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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시장 ‘초토화’

2008년 연감 보러가기 / 2008년 초점 / 금융ㆍ실물경제 추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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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 불안은 실물을 끌어내리고 이는 다시 금융을 흔드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다. 2008년 9월 중순부터 12월 중순까지 3개월간 국내 금융시장은 혼돈의 연속이었다. 신용경색은 세계적인 현상이었지만 우리나라가 상대적으로 충격을 많이 받았다. 특히 외환시장은 경제주체들을 공포의 도가니로 몰아넣었다. 9월 초반까지 달러당 1천100원 안팎에 머물던 원ㆍ달러 환율은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신청 직후인 9월 16일 1천160원으로 오른 데 이어 10월 9일에 장중 1천485원까지 폭등, 1천500원을 눈앞에 두기도 했다.

10월 30일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와의 통화스와프 체결을 계기로 11월 들어 1천200원대로 고점을 낮추며 잠시 안정을 되찾는 듯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경기침체 우려로 11월 24일에는 종가 기준 1천513원으로 외환위기 이후로 10년여 만에 1천500원대를 기록했다. 이 과정에서 외환보유액은 8개월째 감소해 불안 심리를 부추겼다. 리먼브러더스 사태 이후로 10월에는 274억2천만 달러, 11월에는 117억4천만 달러 등 두 달 새 400억 달러 가량이 소진돼 2천억 달러 선이 위협을 받았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나라가 12월 12일 중국, 일본과 통화스와프 규모를 각각 300억 달러로 확대한 것은 외환시장의 안전판을 강화한 것으로 평가받았다. 하루 변동 폭은 외환위기 수준에 버금가는 235원에 달하기도 했다. 12월 30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ㆍ달러 환율은 2007년 말보다 323.40원(34.5%) 급등한 1천259.50원으로 거래를 마쳤다. 연말 환율이 네 자리를 기록한 것은 2005년 이후 3년 만에 처음이다.

은행권의 원화자금 경색 현상은 정부와 한국은행의 원화 유동성 지원에 힘입어 완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11월 말 7.84%였던 3년 만기 은행채(AAA등급)의 금리는 12월 들어 유동성 공급이 확대되면서 한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내린 12월 11일 7.02%로 급락한 데 이어 12일에는 리먼브러더스 사태 직전 수준인 6.70%로 내려앉았다. 그러나 예금이 계속 빠져나가면서 은행에서 실물경제 부문으로 돈이 흐르지 못하는 현상을 완전히 해소하지는 못했다. 예금은행의 실세 총예금(저축성 예금+요구불 예금)은 12월 9일 현재 619조5천647억 원으로 11월 말보다 3조3천91억 원 감소했다. 총예금은 10월 한 달간 22조43억 원 늘었지만 11월에는 증가 폭이 9조8천607억 원으로 줄었다.

증시에서는 코스피지수가 9월 12일 1천477.92에서 12월 1천100원대로 주저앉아 하락률이 25%에 이르렀다. 특히 금융위기에 대한 심리적인 공포감이 극대화되면서 10월 24일에는 3년4개월 만에 1천선이 붕괴됐다. 지수는 이후 사흘간 폭락해 27일에는 2008년 들어 최저점인 892.16을 기록했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8년 들어 10월까지 기업공개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은 5천714억 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의 1조9천682억 원에 비해 71%나 감소했다. 유가증권 공모를 통한 자금조달 실적도 2008년 1~10월 92조8천억 원으로 작년 동기 104조2천억 원보다 11조4천억 원(10.9%)이나 줄었다. 이처럼 증시 여건이 크게 나빠지자 기업들은 상장을 유지하고 주가를 관리하느라 엄청난 출혈을 감수해야만 했다. 2008년 들어 10월까지 유가증권시장의 자사주 취득 규모는 2조2천173억 원으로 작년 동기의 4조6천30억 원보다 51.8% 감소한 데 비해 자사주 처분 규모는 1조2천452억 원에서 2천845억 원으로 무려 77.1%나 줄었다. 자사주 취득은 자사주 소각을 통한 주가 관리, 적대적 인수ㆍ합병(M&A)에 대비한 지분 확보 등이 목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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