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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상의 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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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약 한국의 화엄종을 일으킨 신라의 승려.

법장이 저술을 통해 이론적으로 화엄의 일승교의를 건립함을 목표로 했던 것과는 달리 의상은 실천수행을 근본으로 삼았다.

일찍이 지엄은 법장에게 글귀에 뛰어나다는 의미에서 문지라는 호를, 의상에게는 근본 뜻에 통달했다는 의미에서 의지라는 호를 주었다는 일화를 통해 의상의 사상적 경향을 짐작할 수 있다. 그러한 특성은 그가 서민불교적인 아미타정토 신앙을 중시하는 데서도 잘 나타난다. 부석사에 무량수불을 모신 것이라든지 낙산에 관음진신주처의 도량을 개설하는 등 화엄사상의 근본인 원융무애의 세계관에 입각하여 아미타신앙·관음신앙 등을 적극적으로 수용했다.

그는 스승 지엄의 학설을 대체로 받아들였으나 육상원융설을 보다 정교하게 확립했고, 이이무애법계라는 독창적인 학설을 세웠다. 화엄종에서는 세계의 원융무애함을 설명하기 위해 이무애·사무애·이사무애·사사무애의 4가지 무애를 말하는데, 의상은 이치(理)와 현상계(事)의 궁극적인 일치라는 관점에서 이치가 현상으로 드러나는 차별화의 원리를 이이무애법계로 고양시켰던 것이다. 이것은 사물과 사물의 차별, 즉 현상계의 다양성이 원융무애하다는 사사무애관에서 한걸음 더 나아가 이치, 즉 본체론적인 차별의 원융을 주장한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부처의 경지를 지혜, 즉 이론적 측면에서 10가지로 나누어 설명하는 해경십불설보다는 수행의 관점에서 논하는 행경십불설을 강조했는데, 이는 해경십불을 강조한 법장의 설과는 대조적인 불신론이다. 법계연기를 설명하는 '일즉다 다즉일'의 논리를 동전 10개를 세는 십전법의 비유를 들어 전개한 것도 의상이 최초이다.

현전하는 저술로는 〈화엄일승법계도〉·〈백화도량발원문〉·〈화엄일승발원문 華嚴一乘發願文〉·〈투사례 投師禮〉 등이 있으며, 〈입법계품초기 入法界品抄記〉·〈화엄십문간법관 華嚴十門看法觀〉·〈아미타경의기 阿彌陀經義記〉 등은 있었다고 하나 현전하지 않는다. 의상은 실천수행을 중시하여 저술은 별로 하지 않았던 것으로 보이지만, 〈삼국유사〉를 편찬한 일연이 "온 솥의 고기맛을 알려면 한 점의 살코기로도 충분하다"라고 평했던 것처럼, 의상의 대표작인 〈화엄일승법계도〉는 방대한 〈화엄경〉의 세계를 210자로 이루어진 간결한 도인에 압축시킨, 불교사상 가장 탁월한 저술 가운데 하나로 후세의 화엄학 연구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화엄일승법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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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화엄학의 주류를 이룬 의상의 법손들은 〈화엄일승법계도〉의 연구와 주석에 힘을 기울여, 지통의 〈추동기 錐洞記〉, 도신의 〈도신장 道身章〉, 법융의 〈법융대덕기 法融大德記〉, 진수의 〈진수대덕기 眞秀大德記〉·〈법계도기총수록 法界圖記叢髓錄〉, 균여(均如)의 〈일승법계도원통기 一乘法界圖圓通記〉, 김시습(金時習)의 〈대화엄일승법계도주 大華嚴一乘法界圖註〉, 유문의 〈법성게과주 法性偈科註〉 등의 해석서가 신라·고려·조선을 통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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