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사전 상세 본문
마로 제작된
만화 불안한 사랑의 소용돌이
피스 오브 케이크
Piece of Cake우유부단한 성격에 주체성이 없어 남에게 휘둘려 버리는 시노는 마사키의 설득에 못 이겨 그와 사귀고 있다. 한편 그녀는 같은 곳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 미츠와도 만나고 있다. 그러다 시노는 결국 모든 사실을 마사키에게 들켜버린다. 하지만 마사키는 그녀와 헤어지는 대신 두고두고 괴롭히면서 관계를 이어나간다. 시노가 아르바이트를 그만뒀다고 마사키에게 말을 전하려던 날 마사키는 문득 그녀에게 이별을 고한다. 그렇게나 바라던 이별이었지만 어쩐지 마음이 아픈 시노는 친척네 맨션에 월세를 내고 들어가기로 한다. 새로운 지역, 새로운 집, 새로운 아르바이트로 전혀 다른 삶을 시작하고 싶은 시노. 옆집 사람이자, 새로운 아르바이트 장소인 비디오 대여점의 점장 스기와라에게 끌리기 시작한다. 함께 동거하는 여자친구가 있는 그이지만 시노는 뛰는 심장을 감출 길이 없다. 조금만 더 가까이 다가가고 싶은 마음으로 시노는 스기와라에게 마음을 전한다. 스기와라는 시노의 마음을 받아들일 수 없어서 곤란하면서도 그런 그녀가 싫지 않다.
삶에 가장 특별한 이벤트가 있다면 아마도 연애라고 생각 될 만큼 사람을 만나고 사랑을 하는 일은 별다른 이유 없이 기쁘고 슬픈,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경험하게 해준다. 어떻게든 그런 감정에 취하고 싶은 이들은 사랑 없는 연애를 택하기도 한다. 누군가의 곁에서 외롭지 않기를 바라면서 어제와는 조금 더 다른 일상이 펼쳐지기를 원하면서. 한편 이미 연인이 있는 상대를 사랑하기도 한다. 나만을 위한 사랑이 아니어도 두 번째라도 좋다. 조지 아사쿠라의 『피스 오브 케이크』는 그런 불안한, 일반적이지 않은 그러나 너무나 흔한 사랑 이야기다.
폐기 직전의 연애
조지 아사쿠라가 그리는 사랑은 청춘의 찬란함과 늘 거리가 멀다. 『A컵 콤플렉스』에서는 사람을 죽이고 사랑의 도피를 하는 과정을 영화로 담아내고, 『물에 빠진 나이프』는 사랑하면서도 서로를 괴롭히고 각자 다른 연인에게 가버린다. 사랑이 가진 아름다움이 아니라 사랑이 가진 증오와 광기가 인물들을 사정없이 옭아매어 버린다. 적당히 사랑하고 적당히 헤어져 버리는 세상에서, 정신이 돌아버릴 같은 강렬한 사랑이 삶을 마구 헤집어놓는다.
『피스 오브 케이크』는 우연히 사랑에 빠져버린 인물들의 이야기다. 별다른 이유 없이 사랑에 빠졌지만, 별다른 이유가 생겼을 때는 막상 헤어질 수는 없는 남녀를 보여준다. 각자의 이유로 옛사랑의 자장 안에 있는 이들이 만나 결국 사랑에 빠지고 새로운 삶을 꿈꾸지만, 과연 그들은 아름답기만 할까.
『피스 오브 케이크』의 시노는 25살에 연애 경험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아직도 누군가 “네가 좋다”고 말하면 상대의 감정에 휘둘리고 설득당해 버린다. 그렇게 사귀게 된 마사키는 한눈에 봐도 자신과 맞지 않는 사람이었다.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있으면 조금의 사정도 봐주지 않고 칼같이 잔소리를 늘어놓는 그. 시노가 몰래 양다리를 걸치고 있었단 걸 알게 된 이후로는 잔소리가 아닌 비난을 쏟아놓는다. 그런 그에게 이별통보를 듣던 날 시노는 마사키의 말을 믿을 수가 없다. 끝나기를 바랐지만 언제고 끝나지 않을 것 같던 연애였기 때문에. 헤어졌어도 그의 말은 지겹도록 머릿속에서 떠나지 않고 그녀를 비난한다. 그런데 싫으면서도 그립다. 아무 것도 남기지 않을 것 같았던 지나간 연애에 사랑이 없었던 것은 아니라고 그녀는 문득 깨닫는다.
