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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24년 살리에리가 궁정악장직에서 물러나자 부악장으로 있던 요제프 아이블러가 궁정악장 자리에 오르게 되었다.
1826년에 슈베르트는 공석이 된 부악장직에 지원했지만, 영향력 있는 몇 사람의 후원에도 불구하고 실패에 그쳤다. 이후 그는 2년 뒤 죽을 때까지 거의 자포자기 속에서 살았다. 그는 안정된 직업을 가지려는 시도조차 하지 않았고, 오페라 작품들을 무대에 올리려고도 하지 않았다. 슈베르트와 같은 재능있는 사람이 자신의 뛰어난 재능을 알지 못했다는 것은 믿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자신이 천재이며 그것 때문에 사교계에 발을 내딛게 되었다는 생각과 함께 그는 자신이 평범한 가문에서 태어나 평범한 어린시절을 보냈고 제대로 교육받지 못했다는 사실도 잘 알고 있었다.
이러한 자의식으로 그는 소극적인 태도를 보였고, 말수가 적었을 뿐 아니라, 매사에 주저하기도 했다. 그의 생은 거의 전적으로 작곡에 바쳐졌고, 출판업자로부터 받은 돈과 이따금의 교습비로 생계를 꾸려나갔다.
1826년에 작곡한 가곡에는 셰익스피어의 〈들어라, 들어라! 종달새 소리를! Hark! Hark! the lark!〉·〈누가 실비아인가? Who is Silvia?〉에 곡을 붙인 가곡들이 포함되어 있는데, 이 곡들은 베링의 마을에 잠시 머물면서 작곡한 것이다. 이해 여름과 가을에는 마지막 현악4중주 G장조, 피아노 소나타 G장조, 피아노 트리오 B♭장조의 시작 부분 등 3곡의 훌륭한 기악곡을 작곡했고, 이듬해인 1827년에는 연가곡 〈겨울나그네 Winterreise〉의 처음 12곡을 작곡했다.
1827년 베토벤이 죽자 슈베르트는 상당한 충격을 받았고, 이러한 사실은 슈베르트의 마지막 기악곡들에 베토벤 음악과 유사한 심오하고 지적인 성질이 발견된다는 점에서도 입증된다. 이러한 곡들 중 특히 피아노 트리오 E♭장조(1827), 피아노 소나타 C단조(1828) 등에는 베토벤의 영향이 엿보이며, 또 한편으로 슈베르트 자신의 강한 개성도 드러나 있다.
1827년 9월 잠시 그라츠로 여행을 했고, 돌아오자마자 피아노 트리오 E♭장조를 작곡했으며 〈겨울나그네〉 2부 작곡을 재개했다. 이 시기에는 또한 〈즉흥곡 Impromptus〉·〈악흥의 한때 Moments musicaux〉 등 피아노 독주곡들을 작곡하기도 했다.
슈베르트의 말년은 일련의 걸작들로 장식되었다. 1828년 초반에 그는 피아노 2중주곡들 중 최고의 걸작인 〈환상곡 F단조 Fantasy in F Minor〉를 작곡했고, 3월에 〈대교향곡〉, 칸타타 〈미리암의 승리의 노래 Miriams Siegesgesang〉을 완성했으며, 6월에는 6번째 미사곡 E♭장조를 작곡했다.
8월에는 가곡으로 돌아와 연가곡집 〈백조의 노래 Schwanengesang〉를 출판했다. 9월과 10월초에는 마지막 3개의 피아노 소나타 C단조, A장조, B♭장조와 현악5중주 C장조(마지막 고전주의 작품)를 완성함으로써 작품활동을 끝맺었다. 슈베르트의 유일한 공공 연주회는 1828년 3월 26일에 있었고, 이것은 연주의 질적·재정적인 면에서 모두 성공적이었다. 돈이 궁했던 슈베르트는 그때서야 처음으로 피아노를 살 수 있게 되었다. 8월말에 그는 형인 페르디난트의 집으로 거처를 옮겼다. 그의 건강은 1823년에 발병한 병(매독)으로 점점 악화되었고, 그러면서도 끊임없이 작곡을 하여 더욱 몸을 망쳤다.
10월에는 오염된 물을 마시고 장티푸스에 걸렸다. 그는 마지막 날들을 형과 여러 친한 친구들과 함께 보냈다.
슈베르트는 고전주의와 낭만주의 음악의 중간에 위치했기 때문에 그의 음악사적 위치는 다소 애매하다. 그러나 그는 최후의 위대한 고전주의 작곡가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은 주관적 감정의 토로, 시적인 구상, 혁명적 음악어법 등 낭만주의적 특징을 갖고 있으면서도 한편으로는 고전주의 악파의 형식적 구도를 틀로 삼고 있다.
그결과 20세기에 와서 슈베르트를 슈만·쇼팽·바그너의 시대보다는 하이든·베토벤·모차르트의 시대에 더 가까운 작곡가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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