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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로 제작된
만화 색다른 궁중로맨스
궁
宮2002년 6월, 순정만화 잡지 『윙크』에서 연재하기 시작한 박소희의 장편만화 『궁』은 10년이 넘는 연재 끝에 전 28권으로 마무리 되었다. 만화를 기반으로 한 동명의 드라마가 MBC에서 방영되면서 ‘궁 신드롬’이 일기도 했다. 드라마의 성공에 힘입어 만화는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가장 성공적인 드라마로 선례를 남긴 셈이다. 『궁』은 대한민국이 입헌군주국이라는 가상의 설정아래 펼쳐지는 이야기다. 세자 이신과 평범한 고등학생 채경이 주인공이다. 할아버지들이 정혼 약속을 하는 바람에 신과 채경이 결혼하게 되면서 사랑, 배신, 음모 등 다난한 사건을 겪는다. 궁중로맨스를 다루는 작품은 많았지만, 21세기 현대의 세자와 세자빈의 사랑을 다룬다는 점에서 다른 작품과 차별점이 확실했다. 전통 한복에 작가의 상상력을 더한 작품 속 한복이 눈길을 끌기도 했다.
독특한 설정 하나만 더했을 뿐인데, 현실이 전혀 다른 가상의 공간으로 바뀌어버리는 경우를 종종 본다. 박소희의 장편만화 『궁』이 그런 작품이다. 21세기에 아직도 왕과 왕비가 존재하고 경복궁을 제 집으로 삼아 살고 있다면. 이런 상상에서 시작된 이야기는 ‘입헌군주제 대한민국’이라는 그럴듯한 세계를 창조했다. 조금 달라진 세계에서 평범한 신데렐라 스토리는 전혀 다른 매력을 선보인다. 색다른 궁중로맨스는 그렇게 막을 올렸다.
경복궁에는 그들이 산다
평범하다 못해 남다른 장기도 없는 여고생 채경이 주인공인 것은 여타 다른 순정만화의 공식과 크게 다르지 않다. 그녀가 세자와 사랑에 빠져 왕세자비로 신분상승을 한다는 이야기도 그렇다. 그런데 유독 『궁』이 독특하다고 평가되는 이유는 그들이 사는 세상이 입헌군주제인 대한민국이기 때문이다. 경복궁에는 사극에서나 보던 한복을 차려입은 궁인들이 분주히 움직이고 왕과 왕비 그리고 대왕대비까지 있다. 현실과 같으면서도 많이 다른 그곳에 왕세자비로 입궁하게 된 채경의 이야기는 이전의 신데렐라 이야기와 같지만 전혀 다른 결을 보여준다.
채경이 급작스레 왕세자비가 된 까닭은 할아버지의 정혼약속 때문이다. 선대국왕과 친구사이였던 할아버지가 국왕의 손자와 자신의 손녀를 결혼시키자고 약속했던 것. 다른 사람과도 아니고 국왕과의 약속이기 때문에 채경은 평범한 여고생에서 하루아침에 왕세자비가 될 운명에 놓인다. 잘생기고 두뇌도 명석한 세자 이신과의 결혼이 그녀에게 무슨 손해가 있으랴 싶지만, 채경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로열패밀리의 일원이 되면서 그간 누려왔던 ‘보통의 삶’을 박탈당한다. 말 한마디, 걸음 하나 궁중 예법에 따라야하는 생활은 자유로웠던 그녀에게는 족쇄와 다름없다.
채경과의 결혼이 반갑지 않은 것은 세자 이신 역시 마찬가지다. 신분차이 때문에 이뤄지지 못했던 첫사랑 대신 채경과 결혼해야 한다는 사실이 도통 현실로 받아들여지지 않는다. 하지만 그것조차 자신이 태어나면서부터 지닌 운명의 짐이겠거니 하며 결혼 생활에 임한다.
두 사람의 결혼 생활은 예상대로 순탄치 않다. 모든 것이 낯선 세계로의 진입과 다름없는 채경의 약점은 외로움이다. 자유로움이 전혀 없는 생활을 받아들이며 그녀의 얼굴에 남아있던 웃음기가 사라진다. 그런 채경을 유일하게 이해해주는 사람은 이신의 사촌 이율이다. 이신의 라이벌인 그는 자유분방한 그녀를 마음에 두면서 신의 자리까지 넘보기 시작한다. 한편 이신은 자신을 흔들어놓는 첫사랑 효린과 채경 사이에서 마음의 갈피를 잡지 못한다. 채경에게 점점 마음이 기울지만 계속되는 오해는 채경과 그의 사이를 가깝지만 멀게 만들어 버린다.
전통에 대한 판타지
가까운 입헌군주국인 일본의 경우만 봐도 ‘황실’이라는 존재는 국민들의 질투를 받는 존재이면서도 한없는 동경의 대상이다. 박소희의 『궁』 역시 그 점을 이용한다. 근대 사회로 진입하면서 잊혔던 존재인 ‘왕실’과 ‘전통’에 대한 로망을 적극적으로 작품 전면에 배치한다. 사랑하는 사람과 결혼할 수도 없고 평생 품위를 지켜야만 하는, 날 때부터 남다른 존재들이 가진 숙명도 판타지를 자극하는 요소 중 하나다. 또한 그냥 상류층의 삶과는 다른 궁 안에서의 생활이 판타지에 힘을 싣는다.
이런 점을 가장 잘 엿볼 수 있는 것이 등장인물의 의복이다. 궁 안에서 생활하는 모든 인물은 고증을 거친 후 작가의 아이디어가 반영 된 유려한 퓨전한복과 제복을 입고 생활한다. 드레스처럼 화려하면서도 고유의 아름다움이 있는 한복을 입고 생활하는 그들을 바라보는 것은 즐거운 눈요기중 하나다. 전형적인 인물관계와 일반적인 신데렐라 스토리와 다르지 않다는 약점을 『궁』은 나름의 충실한 디테일로 타파해 나간다.
만화 원작 드라마의 가장 성공적인 케이스
『궁』은 동명의 MBC 드라마가 2006년 방영되면서 더 큰 인기를 얻었다. 주지훈, 윤은혜 등 당대의 스타들이 이신과 채경으로 분해 자신의 이름을 알리게 된 계기다. 가장 성공적인 만화를 원작으로 하는 드라마로 선례를 남긴 셈이다. 원작과는 전혀 다른 내용으로 시즌 2가 제작되기도 했지만, 아쉽게도 큰 반응을 얻지는 못했다. 하지만 만화의 인기에 힘입어 ‘궁 신드롬’이 불면서 『궁』은 뮤지컬로도 제작됐다. 이후 숱하게 등장한 퓨전사극 장르의 유행에도 『궁』이 큰 영향을 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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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um백과] 궁 –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만화, 김봉석 외, 에이코믹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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