실험영화를 찍기 시작했다. 이를 계기로 그녀는 영국국립영화학교(National Film and Television School)에 들어가서 정식으로 연출을 공부했으며, 졸업 작품으로 찍은 <카프리스>(Caprice, 1988)에는 당시 무명배우였던 틸다 스윈튼(Tilda Swinton)이 출연하기도 하였다.
졸업 후 잠시 뮤직비디오를 연출하기도 했던 그녀는 TV방송국 채널 4(Channel 4)에서 <플레시 + 블러드>(Flesh + Blood, 1988), <커스플랫>(Kersplat, 1991) 등의 TV 프로그램을 연출한 것을 시작으로 BBC, 칼튼 텔레비전(Carlton Television), LWT 등의 TV 방송국에서 드라마 에피소드를 연출했다. 특히 칼튼의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 1995)나 BBC의 <캐주얼티>(Casualty, 1997), LWT에서 찍은 <런던즈 버닝>(London's Burning, 1999)과 같은 드라마들은 영국의 국민드라마로 이야기될 정도의 높은 시청률과 화제를 자랑했으며 그녀 역시 TV 드라마 연출가로서 이름을 높였다.
이후 런던 이스트엔드 지역에 사는 사람들의 평범한 이야기를 그린 BBC 드라마 <이스트엔더스: 도트 이야기>(EastEnders: Dot's Story, 2003)를 찍은 이후 그녀는 “텔레비전에서는 할 수 없었던 이야기 전부를 영화를 통해 하고 싶다”는 선언과 함께 그녀의 첫 장편영화 준비에 돌입한다.
작품 세계
4년 뒤, 그녀는 이탈리아 토스카나에서 촬영한 첫 장편영화 <언릴레이티드>(Unrelated, 2007)를 2007년 런던영화제(London Film Festival)를 통해 첫 공개하였다. 이탈리아 토스카나로 휴가를 떠난 중산층의 영국 여인 안나가 그곳에 사는 거친 10대들과 어울리면서 겪는 긴장감과 공허함을 담아낸 이 영화는 지금은 슈퍼스타가 된 영국 배우 톰 히들스턴(Tom Hiddleston)이 영국왕립극예술학교(Royal Academy of Dramatic Art)를 졸업한 지 약 2주 만에 캐스팅되어 연기한 작품으로도 유명하다. 이 영화는 기존에 그녀가 연출했던 TV 드라마들과는 달리, 대중성과는 거리가 먼 리얼리즘적이고 미니멀한 영화를 추구했다. 영화의 주요 배역을 맡은 캐스린 워쓰(Kathryn Worth)는 대중에게는 많이 알려져 있지 않은 연극배우였고, 그의 상대역을 맡은 톰 히들스턴 역시 단역이나 조연으로 TV용 영화 몇 편에 출연한 바 있지만 큰 두각을 드러내지는 못했던 상태였다. 대중이나 평단의 시선을 거의 끌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었던 것과는 달리, 영화는 공개와 동시에 수많은 언론과 평단으로부터 찬사를 받았다. 비평가들은 이 영화가 보여주는 단순하고 느린 카메라와 다큐멘터리적인 촬영 스타일을 오즈 야스지로(Ozu Yasujiro)나 에릭 로메(Eric Rohmer), 클로드 샤브롤(Claude Chabrol)과 같은 감독의 스타일과 비교하면서 ‘비-영국적인 스타일의 영화’라고 부르기도 했으며, 영국의 유력언론 《선데이 타임즈 The Sunday Times》는 “영국의 중산계급 계층에 대한 대단히 ‘급진적’인 초상”이라고 평하기도 했다. 이 영화는 런던영화제에서 국제비평가협회상(FIPRESCI Prize)을 수상했으며, 영국의 일간지 《이브닝 스탠더드 The Evening Standard》로부터 신인상을 받았고, 영국비평가협회상 감독상 후보, 터키의 부르사국제실크로드영화제(Bursa International Silk Road Film Festival)에서 주연배우인 캐스린 워쓰가 여우주연상을 수상하는 등, 데뷔작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뿐만 아니라 영국의 주요일간지 《가디언 The Guardian》은 2009년 발표한 ‘최근 10년 간 발표된 최고의 영화 100편’ 리스트에서 이 영화를 21위에 랭크 시키기도 했다.
그녀의 두 번째 영화 <섬들>(Archipelago, 2010)은 첫 번째 영화 이상의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첫 영화가 이탈리아의 휴양지 토스카나를 배경으로 했던 것과 유사하게, 이 영화는 영국 남서부에 있는 실리제도(Isles of Scilly)에서 두 번째로 큰 섬인 트레스코 섬(islan of Tresco)을 배경으로 하고 있으며, 톰 히들스턴이 주인공인 에드워드 역을 맡아 보이지 않는 위기에 직면한 한 중산층 가정의 이야기를 이끌어나간다. 자원봉사를 하기 위해 아프리카로 떠나려는 에드워드를 배웅하기 위해 모여든 이 한적한 섬에서, 에드워드의 어머니와 누나, 그리고 에드워드는 거의 무너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가족 관계를 절감한다. 그러나 이 영화는 사실상 이 영화에 화가로 출연한 실제 화가이자 작가인 크리스토퍼 베이커(Christopher Baker)의 영화이기도 하다. 크리스토퍼 베이커가 그림을 그리는 장면으로부터 시작하는 이 영화는, 에드워드 가족을 관찰자의 시선으로 지켜보기도 하고, 그들에게 조언을 하기도 하는 등의 미미하지만 중요한 역할을 크리스토퍼 베이커에게 맡겨놓고 있다. 이 영화에는 비전문배우로서 크리스토퍼 베이커 외에도 실제 트레스코에 사는 주민들이 출연하고 있다.
