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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계소득 증대를 통해 소비와 투자를 촉진시켜 경제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는 경제성장이론이다. 임금 주도 성장론이라 고도 한다. 임금을 낮추고 기업의 이윤을 높임으로써 투자와 수출을 촉진해 경제성장을 하자는 수출·대기업 중심의 성장론과 대비되는 개념이다. 임금을 중심으로 가계소득을 늘리면 소비증가와 투자확대가 이어져 경제성장의 선순환 고리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소득 주도 성장론의 핵심 내용이다.
국제노동기구가 2010년경부터 제안한 성장 이론으로, 소득 불평등에 주목한 성장 담론이라 할 수 있겠다. 2012년 국제노동기구가 펴낸 「임금 주도 성장: 개념과 이론, 정책」보고서는 “(기업)이익이 주도하는 성장 체제가 글로벌 금융위기와 같은 결과를 낳았다. 신자유주의의 이익 주도 성장을 대체할 수 있는 성장론”이라고 했다.
보수적 성향의 국제통화기금(IMF)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도 소득 주도 성장론을 거들고 있다. OECD는 2014년 12월 9일 발표한 보고서 「소득 불평등이 경제성장에 끼치는 영향」에서 “소득 불평 등 해소가 경제성장률을 높이고, 소득 불평등이 심각할수록 그렇지 않은 나라보다 성장률이 떨어진다”면서 소득 불평등이 단일 변수로는 성장률에 가장 큰 영향을 끼치는 요소라고 강조했다.
2014년 4월 IMF의 조너선 오스트리 박사는 「재분배와 불평등, 성장」이라는 보고서에서 “부유층에 소득이 집중되는 현상은 윤리적으로 바람직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경제 성장도 가로 막고 있다”면서 “정부의 재분배 정책이 성장 잠재력을 훼손한다는 주장을 뒷받침할 어떤 증거도 찾을 수 없었다. 불평등 축소를 위한 재분배 정책은 고성장과 더 긴 성장 지속력을 가져온다”고 했다. IMF는 2011년과 2014년 연이어 소득 불평등과 성장간의 상관관계를 짚어보는 보고서를 발간했다.
초보적인 수준이긴 하지만 한국에서도 소득 주도 성장론으로 성장 패러다임을 전환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제성장률이 낮아지고 불평등이 심화되는 ‘저성장 불평등’ 구조가 고착화 되고 있기 때문이다. 외환위기 이전(1987~1997년)의 8퍼센트대 경제성장률은 이후(1999~2007년) 5퍼센트대로 낮아졌다. 2008년 이후엔 연평균 2퍼센트대로 주저앉았으며 소득 불평등도 심각해지고 있다. 기업 소득은 외환위기 이후(1997~2012년) 연평균 9.4퍼센트씩 증가했지만, 가계소득은 5.5퍼센트 증가에 그쳤으며, 2008년 이후 최근 6년 동안 소비와 투자 증가율은 각각 연평균 2.0퍼센트, 0.7 퍼센트 증가에 그쳤다.
『한겨레』2014년 7월 13일자는 “소득 주도 성장론에서 말하는 가계소득의 증대 문제는 단순히 기업과 가계 몫의 조정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우리나라의 경우 기업과 가계 간 격차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 가계 내부의 격차란 3중의 불균형이 겹쳐 있다”면서 이렇게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격차로 중소기업의 몫이 상대적으로 작아지면, 우리나라 고용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중소기업의 노동자 몫도 제대로 늘지 않는다. 아울러 가계소득이 늘어나더라도 부자의 몫만 증가한 채 중산층과 저소득계층의 몫이 늘어나지 않으면 소비가 크게 증가하지 않는 구조다. 이런 3중의 불균형을 해소해야 유효수요 창출이라는 과제를 제대로 해결할 수 있다.”
한겨레사회정책연구소장 이창곤은 2014년 7월 소득 주도 성장론은 소득 보장과 증대가 경제성장을 위해서 반드시 실현되어야 한다는 논리를 제공해주고 있다는 점에서 사회정의나 사회통합을 강조하며 분배 개선을 주창하는 기존 담론과는 결이 다르다고 했다.
“소득 주도 성장론은 그 자체만으로 반갑고 기대감 또한 크다. 무엇보다 수십 년 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성장 만능주의적 고정관념과 재원 중심의 사고를 깨뜨려줄 수 있는 이론이란 점에서 그렇다. 그릇된 성장 담론이 우리 사회를 얼마나 불행에 빠뜨렸고, 복지국가로의 항해를 더디게 만들었던 것인가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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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문헌
- ・ 김경락, 「분배가 성장을 해친다? OECD “근거 없다” 정면 반박」, 『한겨레』, 2014년 12월 9일.
- ・ 류이근·김경락, 「위기의 한국 경제, 가계소득 높여야 산다」, 『한겨레』, 2014년 7월 14일; 류이근·김경락, 「수출 대기업이 번 돈, 가계로 흘러들어야 ‘경제 선순환’」, 『한겨레』, 2014년 7월 13일.
- ・ 이창곤, 「‘소득 주도 성장론’에 대한 기대」, 『한겨레』, 2014년 7월 14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