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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세기 전환기의 빈 부르주아 계층의 삶을 해부한 심리극으로 알려져 있다. 유명한 유대인 내과의사의 아들로 태어나 의학학위를 받고 생애의 대부분을 개업의로 병원에서 지냈으며, 특히 정신의학에 깊은 관심을 가졌다. 〈아나톨 Anatol〉(1893)을 발표하면서 작가로 유명해졌는데, 이 작품은 한 젊고 부유한 건달의 일상적인 연애사건들을 경쾌하게 다룬 7편의 연속 단막극이다.

이 희곡들은 후기 작품들보다 치밀한 맛은 덜하지만 인물묘사가 뛰어나고 극의 분위기를 창출하는 능력이 보이며, 초연하면서도 다소 우울한 유머가 있다.

10편의 연작 대화극인 〈회전목마 Reigen〉(1897)는 욕정에 사로잡혀 애정 없는 삶을 사는 남녀들에 대한 이야기로 1920년 공연되었을 때 큰 물의를 일으켰으나, 1950년에 막스 오퓔스가 〈원무 La Ronde〉라는 프랑스 영화로 만들어 성공을 거두었다.

단막극이나 단편소설에 맞는 단순하고도 정교한 뉘앙스를 지닌 분위기를 그리는 데 능숙하여, 합스부르크 왕조 말기 때 그가 목격한 부패한 자기기만적인 분위기를 작품 속에서 종종 환기시켰다. 사랑의 이기주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 애욕적인 삶의 복잡함, 지칠 정도의 자기 성찰에서 오는 병적인 정신세계를 보여주면서 인간의 심리를 파헤쳤다. 희곡 〈사랑놀이 Liebelei〉(1896)·〈야수 Freiwild〉(1896)에서는 오스트리아 군대의 명예조항이 지닌 공허성을 묘사했다.

그의 가장 성공적인 소설인 〈구스틀 소위 Leutnant Gustl〉(1901)도 비슷한 주제를 사용했으며, 내적 독백으로 쓴 유럽 최초의 걸작으로 꼽힌다. 〈어둠 속으로의 도피 Flucht in die Finsternis〉(1931)에서는 광기가 차츰 발전해나가는 과정을 다루었다.

희곡 〈베른하르디 교수 Professor Bernhardi〉(1912)와 소설 〈야외로 가는 길 Der Weg ins Freie〉(1908)은 오스트리아에서 유대인이 차지하는 위치를 다룬 것이다. 그밖에도 희곡·소설·이야기모음집과 몇 편의 의학논문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