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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엘제불’이라는 용어의 본래 형태나 의미는 분명치가 않다. 아마도 파리들의 지배자나 똥거름 더미의 군주를 뜻하는 별명으로서 사탄을 가리키는 통칭으로 쓰인 것 같다. 성경이나 다른 문헌들에서는 베엘제불 외에도 베엘제붑, 바알제붑(바알즈붑), 바알제불 등 그와 비슷한 이름들을 볼 수 있는데, 이 모두는 조금씩 변형된 것으로서 동일한 것을 가리키는 듯하다.

구약 성경에서는 필리스티아족 영토의 주요 도시들 중 하나였던 에크론의 이교 신을 바알 즈붑으로 부르고 있다.^각주1) 그리고 구약 시대 이후 이교 신 또는 악의 세력의 우두머리를 가리키는 데 사용된 여러 이름 가운데 하나가 베엘제불 또는 베엘제붑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것들은 모두 조롱과 경멸이 담긴 호칭이었던 것 같다.

신약 성경을 보면 베엘제불은 마귀로 간주되고 있으며 사탄과 동일한 존재로 여겨지고 있다.^각주2) 유다 지도자들은 예수님께서 마귀를 쫓아내신 기적이 하느님이 아니라 사탄인 베엘제불에게서 힘을 받아 이루어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예수님이 악마일지도 모른다고 암시함으로써 예수님의 영향력이 더 이상 확산되지 못하도록 막으려 했다. 이에 대해 예수님께서는 마귀를 쫓아내신 당신의 행동 자체가 오히려 사탄의 나라에 반대하는 것이며 그것은 하느님의 영으로 이루어진 것이라고 반박하셨다.^각주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