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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의 기술 성장은 지난 10년간의 성장에 비해서 놀랍도록 빠른 속도를 보이고 있다. 3D, 스마트 TV가 등장했고, 너도나도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다. 사람들은 이런 기술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기술이 우리에게 어떤 대안을 제시할 수 있을지를 주제로 이야기를 나누어볼까 한다.
2010년 SBS 미래한국리포트는 '소통'을 주제로 열렸다. 우연히 그 자리에 참석했는데 그 행사에서 제기한 문제는 한마디로 이것이었다. '우리는 왜 소통하지 못하는가? 나라와 국민 간에, 부모와 자식 간에, 가족 간에 왜 소통이 안 되는가?' 실제로 이는 현재의 우리가 풀어야 할 문제임이 분명하다.
그렇다면 인터넷이 이런 소통의 문제에 대안이 될 수 없을까? 앞서 스마트폰 얘기를 했지만 실제 전화가 발명된 것은 1870년대,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아마 1890년도일 것이다. 사람들이 온갖 라인을 통해서 멀리 있는 상대방과 통화를 시작한 지 100년 남짓, 일대일로 대화를 나누는 시대를 지나 이제는 다수가 다수를 향해서 소통할 수 있을 만큼 어마어마한 기술의 발전이 이루어졌다. 초연결 시대를 맞아 데이터가 이렇게나 폭증하고 있는데, 왜 사람들은 소통이 안 된다고 느끼는 것일까?
현재 가입자가 6억 명에 달한다는 페이스북의 경우, 모든 사람이 모든 사람에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이 되어가고 있다. 이런 서비스들은 초기에 사용자를 늘리기 위해 모두에게 개방하는 시스템에서 시작해 이제는 의미 있는 사람들이 서로 공감할 만한 주제를 제공하는 식으로 발전해오고 있다. 그런데 이렇게 발전하는 시스템에 비해 우리의 준비가 좀 부족한 게 아닌가 생각이 든다.
페이스북에는 '담벼락(Wall)'이라는 공간이 있다.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이 공간에서는 지난 몇 년간 수많은 사람들이 괴로움과 고통을 호소했으며,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한 연예인들도 있었다. 이제는 발달한 기술만큼, 우리 사회가 개인의 문제에 좀 더 관심을 가지고 다가갈 수 있는 길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NXC에서는 소셜미디어 시대에 발맞춘 몇 가지 게임들을 준비하 고 있다. 상단의 게임화면은 최근 네이트를 통해 제공하고 있는 게임이다. 현실의 친구 관계를 기반으로 사용자들이 함께 즐길 수 있는 게임으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게임의 내용보다도 늘 만나고 이야기를 나누는 친구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뭔가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상단의 그림은 '메이플스토리'라는 게임의 한 장면이다. 화면이 그리 화려하지는 않지만 온라인에서 규모가 가장 큰 게임에 속하며 매출도 상당하다. 현재 60개국 이상에 서비스를 하고 있고 가입자만 3억 명 정도에 이른다. 2003년 처음 서비스를 시작했던 이 게임을 8년 후인 지금은 페이스북에서도 즐길 수 있게 되었다. 예전에는 PC에서 구동하기도 어려웠지만 이제는 페이스북에서 플래시(Flash)로도 기존의 기능을 100퍼센트 구현할 수 있다. 따라서 페이스북 친구들을 초대하여 언제든 함께 게임을 즐길 수 있다.
이렇게 인터넷과 소셜미디어의 흐름을 타고 게임의 경향이 바뀌고 있다. 게임을 하다보면 화면 아래쪽에 실제 친구들의 얼굴이 쭉 보인다. 소셜미디어에 게임을 제공하게 된 것은 기술이 발전했기 때문만은 아니다. 5년 전, 10년 전만 해도 접속률이라는 게 중요해서 게임을 하러 들어가면 상대를 찾아야만 시작을 할 수가 있었다. 그럴 때는 모르는 사람들과 게임을 하는 것이 보통이었지만 초연결 사회가 된 지금, 우리가 아는 사람들은 어느 사이엔가 온라인에서 이미 연결이 되어 있다. 어린 시절 친구들과 "우리 집에 가서 게임 한판 하자"고 했던 것처럼 이제 현실의 친구들과 함께 모여 언제든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렇게 현실의 친구들 전체가 인터넷에 연결되어 있을 때 앞서 얘기했던 개인의 문제들이 풀려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
지난 10년간 인터넷 사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딱 한 가지이다. 사실 회사라는 것은 이윤 창출을 목적으로 한다. 그리고 이윤을 창출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눈을 사로잡아야 한다. 실제로 홈쇼핑의 경우매출이 시청률에 정확히 비례하며, 이는 온라인게임이나 소셜미디어도 마찬가지다. 그렇기에 '어떻게 하면 사람들의 눈을 붙들 수 있을까'는 모든 소셜 및 미디어회사들의 궁극적인 과제일 것이다.
