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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근현대 영화
인사전

네메치

다른 표기 언어 Jan Nem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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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생 1936년 7월 12일, 체코 프라하
사망 2016년 3월 18일, 체코 프라하
수상 2001년 로카르노국제영화제 황금표범상(<얀의 회상>), 2006년 카를로비바리국제영화제 공로상
데뷔 1964년 <밤의 다이아몬드>(Demanty noci, 체코)

요약 얀 네메치는 1960년대 체코 뉴웨이브 시기에 가장 영향력있는 영화감독 중 하나로 꼽힌다. 1950년대 초반 프로파간다의 시대가 저물고 체코에 새로운 영화의 물결이 닥쳤을때 주역이었다. 일생 동안 권력의 압박을 받으면서도 자신의 세계관과 신념을 고수하며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한 감독이다.

얀 네메치

Jan Něme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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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애와 이력

체코의 영화감독. 1936년 7월 12일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났다. 영화감독으로서의 경력은 1950년대 후반 그가 프라하 국립영화학교(FAMU)에 재학 중일 때 시작되었다. 당시 체코는 소련의 지배 하의 공산국가였으며 예술적 표현도 검열의 대상이 되었다. 1950년대 초반 프로파간다 영화들이 실패하고 체코 영화산업 안의 중요한 인물들이 부상했는데, 체코 뉴웨이브의 기수로 불리는 얀 프로차즈카(Jan Prochazka)의 뒤를 이은 것이 얀 네메치였다. 프라하 국립 영화학교 재학 시절, 네메치는 체코 작가 영화의 시초라 불리는 <달과 강>(Měsic nad řekou, 1953)을 연출한 바츨라프 크르슈카(Vaclav Krška) 감독의 지도 아래 공부했다. 그는 졸업 영화로 아르노스트 루스티그(Arnošt Lustig)의 홀로코스트에 관한 자전적 경험을 바탕으로 한 소설을 각색한 단편 <한 조각의 빵>(Sousto, 1960)을 연출했다. <한 조각의 빵>은 나치 친위대가 지키는 화물차에서 빵 한 조각을 훔친 두 죄수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나치 강제수용소에서 유대인의 경험을 담은 루스티그의 자전적 소설들은 1960년대 체코 영화들의 토대가 되었다.

작품 세계

장편 데뷔작인 <밤의 다이아몬드>(Demanty noci, 1964)에서 그는 루스티그의 소설을 다시 한 번 각색하였다. 루스티그의 동명의 단편집 「밤의 다이아몬드」(Demanty noci)에 수록된 단편 「어둠은 그늘을 가지고 있지 않다」(Tma nema stin)를 각색한 <밤의 다이아몬드> 또한 홀로코스트에 관한 이야기이다. 이 영화는 강제수용소로 향하는 열차에서 탈출한 두 소년의 운명을 따라가고 있다. 루스티그의 원작을 각색한 다른 영화들과 달리, 네메치의 영화는 관습적인 내러티브와 심리적 동기를 깨뜨렸다. 그는 이야기를 들려주거나 캐릭터들의 행동을 설명하려 하지 않고, 그들의 정신적 상태를 직접적으로 드러내면서 심리학적인 진실에 관한 탁월한 묘사를 보여주었다. 주인공들의 쇠약한 마음의 상태를 인지하면서, 그는 육체적 감각과 정신적 상태 간의 교차에 방점을 찍는 이 영화는 플래시백, 환각, 그리고 특이한 이중 엔딩을 통해 홀로코스트의 경험을 드라마틱한 주관화로 변모시킨다. <밤의 다이아몬드>는 성공을 거뒀고, 극단적 상황에 놓인 인간의 경험에 관한 이정표로 남아있다. <밤의 다이아몬드>의 촬영은 야로슬라브 쿠체라(Jaroslav Kučera)가 맡았는데, 네메치는 보후밀 흐라발(Bohumil Hrabal)의 소설을 각색한 <깊은 곳의 진주들>(Perličky na dně, 1965)에서 쿠체라와 다시 한 번 작업했다. 다섯 명의 감독들이 각각 한 파트씩 연출한 에피소드 영화인 <깊은 곳의 진주들>에서 그가 연출한 에피소드인 <사기꾼>(Podvodnici)은 죽음이 임박한 두 노인이 자신들의 과거를 이야기하는 내용이다. 한 노인은 자신이 유명한 오페라 가수였다고 말하고 다른 한 노인은 자신이 젊었을 적 유명한 기자였다고 말하지만 그들의 말은 모두 거짓이다. 네메치는 흐라발의 캐릭터들과 대사를 중심에 두고 두 노인의 심리와 적절한 거리를 유지했다.