이 영화는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를 통해 첫 선을 보였으며, 자국에서 첫 공개한 런던영화제에서는 최우수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평단의 반응은 첫 번째 영화보다 더 강도 높은 호평으로 이어졌다. 《가디언》지의 피터 브래드쇼(Peter Bradshaw)는 “이 영화가 중산계급에 포커스를 맞추고 이를 기존의 영화와는 다른 차별적인 스타일로 보여주고 있다”면서 이례적으로 별 5개를 이 영화에 부여했으며, 영국의 일간지 《텔레그래프 The Telegraph》는 “미묘한 혼란 속에 놓인 중산 계급의 초상을 아름답고 통찰력 있게 그려낸 수작”이라며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는 다른 영국 감독은 없다”고 극찬했다. 《뉴욕 타임즈 The New York Times》는 “미디엄 쇼트와 롱 쇼트의 적절한 운용, 그리고 클로즈업의 자제를 통해 감독은 우리에게 자연적이면서도 비자연적인 공간에 놓여진 인물들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고 분석하면서 “뺏고 싶을 정도의 강렬함을 가진” 영화라고 소개하였다.
그녀는 2013년 세 번째 장편영화 <엑시비션>(Exhibition, 2013)을 발표하였다. 이전 영화들과 마찬가지로 이 영화에서 역시 편안하고 윤택한 삶 속에 금방이라도 부서질 것 같은 위기감을 내재한 중산계급에 대한 관찰이 계속되었다. 18년간 살아온 아름답고 모던한 보금자리를 떠나 이사를 하기로 결정한 아티스트 부부 H와 D의 이야기를 그렸다. “더 늦기 전에 팔아야 한다”라는 이유로 집을 팔기로 한 H와 D는 집을 부동산에 내놓은 이후로 미묘한 긴장감과 알 수 없는 두려움에 처한다. <섬들>에서 마치 ‘밀실’이라 부를 수 있을 만큼 폐쇄적인 공간으로 그려졌던 에드워드의 집은 <엑시비션>에서 진일보하여 마치 ‘유령의 집’과 같은 공간으로 재구성되었다. 조안나 호그의 앞선 두 편의 영화를 소화하는 동안 마블 시리즈에 출연하는 할리우드 스타로 거듭난 톰 히들스턴은 이 영화에서 부동산 중개인 역으로 카메오 출연하며 호그와의 우정을 이어갔다. 2013년 로카르노영화제(Locarno Film Festival)를 통해 첫 공개된 후 영국에서 2014년 4월 공개된 이 영화는 《가디언》지로부터는 “거장다운 영화적 수수께끼를 창조해냈다”는 극찬을 받았으며 《텔레그래프》지로부터는 “그녀를 뉴 브리티시 시네마의 최선두에 올려놓는 매혹적인 영화”라는 호평을 받았다.
영화사적 평가
영화학자 데이비드 포레스트(David Forrest)는 <언릴레이티드>와 <섬들>의 스타일을 분석한 논문 「조안나 호그의 영화: 새로운 브리티시 리얼리즘과 계급」에서 그녀의 영화를 마이크 리(Mike Leigh) 감독의 영화와 비교하면서 “그녀의 영화에서 사회적 계급은 단순히 테마나 내러티브적인 부분에서만 소용되는 것이 아니라 스타일적으로 확장된다”고 주장했다. 조안나 호그는 회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적은 예산으로 영화를 만들고 있고, 인물들을 더욱 더 디테일하게 관찰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보통은 인디영화에서 출발해 좀더 큰 예산의 영화 혹은 할리우드영화로의 발전 공식을 채택하지만, 그녀의 영화는 그 반대의 경로를 따르고 있다. 그녀는 “의식적으로 시류를 거스르고자 한 것은 아니지만 영화가 적은 예산으로 찍을 수 있도록 유지하고 있다”라고 밝히면서 “무엇보다 영화의 몸통을 신중하게 건축해나가는 데 흥미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전통적으로, 특히 사회파 드라마에 막강했던 영국적 전통을 그녀가 어떻게 새로운 스타일의 사회적 드라마로서 계승해나갈지에 대해 많은 평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작품 목록
<카프리스>(Caprice, 영국, 1988, 단편)
<플레시 블러드>(Flesh Blood, 영국, 1988, TV 시리즈)
<커스플랫>(Kersplat, 영국, 1991, TV 시리즈)
<댄스 8 BBC>(Dance Eight BBC, 영국, 1992, TV 시리즈)
<지하세계로 가다>(Going Underground, 영국, 1992, TV 시리즈)
<오아시스>(Oasis, 영국, 1992, TV 시리즈)
<악순환>(Vicious Circle, 영국, 1993, TV 영화)
<런던 브릿지>(London Bridge, 영국, 1995, TV 시리즈)
<캐주얼티>(Casualty, 영국, 1997, TV 시리즈)
<스테이 얼라이브>(Staying Alive, 영국, 1997, TV 시리즈)
<런던즈 버닝>(London’s Burning, 영국, 1999, TV 시리즈)
<리치 포 더 문>(Reach for the Moon, 영국, 2000, TV 시리즈)
<이스트엔더스: 도트 이야기>(EastEnders: Dot’s Story, 영국, 2003, TV 시리즈)
<언릴레이티드>(Unrelated, 영국, 2007)
<섬들>(Archipelago, 영국, 2010)
<엑시비션>(Exhibition, 영국/스위스,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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