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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래

슬렌더맨은 2009년 6월 미국의 포럼 사이트 섬싱 오풀(Something Awful)에서 진행한 초자연적 이미지 합성 콘테스트에서 처음 등장했다. 빅터 서지(Victor Surge)^각주2) 라는 닉네임을 가진 사용자가 2개의 흑백 사진을 게시했다. 사진에는 놀고 있는 아이들 뒤로 그들을 관찰하는 듯한 정체 모를 존재가 흐릿하게 찍힌 것처럼 나타나 있었다. 빅터 서지는 사진과 함께 마치 슬렌더맨을 목격한 사람이 그 사진을 찍은 것처럼 묘사하는 짧고 모호한 글을 올렸다.

그가 올린 또 다른 글에는 14명의 어린이 실종 사건과 스털링 시립 도서관 화재 사건, ‘슬렌더맨’이라 불리는 존재 등이 짧게 언급돼 있다. 1980년대 사진가가 증언한 것처럼 쓰인 그 글들은 마치 실제 존재하는 목격담처럼 여겨져 사람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빅터 서지가 올린 글은 곧 많은 사용자의 관심을 끌었으며, 그는 이어서 도서관 화재 사건과 실종 사건 등을 포함해 슬렌더맨과 관련된 이야기들을 자세히 묘사했다.

몇 주 만에 슬렌더맨은 미국의 여러 온라인 커뮤니티에 알려졌다. 슬렌더맨에 대한 대부분 설정은 섬싱 오풀에서 만들어졌지만, 인터넷상에서 다수의 사람에 의해 집단 창작되어 새로운 설정과 이야기가 덧붙여지며 도시괴담으로 발전했다. 특히 유튜브를 중심으로 슬렌더맨과 관련한 다큐멘터리나 몰래카메라, 페이크 영상 등이 등장해 인기를 끌었다. 이후 슬렌더맨을 소재로 한 게임도 여러차레 등장했으며 영화로도 제작됐다.

특징

인터넷을 통해 집단 창작된 도시괴담인 만큼, 서술자에 따라 외모나 습성, 능력 등이 달라질 수 있다. 공통적인 특징은 이름처럼 비정상적으로 가늘고 긴 몸과 이목구비가 없는 흰 얼굴이다. 검은 정장에 넥타이를 맨 모습으로 숲속이나 버려진 장소를 떠돈다고 여겨진다. 서술자에 따라 팔 대신 촉수가 있거나 긴 팔이 여러 개 달린 모습으로 묘사되기도 한다. 통상 얼굴 이목구비가 없다고 알려졌지만, 일부 목격자는 슬렌더맨의 얼굴을 다르게 인식하는 경우도 있다고 여겨진다.

슬렌더맨의 구체적인 목적이나 행동 양식은 알려진 바 없다. 어린이 납치, 화재 등과 관련이 있다고 나타난 초기 설정에 따라 어린이를 스토킹하거나 납치해 데려가는 것으로 알려진 것이 일반적이다. 단, 슬렌더맨이 납치한 사람을 어떻게 하는지는 구체적으로 알려지지 않았다. 납치한 사람을 잡아먹거나 어둠의 세계로 데려간다는 설정이 일반적이다. 슬렌더맨을 처음 본 사람은 너무 놀라 정신이 이상해질 수 있어 주의해야 하며, 슬렌더맨을 조사하는 사람도 슬렌더맨의 표적이 될 수 있다고 알려졌다.

슬렌더맨과 관련한 괴담은 대개 목격담이나 증언, 추측 등으로 구성된다. 이런 이야기 방식은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불분명하게 만들어 슬렌더맨이 실존한다고 믿게 할 여지를 제공한다. 슬렌더맨의 명확한 동기나 습성을 드러내기보다 다소 모호하게 서술하는 이야기 방식이 인기의 비결이라는 의견도 있다. 이런 서술 방식은 슬렌더맨이란 존재에 대한 신비한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전략으로 사용된다. 또한, 여러 사용자가 새로운 이야기를 더 쉽게 첨가할 수 있게 만든다는 측면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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