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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성은 이(李). 자는 신칙. 937년(태조 20) 사나사에 머물고 있던 홍범 삼장에게 출가했다. 삼장이 인도로 돌아간 뒤로는 광화사(廣化寺) 경철에게 사사했다.

946년(정종 1) 영통사에서 구족계를 받고, 953년(광종 4) 희양산(曦陽山)의 형초선사(逈超禪師)에게 선을 참구했다. 954년 승과에 합격했으며 959년 왕의 허락을 받고 오월에 가서 영명사(永明寺) 연수(延壽)에게 사사하고, 심인을 받았다. 961년 국청사로 가서 정광(淨光)에게 〈대정혜론 大定慧論〉을 배워 천태교를 전수받았다.

970년 고려로 돌아오자, 광종은 지종을 우대하여 금광선원(金光禪院)으로 초빙하고, 중대사(重大師)로 임명했다. 경종 즉위 후 삼중대사에 임명되었으며, 성종 때는 적석사(積石寺)에서 거주했다. 이어 목종은 '광천편소지각지만원묵선사'(光天遍炤至覺智滿圓默禪師)의 호를 하사하고, 불은사(佛恩寺)·외제석원(外帝釋院) 등에 머물게 했다. 현종은 광명사에 초빙하여 '적연'(寂然)이란 법호를 하사하고, 1012년(현종 3) 왕사에 임명하여 후한 대접을 했다. 1018년 원주 현계산 거돈사(居頓寺)에서 입멸했다.

지종의 공적은 동행한 36명의 고승과 함께, 연수의 법계를 고려에 전한 것이다. 법안종(法眼宗)은 화엄과 선을 융합하여 일으킨 선풍으로 균여(均如)의 화엄교학이 성왕했던 고려 초기의 풍조에도 적응되어 수용되었다. 국사에 추증되었다. 시호는 원공(圓空)이고, 탑호는 승묘(勝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