밤의 다이아몬드

Diamonds of the 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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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영화인 <파티와 손님들에 대한 기록>(O slavnosti a hostech, 1966)은 1960년대 정치적으로 가장 논쟁적인 영화 중 한 편이다. 이 영화는 에스터 크룸바쵸바(Ester Krumbachova)의 소설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크룸바쵸바는 스토리 편집과 의상디자이너로 영화에 참여하기도 했다. <파티와 손님들에 대한 기록>에서 피크닉을 즐기던 일군의 사람들은 루돌프라는 리더가 이끄는 낯선 무리를 만난다. 루돌프는 그들을 자신이 주최한 야외 연회에 손님으로 초대하고 가학적인 게임을 벌인다. 손님들은 대부분 설득 당해 남아 있기로 하지만, 그 중 한 명이 남기를 거부하고 탈출해 버리자, 모든 사람들은 그를 사냥하기로 한다. 이 영화는 당시 체코 관료들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는데, 그 이유는 영화 속에 등장하는 가학적인 리더 루돌프가 블라디미르 일리치 레닌(Vladimir Ilich Lenin)을 닮았으며, 영화에 캐스팅 된 사람들이 배우가 아닌 당대 체코의 유명한 지식인들이었기 때문이다. 이 영화는 공산주의자들에게 체제전복적인 것으로 보였고, 당시 체코 대통령인 안토닌 노보트니(Antonin Novotny)는 반동 혐의로 네메치를 체포하려 했다. 그러나 <파티와 손님들에 대한 기록>은 수많은 국제영화제에서 수상하고 해외 판매에서도 호조를 보여 네메치의 국제적 명성을 드높였다. <파티와 손님들에 대한 기록>은 무력감과 타성에 젖은 사람들이 루돌프가 상징하는 가학적인 체재에 동화된다는 점에서 루이스 부뉴엘(Luis Bunuel)의 <절멸의 천사>(El Angel Exterminador, 1962)를 떠올리게 하며, 캐릭터들의 기이한 행위는 <부르주아의 은밀한 매력>(Le charme discret de la bourgeoisie, 1972)을 연상시켰다.

얀 네메치의 다음 작품인 <사랑의 순교자>(Mučednici lasky, 1967)는 전작의 정치성으로 인해 정부와 불화를 겪었던 정치색을 완전히 배제하고 만든 작품이다. 그러나 이 영화의 초현실주의적이고 시적인 스타일 역시 관료들의 마음에 들지 않았고, 네메치는 결국 시스템 바깥에서 작업해야 했다. 1967년, 그는 단편 <어머니와 아들>(Mutter und Sohn)을 네덜란드에서 연출했으며, 이 영화는 오버하우젠국제영화제(Oberhausen Film Festival)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그는 이후 텔레비전 용 단편영화화 시리즈들을 연출했는데, 이 작품들은 <멜랑콜리의 목걸이>(Nahrdelnik melancholie, 1968)라는 제목으로 묶여 상영되었다. 이후 1967년에 벌어진 프라하 학생 시위에 대한 다큐멘터리 <스트라호프 시위>(Strahovska demonstrace, 1968), 소련의 체코 침공에 관한 기록인 <기억해야 할 일주일>(Oratorium pro Prahu, 1968)을 연출했다. 이 두 영화는 모두 상영금지를 당했다. 1968년 체코의 민주자유화 운동인 ‘프라하의 봄’(Prague Spring)의 원인 제공을 한 소련의 프라하 침공을 소재로 한 다큐멘터리 <기억해야 할 일주일>은 상영금지 당했음에도 불구하고 영화 속 이미지들이 프라하 침공에 관한 자료 화면으로 수많은 국제 뉴스에서 사용되었다. 네메치는 또한 이 영화에 대한 경험을 바탕으로 필립 카우프만(Philip Kaufman)의 <프라하의 봄>(The Unbearable Lightness of Being, 1988) 연출에 조언자 역할을 하기도 했다. <기억해야 할 일주일>은 필름이 소실된 채 비디오로만 미국에 남아있으며, <스트라호프 시위>와 <기억해야 할 일주일>은 1989년 체코 공산주의가 몰락할 때까지 네메치가 체코에서 만든 마지막 작품이 되었다.

