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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입장에서는 아이가 술, 담배를 하는 것을 무조건 금지하고 싶겠으나, 이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청소년기에 흡연이나 음주를 시작하는 가장 큰 이유는 또래의 영향 때문인데요. 동지의식에서 혹은 멋진 어른처럼 보이기 위해서가 가장 많죠. 흡연하는 청소년은 우울감을 갖고 있는 경우가 흡연하지 않는 청소년보다 1.5배 높고, 가족이 담배를 피우는 경우보다 친구가 피우는 경우 흡연율이 10배 이상 높아진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여기에는 스트레스로 인한 우울감과의 연계성이나, 친구들과의 동료의식이 영향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최근 등장한 ‘챔픽스’ 같은 약물은 효과가 좋아 담배를 줄이거나(90퍼센트) 끊기에 효과가 있으나(40퍼센트) 청소년에게는 잘 듣는다고 할 수 없으며, 약물치료는 아직 연구가 더 이루어져야 합니다. 또 앞서 말했듯이 담배는 동료의식의 매개물이거나 반항의 상징인 경우가 많아, 심리적 의미가 파악되지 않으면 약을 먹어도 끊기가 어렵습니다.

사회의 허용적 분위기도 문제인데, 청소년 스스로도 술, 담배 정도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분위기가 강하여 일방적인 훈육과 조절로는 끊게 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성인의 물질남용 문제에서 다양한 치료기법과 약물보다는 가족 간의 단단한 유대가 가장 중요하듯이, 청소년의 술, 담배 문제에도 결국은 부모와의 유대관계가 중요하게 작용합니다. 술, 담배를 ‘해서는 안 되는 짓’으로 강하게 금지하면서, 아이의 이면의 감정을 잘 이해해주어야 합니다.

간혹 본드나 부탄가스를 흡입하는 청소년도 있습니다. 이런 아이들은 80~90년대에 가장 흔했지만, 이후 게임의 등장으로 사라졌다가 최근 스마트폰으로 꼭 PC방에 갈 필요가 없게 되자 다시 늘고 있다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여기에 마약이나 대마초를 하는 경우도 있는데, 다행히 우리나라는 드문 편이지만 미국 유학생을 중심으로 늘어가는 경향이 있으므로 역시 주의가 필요합니다.

술, 담배는 어느 정도 정상적인 맥락에서 생각해야 하나, 본드나 가스의 경우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며 동반되는 다른 정신적 문제들도 고려해야 합니다. 친구의 권유로 시작해 수동적으로 술, 담배를 반복하는 아이들은 기저의 우울증이나 친구들과의 동료의식에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지만, 주도적으로 하는 아이들은 품행장애 가능성이 큽니다. 이러한 물질들은 뇌를 파괴하여 금단증상, 인지기능 저하, 환각 등 심각한 부작용을 낳기 때문에, 발견되면 매우 엄격하게 제한시키고, 입원, 약물치료 등 전문적 치료를 고려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