모두들 어른이 되면 연애에 능숙해지게 되리라 믿는다. 타인의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사랑의 시작과 소멸에도 담담하게 순응할 수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려본다. 하지만 그런 일은 상대에게 어떤 감정도 남아있지 않을 때만 가능한 일이 아니던가. 서로가 곧 이별할 것임을 직감하던 날 아무 일도 없는 척 웃는 연인의 미묘한 심리가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것은 폐기 직전의 연애를 하는 그들에게도 일말의 사랑이 희미하게 남아있기 때문이다.
사랑, 될 대로 되라
시노는 새로 이사 간 집의 옆집 남자이자 아르바이트하는 곳의 점장인 스기와라에게 금세 빠져버린다. 그를 좋아하게 된 이유는 단지 바람 불던 밤, 그가 너무 해맑게 웃고 있었기 때문. 하지만 스기와라에게는 이미 동거하는 여자친구 아카리가 있다. 아카리가 무엇을 하는 사람인지 어떤 가족을 가지고 있는지 그야말로 제대로 아는 것이 없는 그는 바람처럼 사라졌다가 돌아오기를 반복하는 그녀와의 사랑에 조금씩 회의가 들기 시작하는 중이다. 그럼에도 그녀를 잃을 수 없다. 무턱대로 자신을 좋다고 말하며 치고 들어오는 시노도 싫지만은 않다. 그렇게 우유부단하게, 한쪽 팔만 내밀면 곧 마음을 열어버릴 것처럼 스기와라는 시노의 마음을 애태운다.
스기와라와 시노의 관계는 모든 것이 어그러지기 시작할 때 새로운 사랑이 찾아오는 기적 같은 타이밍을 보여준다. 하지만 제대로 정리 되지 않은 지난 사랑이 이들의 관계를 셋이 하는 연애로 만들어 버린다. 어쩌면 각자의 외로움을 달래려는 대용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스기와라와 시노는 삐걱인다. 그들의 흘려보낸 다른 연애들처럼. 되풀이되는 패턴 속에서 서로를 놓을 수 없는 그들은 어떤 결말을 맞이하게 될까. 다시 또 새로운 사랑을 찾아 나서야할까. 시노와 스기와라의 사랑은 결혼이 사랑의 완성이라 생각하는 모범생들의 연애와는 당연히 거리가 멀다. 타인의 연인을 빼앗았다는 비난 또한 피할 수 없다. 그러나 내일을 기약할 수 없는 순간의 감정만으로도 행복한 연애를 꿈꾸지 말라는 법이 있나. 해피엔딩이 영원하다는 기약이 없는 세상에서 말이다. 조지 아사쿠라가 주목하는 지점도 바로 그 것이다. 지금의 사랑, 함께 있으면 세상 따위야 멸망해도 좋을 정도의.
20대 여성의 불안한 사랑을 세밀하게 그려냈다는 평을 받으며 2015년 일본에서 동명의 영화가 만들어지기도 했다. 주연은 아야노 고와 타베 미카코가 맡았고 연출은 타구치 토모로오다.
본 콘텐츠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위 내용에 대한 저작권 및 법적 책임은 자료제공처 또는 저자에게 있으며, Kakao의 입장과는 다를 수 있습니다.
애니메이션과 같은 주제의 항목을 볼 수 있습니다.
백과사전 본문 인쇄하기 레이어
[Daum백과] 피스 오브 케이크 – 영화와 드라마로 제작된 만화, 김봉석 외, 에이코믹스
본 콘텐츠의 저작권은 저자 또는 제공처에 있으며, 이를 무단으로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법에 따라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