사용자의 시선을 붙잡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두 가지라고 생각한다. 바로 '관계'와 '공통의 이야기'이다. 초기의 인터넷 사이트들을 떠올려보자. 페이스북 이전에 싸이월드가 있었고, 그전에는 쎄이클럽(SayClub)이 있었다. 접속을 하여 누구나와 만나던 시절, 이때는 서로 관계가 없는 사람들이 스스로 연결거리를 만들어내야 했다. 그러나 현재의 온라인 업체들은 무엇을 해야 할지 정확히 알고 있다. 현실에서 관계를 맺고 있는 사람들이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이야기와 관심사를 제공하는 것이다. 일례로 페이스북은 한번 가입하면 친구 추천이 끊임없이 날아온다. 사용자 입장에서는 '이 사람 알지? 이 사람하고도 얘기해보면 좋을 거야' 하는 권유를 거절하기가 힘들다.
실제로 페이스북 안에서 관계를 맺는 사람이 다섯 명을 넘어서면 페이스북을 그만둘 수 없다는 통계가 있다고 한다. 그만두고 싶어도 그 친구가 뭐라고 말했는지 자꾸 확인하고 싶어지고, '누구가 페이스북에 이런저런 사진을 올렸다더라' 하는 이야기가 다른 통로를 통해서라도 들려오기 때문이다. 카카오톡의 경우도 비슷하다. 현재 한 사람이 카카오톡에서 연결된 사람들의 숫자가 평균 10명을 훌쩍 넘어 30명을 향해가고 있다고 한다. 카카오톡의 사용자들도 도망갈 수 없는 상태가 되는 셈이다.
페이스북의 가장 큰 매출은 게임에서 일어나고 있지만, 어쨌든 모인 사람들에게 뭔가 이야깃거리를 주고 공통의 관심사를 나누도록 해야만 그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수 있고 결국 매출로 연결될 수가 있다. 예전의 인터넷이 인터넷을 하는 사람들끼리만 공유할 수 있는 아주 간단한 매체였다면 현재의 인터넷은 모든 사람들이 완벽하게 연결된 곳으로 거듭나고 있다. 이제 공적인 영역과 사적인 영역의 구별이 좀 더 확실해져야 할 시점이다. 이런 서비스를 하는 회사들은 사람들에게 관계를 강요하고 시간을 투자하도록 유도한다. 여기에 맹목적으로 빠지지 말고 스스로 더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들과의 깊이 있는 대화가 필요할 것이다. 더불어 공적인 영역에서 나눌 것들을 분명히 구별할 줄 아는 판단도 필요하리라 본다.
김정주(KIM Jung-Ju)
김정주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게임회사 넥슨의 설립자다. 1994년 카이스트 재학 당시 넥슨을 설립하고, 세계 최초의 그래픽 온라인게임인 〈바람의 나라〉를 개발해 현재의 온라인게임 시장을 개척했다. 온라인 게임 종주국으로서 한국의 위상을 정립하고, 넥슨을 글로벌 게임 산업 무대의 정점에 올려놓은 실질적인 주역이다.
사업 첫해 2억 원 수준이던 넥슨의 매출액은 5년 만인 1999년 100억 원 대를 넘어섰고, 이후 매년 두 배 가까운 성장을 보이고 있다. 2009년 매출액은 7,000억 원을 넘어 국내 온라인게임업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넥슨 그룹은 현재 한국, 일본, 미국, 유럽 등에 법인을 두고 세계 72개국에 30여 개의 온라인게임을 서비스하고 있다. 회원은 3억 5,000만 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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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가 2004년부터 개최해온 서울디지털포럼은 디지털 시대의 흐름을 읽어내고 혁신을 이뤄낼 영감을 공유하며 미래의 비전을 제시하기 위해 마련된 비영리 목적의 국제 포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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