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본관은 광주. 호는 오산. 이명은 정래·필래. 아버지는 병훈이다. 어려서 고향에서 한학을 공부하다가 기독교감리회에 입교했다. 1902년 미주개발회사 모집 이민의 일원으로 하와이에 건너가 1년간 영어학교에서 영어를 배우고, 1903년 샌프란시스코로 건너갔다.

안창호를 만나 그의 권고로 학교 입학을 포기하고, 1905년 4월 안창호·정재관 등과 함께 항일운동을 위해 상항친목회를 확대·개편하여 공립협회를 창립했다. 그해 11월 공립협회의 기관지 〈공립신문〉을 창간하고 주필이 되어, 동포들을 계몽하는 데 힘썼다.

1907년 3월 공립협회 원동위원으로 러시아령 블라디보스토크로 가던 도중 먼저 귀국한 안창호를 비롯해 양기탁·이동휘·전덕기 등과 함께 그해 4월 서울에서 국권회복 비밀결사인 신민회를 조직했다. 1908년 연해주로 건너가 김성무(金聖武)와 함께 공립협회 지회를 만들었으며,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최봉준(崔鳳俊)·왕창동 등과 〈해조신문 海潮新聞〉을 창간하고, 편집 논설기자로 활동했다. 〈해조신문〉이 운영난으로 폐간된 후 다시 〈대동공보 大東共報〉를 창간하여 편집장을 맡았다.

1909년 10월 이토 히로부미[伊藤博文]가 러시아의 대장대신 코코프체프와 회담하기 위해서 하얼빈[哈爾濱]에 온다는 정보를 입수하고, 안중근·조도선·유동하 등과 협의, 이토를 암살할 것을 결의하고, 안중근과 대동공보사 사이의 연락을 담당했다. 안중근의 의거가 성공한 뒤에는 베이징[北京]으로 가 공판에 내세울 영국인 변호사를 구했다. 1910년 9월 〈대동공보〉가 일본영사관의 외교적 압력으로 러시아 총독에 의해 정간되자 치타로 가서 〈정교보 正敎報〉라는 신문을 발행했다.

1910년 5월 미주에서 공립협회가 합성협회·대동보국회 등과 통합해 대한인국민회로 확대·개편되자 1911년 정재관과 함께 대한인국민회 시베리아지방총회를 조직하고, 각 지방에 16개 지방회를 구성했다. 1919년 국내에서 3·1운동이 일어나자 시베리아에서의 운동을 준비하다가, 그해 9월 강우규(姜宇奎)가 일본총독 사이토 마코토[齊藤實]에게 폭탄을 던진 사건의 연루자로 지목되어 일본이 파견한 경찰에 붙잡혀 서울로 압송되었다. 50일간 투옥되었다가 석방되자, 다시 블라디보스토크로 망명했다. 러시아에서 일어난 사회주의혁명이 연해주 지역으로 확대되자, 상하이[上海]로 가서 안창호를 만나 흥사단운동을 하면서 임시정부에 참여하여, 임시의정원 의원·부의장·의장 등을 역임했다.

1928년 3월 샤먼[廈門]의 교회에서 강연을 하다가 일본영사관 경찰에 붙잡혀 평양으로 압송되어 서대문형무소에서 옥고를 치렀다. 출옥 후 다시 탈출하여 타이완[臺灣]·상하이를 거쳐 푸젠 성[福建省] 취안저우[泉州]로 가서 독립운동을 계속했다. 8·15해방이 되자 임시정부의 명으로 타이완에 거주하는 동포들에 대한 선무단의 단장이 되어 타이완에 갔다가 1946년 귀국했다. 귀국 후 흥사단 심사부장, 평안남도 도민회 부회장, 계명의숙 이사, 남산고등학교 교장 등을 지냈다. 1962년 건국훈장 국민장이 수여되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