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위기간(1587~1609)에 공국의 세력을 크게 신장시키고 번영을 이룩했다. 코시모 1세의 작은 아들로, 14세의 나이에 추기경이 되어 로마에 살았다. 형 프란체스코가 상속자 없이 죽자 형의 대공 지위를 이어받았다(1587). 1589년 로렌의 샤를 3세의 딸 크리스틴과 결혼하면서 추기경 직위를 포기했다.

크리스틴의 어머니 클로드 드 프랑스가 카트린 드 메디시스의 딸이었으므로 크리스틴은 카트린에게는 외손녀가 되었다. 더 나아가 이 결혼은 이탈리아에 대한 스페인의 영향력에 맞서기 위한 페르디난도의 대(對) 프랑스 화해정책을 상징했다. 그는 강력한 공국들을 대립시켜 어부지리를 얻는 수완을 발휘해 토스카나의 독립과 번영을 확보해나갔으며 성직자 출신임에도 형 프란체스코보다 훨씬 더 코시모의 정책을 강력히 표방했다.

페르디난도에게서 들여온 비밀차관은 나바라의 엔리케가 가톨릭으로 채 개종하기 전부터 프랑스 왕위를 차지하기 위해 벌인 전쟁에 도움이 되었다. 또한 이 전쟁에서 토스카나군이 샤토디프를 점령(1591)함으로써 마르세유를 노리는 스페인의 기도를 가로막았다. 페르디난도가 샤토디프에서 자신의 수비대를 철수시키기 전에 앙리와 논쟁을 벌이기도 했지만, 앙리가 1600년 페르디난도의 조카인 마리아(마리 드 메디시스)와 결혼함으로써 두 사람의 우의는 확고해졌다.

한편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가문과의 우호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페르디난도의 아들 코시모는 신성 로마 제국 황제 루돌프 2세의 큰 사촌누이인 마리아 마크달레나와 결혼했으며, 토스카나 군대는 오스트리아의 대(對) 투르크 전쟁을 지원했다. 성(聖) 스테파누스 기사단은 이오니아 해, 에게 해(1605~59), 아프리카 연안의 본(1607)에서 투르크와 싸워 혁혁한 승리를 거두었다.

페르디난도의 현명한 통치, 상업활동의 증진, 선대 대공들이 입안한 습지 배수 계획과 외국인 정치망명객의 정착이 장려된 리보르노 도시 및 항만 개발 계획의 계속적인 추진에 힘입어 토스카나 대공국은 새로이 최고의 번영기를 구가했다. 로마에서 페르디난도는 대공 이전의 추기경 시절과 마찬가지로 예술 애호가로서, 아울러 메디치 저택의 건립자로서 명성을 떨쳤다. 한편 그의 통치기에 토스카나에서는 조반니 다 볼로냐와 부온탈렌티가 예술가 및 건축가 중에서 현역으로 활동했다.

아울러 그는 줄리오 카치니와 야코포 코르시, 그밖에 바르디 카메라타(Camerata de' Bardi) 소속 음악인들도 후원했는데, 이들의 활동은 피렌체 오페라의 기원을 이루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