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과

관현악곡·피아노곡·가곡 등을 작곡했으며 19세기 후반에 러시아 민족음악 그룹(러시아 5인조)의 지도자로 정력적인 활동을 했다.

밀리 알렉세예비치 발라키레프는 초기의 음악교육을 어머니에게 받았다.

존 필드의 제자인 알렉산더 드부크뿐만 아니라 카를 아이스리히에게도 배웠는데 카를 아이스리히는 부유한 지주이자 모차르트와 베토벤에 관한 유명한 저서들을 출판한 음악애호가 울리비셰프의 음악 선생이었다. 발라키레프는 울리비셰프의 음악 도서관을 자주 이용했고, 15세 때 작곡을 시작해 지방 극장 관현악단에서 자신의 작품을 연주할 기회를 얻었다. 1853~55년 카잔대학에서 수학을 공부하면서 피아노 협주곡 등을 작곡했다.

1857~59년 연주회 피아니스트로 자주 등장했고, 〈러시아 주제에 의한 서곡 Overture on Russian Themes〉과 부수음악 〈리어 왕 King Lear〉 등을 작곡했다.

또한 특히 두 젊은 작곡가 세자르 큐이와 모데스트 무소르크스키에게 음악적 조언을 많이 해주었다. 1861년부터 이듬해까지 니콜라이 림스키코르사코프와 알렉산드르 보로딘이 그의 주위에 모여들어 유명한 '러시아 5인조'가 형성되었다. 발라키레프는 1862년 G. Y. 로마킨이 설립한 '자유음악원'에 새롭게 뛰어들어 헌신적인 음악사업을 펼쳐 상트페테르부르크 음악원에 반기를 들었고, 자유음악원의 공개연주회에서 지휘자로 활동했다.

1860년대에 발라키레프는 영향력이 최고에 이르렀다.

볼가 강 주변에서 모은 민요들을 집대성해 〈러시아 주제에 의한 2번째 서곡 Second Overture on Russian Themes〉에서 소개했다. 이 작품은 나중에 교향시 〈러시아 Russia〉가 되었다. 여름 휴가를 카프카스에서 보내면서 피아노 환상곡 〈이슬라메이 Islamey〉(1869), 교향시 〈타마라 Tamara〉(1867~82)의 재료가 될 주제들을 모았다. 글린카의 작품들을 출판했고, 프라하를 방문해 글린카의 음악들을 연주하기도 했다. 1867~69년 잠시 러시아 음악협회의 교향곡 연주회에서 지휘를 맡았다.

발라키레프는 폭군적이고 융통성 없는 성격으로 적이 많았고 그의 친구나 젊은 제자들까지도 그의 교습법에 반기를 들었다.

개인적으로나 작품활동에서 계속되는 불행들로 그는 1871~76년 음악계에서 거의 고립되어 있었고, 마침내 철도원에서 보잘것없는 일을 맡게 되었다. 앞선 10여 년 동안 시달려온 우울증이 더욱 악화되었고, 결국 완전히 다른 사람으로 변모하게 되었다. 그리스 정교회에 귀의했는데 그의 신앙은 편협된 신비주의적인 색채가 짙었다. 세월이 지나 다시 음악계로 돌아와 자유음악원을 이끌게 되었고, 1883~94년에는 궁정예배당의 악장으로 일했다.

작곡도 다시 시작해서 수년 전에 팽개쳐 두었던 교향곡을 완성했고, 피아노 소나타(1905), 교향곡 2번(1908), 여러 편의 피아노 소품 및 가곡 등을 새로 작곡하기도 했다. 마지막 10년은 거의 은둔생활로 보냈다. 19세기 후반 러시아에서 관현악 음악과 서정 가곡의 기틀을 마련한 사람은 글린카가 아니라 발라키레프라는 평도 있다.

발라키레프는 독특한 어법과 기교를 개발하여 제자들에게 모범을 제시했고 제자들의 초기작업에 끊임없이 폭군처럼 간섭하며 강요했는데 림스키코르사코프나 보로딘 같은 제자들은 말할 것도 없고 심지어 차이코프스키에게도 음악적인 간섭을 하려 들었다.

그의 음악은 매우 화려하고 상상력이 넘쳤지만, 1871년 이후로는 음악적으로 발전을 멈추어 만년의 작품활동은 거의 젊은시절의 수준에서 머물러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