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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테이션 게임의 앨런 튜링

이미테이션 게임(The Imitation Game, 2014)

에니그마를 풀어가는 과정

이미테이션 게임은 2015년 2월 개봉한 영화로 수학자인 앨런 튜링의 일생이라는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앨런 튜링(베니딕트 컴버배치 역)은 케임브리지 대학교에서 수학을 전공하고 20대에 박사 학위를 받고 교수가 되었다. 그리고는 수수께끼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에니그마(enigma)’라고 하는 독일 나치군의 암호해독을 위해 영국의 국가 기관인 블레츨리 연구소에 들어가게 된다. 에니그마는 특정 규칙에 의해서 암호를 작성하고 해독하는 기계이고 독일 나치군은 24시간 마다 그 규칙을 바꿔가며 사용했다. 연구소에서 동료들과 함께 매일 변하는 나치군의 암호를 해독할 수 있는 기계(machine) 개발을 위해 연구한다.

에니그마

ⓒ Sperling~commonswiki | Public Domain

튜링과 그의 동료들은 우여곡절 끝에 암호를 해독하는 데 도움을 주는 기계를 완성하게 된다. 그 덕분에 사회학자들은 전쟁이 2년 단축되어 종료되고 14만 명의 목숨을 구한 것과 같다고 추정한다. 그 과정에서 현대 컴퓨터의 전신으로 평가받는 튜링 머신이 만들어진다. 또한, 튜링은 기계가 사고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그 사고가 인간의 사고와 비슷한지 확인하기 위한 튜링 테스트에 대한 개념이 나온다. 마지막에는 동성애 혐의로 재판을 받고 호르몬 치료를 통한 화학적 거세를 받다가 청산가리가 묻은 사과를 먹고 41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한다.

튜링 머신은 무엇인가?

앨런 튜링

ⓒ Unknown | Public Domain

1936년 앨런 튜링은 자신의 논문인 On Computable Numbers, with an Application to the Entscheidungsproblem에서 순차적인 계산을 통해서 답을 산출하는 튜링 머신에 대한 개념을 언급한다. 당시의 튜링 머신은 실제로 존재하는 기계는 아니고 특정 알고리즘에 의해서 답을 산출하는 개념이었다. 그 개념이 발전해서 하나의 작업을 위한 튜링 머신이 고안되었고 이후에는 특정 작업을 위한 모든 계산을 하나의 기계가 처리할 수 있는 범용 튜링 머신(Universal Turing Machine)의 개념이 나왔다. 즉, 범용 튜링 머신은 입력된 프로그램을 모방하여 해당 작업을 수행하는 모방기기(Imitation Machine)이다. 그리고 이 튜링 머신이 바로 현대 컴퓨터의 전신으로 평가받고 있다.

영화에서는 학창시절 튜링의 유일한 친구였던 크리스토프라는 이름을 가진 암호 해독 튜링 머신을 만들어서 나치 군의 암호를 해독해낸다. 그러나 실제로는 ‘거인’이라는 뜻을 가진 콜로서스(Colossus)라는 이름으로 만들어져 사용되었다. 또한, 콜로서스는 전쟁과 관련된 기밀이었기 때문에 실제로 만들어진 것보다 훨씬 늦게 세상에 공개되었다. 1946년에 펜실베니아 대학(University of Pennsylvania)의 존 모클리(John Mauchly)와 프레스퍼 에커트 (Presper Eckert)가 만든 에니악(ENIAC)이 인류 최초의 컴퓨터로 여겨졌으나 1943년에 완성되어 사용된 콜로서스가 세상에 공개되고 난 후에는 콜로서스가 ‘최초의 컴퓨터’ 타이틀을 차지하게 되었다.

콜로서스

ⓒ Unknown | Public Domain

튜링 테스트는 무엇인가?