1968년 이후 얀 네메치는 체코를 떠났다가 점령당한 조국으로 다시 돌아왔지만 영화 연출은 허락되지 않았다. 그는 정부의 위협에 의해 1974년 다시 조국을 떠났고, 독일을 거쳐 미국으로 갔다. 영화를 찍을 수 없었던 그는 비디오카메라로 다큐멘터리를 찍기 시작했다. 1989년 체코가 민주화되자, 그는 조국으로 돌아와서 <코드 네임 루비>(Jmeno kodu: Rubin, 1997)와 다큐멘터리 <얀의 회상>(Nočni hovory s matkou 2000)을 연출했고, <얀의 회상>은 로카르노국제영화제(Locarno international film festival)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감독 얀 네메치와 죽은 그의 어머니와의 허구적인 대화들로 이루어진 이 영화에서 아들이 어머니의 무덤을 찾아가는 과정은 프라하의 역사적 풍경을 따라 펼쳐진다. <얀의 회상>(2001)과 <마음의 풍경>(Krajina meho srdce, 2004)에 이은 감독의 세 번째 자전적 이야기인 <페라리 디노 걸>(Holka Ferrari Dino, 2009)은 <기억해야 할 일주일>을 바탕으로 가상의 인물들이 펼치는 드라마가 어우러진 작품이다. 그는 2016년 3월 18일 79세로 병환으로 인해 사망했다. 그의 유작인 <로얄 비너야드 거리에서 온 늑대>(The Wolf from Royal Vineyard Street)는 감독의 자전적인 코미디 영화이다.

영화사적 평가

얀 네메치는 1960년대 동유럽 영화계에서 가장 중요한 영화감독 중 하나로 꼽힌다. 체코영화계에 새로운 기운을 불어넣은 뉴웨이브 운동의 주역으로서 체코영화의 개화에 큰 역할을 했다. 영화사가 피터 헤임스(Peter Hames)는 네메치를 가리켜 “체코 뉴웨이브의 앙팡 테리블(enfant terrible)”이라고 불렀다. 일생 동안 국가 권력과 싸우며 핍박을 받았음에도 자신의 신념을 고수하며 독창적인 영화세계를 구축한 감독이다.

작품목록

<한 조각의 빵>(Sousto, A Piece of Bread, 체코, 1960, 단편)
<우리 시대의 기억>(Pamet naseho dne, The Memory of Our Day, 체코, 1963, 단편 다큐멘터리)
<밤의 다이아몬드>(Demanty noci, Diamonds of the Night, 체코, 1964)
<깊은 곳의 진주들>(Perlicky na dne, Pearls Of The Deep, 체코, 1966)
<파티와 손님들에 대한 기록>(O slavnosti a hostech, The Party and the Guests, 체코, 1966)
<사랑의 순교자>(Mucednici lasky, Martyrs of Love, 체코, 1967)
<어머니와 아들>(Mutter und Sohn, Mother and Son, 체코/독일/네덜란드, 1967, 단편)
<스트라호프 시위>(Strahovska demonstrace, 체코, 1968, 다큐멘터리)
<기억해야 할 일주일>(Oratorio for Prague, Seven Days to Remember, 체코, 1968, 단편 다큐멘터리)
<귀환>(Navrat, Return, 체코, 1968)
<멜랑콜리의 목걸이>(Nahrdelnik melancholie, Necklace of Melancholy, 체코, 1968, TV 단편)
<태양과 장미의 시간>(Cas slunce a ruzi, Time of Sun and Roses, 체코, 1968, TV 단편)
<백 네크라인>(Das Ruckendekollete, 프랑스/스위스/독일, 1975)
<변신>(Die Verwandlung, Metamorphosis, 독일, 1975, TV 영화)
<체코 커넥션>(The Czech Connection, 독일, 1975, TV 단편)
<실화들: 우리 시대의 조각?>(True Stories: Peace in Our Time?, 영국, 1988, TV 다큐멘터리)
<시인은 기억한다>(The Poet Remembers, 미국, 1989, TV 영화)
<고귀한 사랑의 불꽃>(V zaru kralovske lasky, The Flames of Royal Love, 체코, 1990)
<코드 네임: 루비>(Jmeno kodu: Rubin, Code Name: Ruby, 체코, 1997)
<얀의 회상>(Nocni hovory s matkou, Late Night Talks with Mother, 체코, 2001, 다큐멘터리)
<마음의 풍경>(Krajina meho srdce, Landscape of My Heart, 체코, 2004)
<토옌>(Toyen, 체코/프랑스, 2005)
<페라리 디노 걸>(Holka Ferrari Dino, The Ferrari Dino Girl, 체코, 2009)
<로얄 비너야드 거리에서 온 늑대>(Vlk z Královských Vinohrad, The Wolf from Royal Vineyard Street, 체코,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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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근현대 영화인사전
근현대 영화인사전 | 저자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 김이석/차민철 | cp명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전체항목 도서 소개

이 사전은 전 세계 영화인들을 대상으로 한 인명사전으로, 온라인 서비스를 위한 데이터베이스 형태로 작성되었다. 본 사전의 표제어는 1) 한국권 (북한 포함), 2) 영..펼쳐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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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얀 네메치근현대 영화인사전, 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 김이석/차민철, 동의대학교 영상미디어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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