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의 연재만화는 대체로 미국에서 확립된 양식을 따랐지만 정규적인 만화주인공은 영국에서 처음 등장했는데 그것은 W.F. 토머스가 그린 '밥벌레 앨리 슬로퍼'이다. 풍선에 말을 쓰는 대신 그림 아래에 설명을 단 모험 이야기는 1884년 주간지에 등장한 이래 1920년까지 단속적으로 이어졌다. 그러나 그때는 신문발행인들이 성인들도 연재만화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닫기 훨씬 전이었다.

1890년에 처음 발행된 노스클리프 경의 주간지 〈코믹 컷츠 Comic Cuts〉는 대성공을 거두었으며 뒤이어 1910년에는 〈퍽 Puck〉이, 1914년에는 〈레인보 Rainbow〉가 등장했다. 이들은 모두 어린이용 신문이었으며 〈레인보〉는 다른 신문에 비해 더 많은 호응을 얻었다.

영리한 노스클리프는 일간지에 어린이 만화를 실으면 그 만화를 애독하는 어린이들이 성년이 된 후에도 독자로서 확보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아 1915년 4월 〈데일리 메일 Daily Mail〉에 〈테디 테일 Teddy Tail〉을 최초로 실었다. 뒤를 이어 1919년에는 〈데일리 미러 Daily Mirror〉에 A.B. 페인의 〈핍, 스퀵과 윌프레드 Pip, Squeak and Wilfred〉가, 1920년에는 〈데일리 익스프레스 Daily Express〉에 〈루퍼트 Rupert〉가 등장했다. 그러나 성인들도 연재만화를 즐길 수 있다는 사실은 1921년 밀러 와트의 〈팝 Pop〉을 연재한 〈데일리 스케치 Daily Sketch〉가 최초로 깨달았던 것 같다.

8개월 후 〈스타 Star〉에 〈도트와 캐리 Dot and Carrie〉가 등장했다. 이 만화는 J.K. 호라빈의 것으로, 제1차 세계대전 후에 등장한 타이피스트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일들을 다루었다. 이후 소강상태를 거쳐 〈데일리 미러〉가 연재만화를 고정란으로 보강하면서 1929년 〈팝〉을 모방해 해럴드 언쇼가 그린 〈더 페이터 The Pater〉가 등장했다. 1931년 프랭크와 스티브 다울링이 그린 한 개구쟁이에 관한 또다른 '개그' 연재물 〈티치 Tich〉가 게재되었다. 1932년에는 노먼 페트가 그린 〈어느 똑똑한 젊은이의 일기 The Diary of a Bright Young Thing〉에서 활기찬 금발의 '제인'이 등장했다.

영국의 연재만화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전세계적인 인기를 얻었다. 렉 스마이드가 그린 북부 출신의 무뢰한 〈앤디 캡 Andy Capp〉은 1957년 〈데일리 미러〉에 게재되었다. 이후 500종 이상의 신문에 등장했는데 250종은 미국 신문이었으며 그외에는 13개 국어로 번역되어 나왔다.

팻 투어렛이 〈데일리 스케치〉에 그린 〈티파니 존스 Tiffany Jones〉는 영국 외에 100종 이상의 신문에 실렸으며 그중 약 60종이 미국 신문이었다. 그레이엄이 그린 〈데일리 메일〉의 애완견 〈프레드 바세트 Fred Basset〉도 해외에서 수십 종의 신문에 실렸으며 짐 홀더웨이가 그리고 피터 오도넬이 글을 쓴 〈데일리 익스프레스〉의 〈제임스 본드 James Bond〉 및 그의 상대여성인 〈모디스티 블레이즈 Modesty Blaise〉도 마찬가지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