영화에서 앨런 튜링이 로버트 노크 형사(로리 키니어 역)에게 심문을 받는 장면에서 튜링은 노크 형사에게 자신이 기계인지 사람인지, 전쟁영웅인지 범죄자인지 묻는다. 이것은 현대에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사고할 수 있는지를 판단하는 기준 중 하나인 튜링 테스트를 소개하는 대목이다. 튜링은 1950년 Computing Machinery and Intelligence라는 논문에서 튜링 테스트의 개념을 설명하였다. 튜링 테스트는 사람이 인공지능과 대화를 나누었을 때 해당 인공지능이 사람이 아니고 기계인 것을 알아채지 못한다면 인공지능이 사람처럼 사고를 할 수 있다는 것이고 50년 후에는 일반인이 5분 동안 대화를 나눈 후, 인공지능의 정체를 알 수 있는 확률이 70 퍼센트가 넘지 않는 인공지능들이 개발될 것이라고 예견하였다.

지난 2014년, 앨런 튜링의 기일인 6월 7일에 영국의 런던 왕립학회가 ‘튜링테스트2014’라는 행사를 진행했다. 이 행사에서 영국 레딩 대학교(University of Reading)의 유진 구스트만(Eugene Goostman)이라는 인공지능이 처음으로 64년 전에 소개된 튜링 테스트를 통과했다. 유진 구스트만은 우크라이나에 살고 있는 13세 소년이라는 배경을 가지고 있는 인공지능이다. 해당 행사에서 유진 구스트만과 5분 간의 대화를 나눈 심사위원들 중 33%이상이 유진 구스트만은 진짜 사람이라는 확신을 주었고 튜링 테스트의 기준을 통과했다.

레딩 대학교에서 진행한 튜링 테스트의 실험 방법은 다음과 같다. 30명의 심사위원은 각각 5분씩 인공지능인 유진 구스트만과 한번 사람과 한번 대화를 나눈다. 그 후, 더 자연스럽고 ‘사람’스러웠는지를 판단한다. 그 결과, 30명 중 10명의 심사위원은 유진 구스트만이 더 사람다웠다고 판단했다.

진행된 튜링 테스트의 개요도

ⓒ KISTI 과학향기, 안치영 작가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비록 유진 구스트만이 튜링 테스트를 통과한 최초의 인공지능이기는 하지만 이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 역시 존재했다. 미래학자인 레이 커즈와일(Ray Kurzweil)은 직접 유진 구스트만과 진행한 대화를 예로 들어서 유진 구스트만은 매우 기계적으로 반응함을 보였다.

또한 우크라이나 출신으로 영어가 모국어가 아니고 지적 능력이 충분히 성장하지 않은 13살 어린아이라는 설정이 너무도 많은 제한을 준다는 점 역시 제기되었다. 뉴욕대의 인지과학자 게리 마르쿠스(Gary Marcus)는 1950년에 제안된 인공지능 판별 방식이 아직까지 사용되는 것에는 문제가 있고 21세기에 맞는 인공지능 판별방식이 새로 고안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한다.

인공지능 로봇

ⓒ Olga Nikonova/Shutterstock.com | 저작권자의 허가 없이 사용할 수 없습니다.

한편에서는 기계와 인공지능을 구별하는 기준으로 기계적인 오류가 아닌 합리성이 결여된 인간적인 오류, 새로운 예술 작품을 만들어 낼 수 있는 창의성 등을 제시하기도 한다.

이렇듯 인공지능의 발달을 위해서는 많은 사람들이 동의 할 수 있는 기준이 필요하고 그러한 기준 아래에서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가 더 활발히 진행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내가 생각하는 인간과 기계를 구별 짓는 ‘인간만의 특징’은 무엇이 있을까 한번쯤 생각해 봄직하다.

영화 소개

이미테이션 게임
이미테이션 게임 The Imitation Game
제작 :
2014, 미국
감독 :
모튼 틸덤
주연 :
베네딕 컴버배치, 키이라 나이틀리, 매튜 구드
Daum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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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 본 콘텐츠는 Daum 백과사전과 한국과학창의재단이 공동제작하였습니다.

참고문헌

한지훈 집필자 소개

연세대학교 언더우드 국제학부에서 경제학과 심리학을 전공하고 있다. 심리학에 관심이 많고 사람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사람이 직관적이고 쉽게 사용할 수 있는 디자인에 관심을 가지고 있다.

출처

영화 속 UX
영화 속 UX 전체항목 도서 소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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