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세 때 피아니스트로서의 재능을 보이기 시작한 그는 폴란드 작곡가 프레데리크 쇼팽과 친교를 맺고 있던 모테 드 플레비유 부인에게 격려를 받고 1873년 파리 음악원에 입학하여 피아노와 작곡을 공부했다. 1884년 칸타타 〈탕아 L'Enfant prodigue〉로 로마 대상을 수상했다.

드뷔시는 물질적으로나 정서적으로 매우 어려운 상황 속에서 고통받으며 격동의 청년기를 보냈다. 파리 근교 가난한 동네에서 부모와 살던 중 우연한 기회에 러시아 여부호 나데즈다 필라레토브나 폰 메크 부인의 후원을 받게 된 그는 메크 부인과 함께 긴 여름방학 동안 유럽 곳곳에 있는 그녀의 호화로운 저택들을 여행하면서 보냈다. 이 시절 파리에서 건축가의 아름다운 부인인 가수 블랑슈 바스니에와 사랑에 빠지며, 그녀로부터 많은 초기작품을 이루는 영감을 받았다. 이처럼 많은 사건에 휘말려 괴로움을 겪었던 이 시절의 경험은 오히려 드뷔시 초기양식의 섬세한 감성에 도움을 주었다.

초기양식이 잘 나타나 있는 작품으로는 가장 유명한 작품 중 하나인 〈베르가마스크 모음곡〉 중의 〈달빛〉이다. 이 제목은 프랑스 무언극 중 상사병을 앓는 피에로의 장면에 으레 따라다니는 민요의 이름에서 따온 것이다.

사실 드뷔시 이후의 많은 작품에서도 피에로와 연관을 맺는 것이 많은데, 예를 들면 관현악곡 〈영상 Images〉(1912)·〈첼로와 피아노를 위한 소나타 Sonata for Cello and Piano〉(1915, 원제는 〈달에게 화난 피에로 Pierrot fâchéavec la lune〉)에는 이고리 스트라빈스키의 발레 음악 〈페트루슈카 Petrushka〉(1911), 아르놀트 쇤베르크의 〈달에 홀린 피에로 Pierrot Lunaire〉와 같이 곡예단의 애환을 나타낸 다른 작곡가들의 유명한 작품과의 연관성을 보여준다.